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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문익점이 목화씨를 훔쳐왔다는 것은 허구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776.]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문익점은 원에 머물다가 1366년 돌아오는 길에 목화씨 6알을 구해 붓두껍에 몰래 숨겨서 가지고 들어왔다.” 이는 위인전에서 우리가 읽던  삼우당(三憂堂) 문익점(文益漸, 1329~1398)에 관한 내용이며, 어렸을 때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문익점은 하나의 산업 스파이인 셈입니다. 정말 문익점은 산업 스파이였을까요?

   
▲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첩" 가운데 <길쌈>, 국립중앙박물관, 문익점이 목화씨를 가져온 것은 조선 의생활의 혁명이었다.

그런데 조선 《태조실록》 7년(1398년) 6월 13일치 문익점 졸기(卒記, 어떤 사람이 죽었을 때 그의 삶에 대한 기록)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문익점은 계품사인 좌시중 이공수의 서장관이 되어 원나라에 갔다가 돌아올 때에 길가의 목면나무를 보고, 그 씨 십여 개를 따서 주머니에 넣고 돌아왔다.” 그런가 하면 《고려사》의 기록에도 “문익점이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본국으로 돌아오면서 목화씨를 얻어가지고 와서...”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조선왕조실록》 《고려사》 같은 공식적인 기록에는 산업 스파이 같은 이야기는 없습니다. 물론 이덕무의 《청장관전서》 ‘양업기’라는 글에서 상투 속에 씨앗을 숨겨왔다는 설이 나오기는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전하는 이야기에 불과한 것이지요. 그럼 왜 이런 말이 사실처럼 퍼졌을까요? 이는 문익점이 목화씨를 들여 온 사건을 더욱 극적으로 부각시키고픈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왜곡한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철에도 베옷을 입어야 했던 백성에게 무명으로 옷을 해입을 수 있도록 목화씨를 가지고 와 재배할 수 있도록 한 문익점은 그 자체로도 영웅인데 굳이 역사를 왜곡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