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비상대용식으로 제일 만히 먹는 감자는 이달부터 일제히 심기 시작할 터인데 특히 미국 종자로 720톤이 불일간 조선에 오게 되어 이것을 각부에 배부할 터인데 품질이 조흘 뿐더러 거두어지는 수량도 만허서 재래종보다 훨씬 많은 추수를 예상케 되는데 6,7월에 넉넉히 캐어 먹도록 이것 역시 부지런한 손질을 해야만 한다고 한다.”
▲ 감자와 감자전
이는 1946년 4월 22일치 자유신문에 나오는 “농토를 지키자, 건국의 정열로 증산에 보리, 감자 대용작도 전력”이라는 기사에 나오는 글로 당시 표기를 그대로 옮겨보았습니다. 엊그제는 하지였습니다만 위 기사처럼 4월 중순쯤에 감자를 심어 하지 무렵에 캐기에 “하지감자”라고 불리는 감자를 당시에는 비상대용식으로 먹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의 감자하면 특히 포테이토칩이 떠오르는데 이 당시는 굵직한 미국산 종자를 들여다 심었고 지금도 알이 굵은 이런 감자를 대형할인점에서는 수북이 쌓아놓고 팔고 있지요.
감자가 제철인 요즈음 어떻게 해 먹어야 감자의 참맛을 느낄까요? 더러는 갓 캐어낸 감자를 박박 씻어서 가마솥에 넣어 푹 쪄내 열무김치와 먹는 게 제격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부추나 애호박을 송송 썰어 넣은 감자전도 일품입니다. “감자를 통으로 껍질을 베껴서 반쯤 무르게 찝니다. 그래가지고 한 푼 두께로 썰어서 호박전 부치듯 밀가루를 뭉개서 달걀을 타가지고 번철에 노릇노릇하게 부쳐봅니다. 감자를 날로 썰어서 부치기도 하지만 잘 무르지 않코 기름만 배서 좋지 않습니다.(1939.7.20.동아일보. 당시 표기 그대로 인용)” 쪄서 먹던 감자전을 해먹던 감자는 비상대용식 뿐 아니라 밥반찬이나 주전부리 감으로는 그만이지요. 오늘 저녁 애호박을 송송 썰어 넣은 감자전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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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9년 7월 20일 동아일보 기사 "오늘 저녁엔 이런 반찬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