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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한글편지를 주고받은 명안공주와 현종임금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782]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새집에 가서 잠이나 잘 잤느냐. 병풍을 보내니 몸조리 잘하고 밥에 나물을 넣어 먹어라. 섭섭 무료하기 가이없어 하노라.” 이는 사랑하는 고명딸 명안공주에게 보낸 아버지 현종임금의 한글 편지입니다. 현종에게는 외아들 숙종과 명선, 명혜, 명안의 세공주가 있었는데 막내인 명안공주 위로 두 언니가 일찍 죽는 바람에 아버지 현종과 어머니 명성왕후(비슷한 이름으로 고종의 비인 명성황후와 다름)는 유달리 명안공주를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 현종임금이 고명딸 명안공주에게 보낸 한글편지


명안공주(1664∼1687) 이름은 온희(溫姬)이며 아버지 현종은 봉림대군(鳳林大君, 후에 효종임금)의 아들로 그가 청나라로 볼모로 끌려갔을 때 심양에서 태어났습니다. 즉위 직후부터 예론 논쟁에 휩싸여 34살의 나이로 승하할 때까지 재위 15년간을 정쟁으로 보내야 했던 현종은 시름 속의 나날 속에서도 명안공주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 명성왕후와 오라버니 숙종도 명안공주를 몹시 아꼈으며 이들이 주고받은 한글편지에서 그 오붓한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몹시 슬프고 애통스러워 마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예장(禮葬) 이외에 비단과 쌀·무명 등의 물건을 숙정공주의 예대로 시급하게 마련하여 실어 보내고, 갖가지 상사(喪事)에 쓰는 것을 각사(各司)의 관원들이 몸소 친히 진배(進排)하여 미진하게 되는 폐단이 없게 하라.”


이는 숙종실록 13년(1687) 기록으로 오라버니 숙종은 명안공주가 23살의 나이로 죽자 소복차림으로 식음을 전폐 할 정도로 슬퍼하였다고 전합니다. 이들 가족 곧, 명안공주의 아버지 현종과 어머니 명성왕후, 오라버니 숙종과 주고받은 한글편지 그리고 각종 어필첩과 판본, 명안공주 남편인 오태주 일가의 글씨를 모은 유묵첩 등 유물 45점은 보물제122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특히 명안공주의 작명단자는 현존하는 유일한 자료로 강릉 오죽헌시립박물관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왕실유물로 현존하는 유일한 명안공주(온희)의 작명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