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흔하던 것이 귀하게 돼버린 소목(小木)은 전통 한옥의 주거생활에 적합한 나무가구(木家具)를 이릅니다.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과 아름다움이 담겨 있는 소목 하나 쯤은 여러분의 곁에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제강점기를 지낸 우리는 우리의 훌륭한 장(欌)문화를 버리고 일본의 보잘 것 없는 “차단스”를 가져다 우리말처럼 씁니다. 또 골동품을 수집하는 외국인이 우리나라 시골에 가서 오래된 목가구와 양철 캐비닛을 맞바꾼 뒤 그 목가구를 외국에 팔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목가구의 값어치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양철 캐비닛과 차단스에 주인 자리를 내준 뒤 이제야 서서히 그 값어치는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 문갑과 책장이 하나가 된 문갑책장(인천공항)
목가구 가운데는 “문갑책장”이란 것도 있지요. “문갑책장”은 안방의 보료 옆이나 창 밑에 두고 문서·편지·서류 따위의 개인 물건이나 일상용 기물들을 보관하는 가구인 “문갑(文匣)”과 서책과 두루마리 문서를 간직하는 가구인 “책장(冊欌)”이 같이 있는 목가구입니다. 대개 이층으로 되어 있는데 윗부분은 단문갑 형태이고, 아래는 여닫이문이 달린 책장이지요.
아래 문은 자물쇠를 풀고 양쪽으로 밀어 문을 끝 쪽의 경첩이 달린 문과 두 겹으로 겹치게 하여 한 번에 아래 공간 전체가 열릴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그 안에는 서랍을 양쪽에 또 두어서 큰 장은 아니지만, 쓸모가 많도록 만들었지요. 윗부분의 자물쇠는 둥근 바탕에 둥근 자물쇠를 채웠고, 아래는 네모난 앞바탕 장식에 네모난 자물쇠를 잠갔으며, 서랍과 머름칸(모양을 내기 위해 만들어둔 칸), 문판(門板, 반닫이의 앞면 위쪽에 붙어 있는 젖히어 열게 된 문짝의 널) 안의 네모난 테두리 선은 모두 먹감나무로 상감하여 아름답게 꾸몄습니다. 우리 곁에서 손때가 묻었던 전통 가구들은 이제 박물관에나 가야만 볼 수 있어서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