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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차로 마음을 나누는 '전통차례' 시연

[그린경제/얼레빗 = 최우성 기자]

   
▲ 다과상을 마련한 뒤 보자기로 덮어놓은 모습

   
▲ 주전자에는 뜨거운 물과 차와 함께 먹을 떡을 준비한다.

   
▲ 사범이 시범을 보이는 장면으로 찻상을 펼치기 전에 맛좋은 샘의 물을 떠다가 끓인 물을 주전자에 담아서 가지고 옴

   
▲ 사범이 찻잔을 펼치고 시범을 보인다. 다포를 걷어내고 다구를 펼친다

   
▲ 주전자에서 수구로 1차 식힌 물로 다관과 찻잔을 한 번 데워서 퇴수기에 버린다음 다시 다관에 차를 넣고 주전자에서 수고에 따른 물을 다관에 부어서 차를 우린다

   
▲ 숙우에서 1차로 식은 물을 차잎을 넣은 다관에 물을 부을 때에는 적절한 높이(다관의 높이 정도) 떼어서 또로록 하는 물소리를 들리게 따른다. 이렇게 함으로서 귀로도 차를 마시는 즐거움을 느낀다.

 

   
▲ 다완에서 우려진 차를 찻잔에 따른다. 퇴수기에는 다관과 찻잔을 데운 물이 담겨있다.

   
▲ 우려낸 차를 두손으로 감싸고 마신다. 차잎은 한번만 우리는 것이 아니라 3회 이상 우려내 마신다. 찻잎은 처음 우릴 때에는 2~3분 걸려 우리지만, 2번째는 더 빨리 우려진다.

   
▲ 손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차를 마신다.

 

   
▲ 사범의 시연을 보고 시연에 참가한 사람들이 실제로 재연한다.

   
▲ 재연 중에 주인이 차를 우려낸 뒤, 차를 따라서 손님에게 두손으로 찻잔 받침을 받쳐서 권하면서 건네고, 손님도 두손으로 받는다.

 

   
▲ 손님은 오른손에 찻잔을 들고 왼손으로는 잔의 옆면을 안전하게 받치고 좌우 손의 모양이 삼각형의 자세를 이루게 하여 차를 음미하면서 3차례 정도로 나누어 마신다.

   
▲ 차를 마신 뒤에는 차맛에 대한 평가를 한다. 이때 손님을 차맛이 좋다고 칭찬을 해주는 것이 예의이며 차와 함께 마련한 떡이나 과일도 먹는다.

   
▲ 실습생들이 사범의 시연을 보고 따라서 해본다.

   
▲ 차를 다 마신 다음에는 다담상을 상보로 덮고 서로 마주보고 인사한다.

 

문화재청에서는 해마다 5, 6, 7, 9, 10월 토요일과 일요일에 경복궁 자경전에서 우리의 전통차례(다례)에 대하여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체험기회를 주고 있다. 행사의 주체는 문화재청이며 이를 시연하는 단체는 한국의 차문화를 이끌어가는 차문화 단체들로 명원문화재단, 성균관 다례원, 한국차인연합회, 국제 티 크럽, 한국차문화협회 이상 5개단체의 사범들이 직접 출연하여 차례에 대한 역사와 한국차의 의미와 방법을 시연해주고 체험하는 이들이 시연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시연 시간은 매주 토 일 오후 1시와 2시에 행해지는데 1시에는 자경전 대청마루에서, 2시에는 자경전 마당에서 행한다. 조선조에 들어서 거의 잊혀져가던 우리의 차문화가 조선조 말기에 가서야 다시 되살아났고, 그 되살림에는 해남으로 유배갔던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 그리고 동다송을 지어 우리의 차문화의 아름다움을 시로 읇었던 초의선사가 있었다.

오랫동안 우리의 아름답고 격조있던 차문화가 조선시대 이르러 사그라들기 시작하였다가 근래 우리문화 바로알고 되찾기 운동으로 되살아나는 듯 하였지만, 이제는 세련된 실내꾸미기를 한 커피전문점들의 변신과 도전으로 커피문화에 내몰려 다시 위축되고 있다. 마시기 편리하고 다양하게 발전한 커피의 높은 파도를 견디고 2000년을 살아남은 차문화가 다시 되살아나는 기회가 되길 바라면서 경복궁 자경전에서 시연되는 차례체험을 사진으로 정리해 본다.

차도 쉽게 마시려면 부직포에 차잎을 넣어 파는 1회용도 있지만, 예의와 법식을 갖추어 마시려면 그에 함당한 도구와 절차를 거쳐야 그만큼 멋이 있고, 차의 맛도 깊이있게 느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도구들이 필요하다.

 <차례에 쓰이는 도구>

1. 차단지(다호茶壺): 차를 담아놓은 뚜껑이 있는 그릇
2. 찻잔: 우려낸 차를 따라서 마시는  잔
3. 찻상(차탁茶卓): 차례를 행하기 위해 마련한 소반상
4. 물주전자(탕관湯灌): 차례를 행하기 위해 뜨거운 물을 끓여 담아온 주전자
5. 차숟가락( 차시茶匙): 차단지에서 차를 덜어 내는 숟가락
6. 퇴수기: 찻잔, 다관 등을 데워서 식은 물이나 우려낸 차 찌꺼기를 버리는 그릇
7. 숙우(宿雨): 주전자의 뜨거운 물을 적당히 식히기 위한 그릇
8. 다관(茶罐): 차를 우려내는 주전자
9. 다관뚜껑받침: 다관에 차를 넣을 때 다관의 뚜껑을 잠시 올려놓는 받침
10. 차보자기(다포茶布):  찻상위에 차 도구를 올려놓고 차례를 행하기 위해 덮어놓는 보자기

조선 후기 학문과 인품이 크고 넓은 역량은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의 역량을 시기한 반대파들의 무고로 20여년을 귀양살이하며 자신의 학문을 연마하고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을  저술하고 유배 덕(?)에 스님들과 교류하며  차를 알게되고 그 차 때문에 자신의 호까지도 다산으로 바꾼 정약용선생은 차를 마시면서 차에 대하여도 큰 깨달음을 얻었다.

차의 덕을 기리고 술의 부덕을 단적으로 지적한 '음다흥이요 음주망이라(차를 마시면 흥하고 술을 마시면 망한다.)고 단호히 차와 술을 정의한 다산 정약용선생의 정의!!

차례라는 이름만은 남아서 명절이면 우리는 차례를 지낸다고 조상님을 모시는 차례를 올린다. 그러나 그 이름에 걸맞지 않게 우리는 차례가 아닌 주례를 행하고 있는 것이 조선조 이래 우리의 관습이 되었던 것이다. 그 말을 되 새겨 본다면 조선조 이전에는 차가 그만큼 흥하였었고, 귀한 것이었기에 조상들의 은혜를 되새기는 추석이나 설명절에는 술이 아닌 좋은 차를 구하여 맛이 좋은 차를 우려내서 조상님을 모신 차례상에 올렸던 것이다. 그런 풍습이 차대신 술로 바뀌었으니.. 다산 정약용의 지적을 다시금 되새겨 보고, 차가 다시금 차례에서 쓰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더불어 기품 있는 곳에서 다과상도 차려내서 음미하면서 다과상을 차린다면 옛 선인들의 기품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신라시대에도 차도구를 싸가지고 산수 좋은 곳에서 차를 우려내어 마시면서 시를 읇었던 스님들도 있었다. 뒤늦게 차를 수입한 서양에서는 인도의 차를 직접 수입하기 위해서 신대륙을 찾아 위험한 항해를 시작하였고 이때 선봉에 섯던 콜럼부스는 지금의 아메리카가 인도인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곳을 서인도 제도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리도 귀하게 여겼던 차문화를 받아들여 지금도 커피와 동등하게 많이 마시는 것이 녹차 홍차의 차문화인데,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차를 마시면서 문화로 꽃피웠던 우리는 차문화가 피어나지 못하고 음료 시장의 80% 이상을 커피에 내주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차를 마시면 흥할 것이요' '술을 마시면 망한다'는 경귀를 되뇌어 본다.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문화재수리기술자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파주 화석정,  파산서원 등과 영주 소수서원의 정밀실측설계, 불국사 일주문,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문화재보수설계 일을 맡아했다. 포천시민의 종 종각설계, 용마산 고구려정, 도피안사 대웅전, 봉선사 종각 등을 설계하였다. 현재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 문화재청 해리티지채널사진기자, 불혹의 포토클럽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