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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경치가 빼어난 거창 수승대의 여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794]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영남에는 수석도 많은데 / 嶠南饒水石
수승대가 그 이름 높았네 / 搜勝擅名佳
돌 드러나니 못은 옛날과 같고 / 石出潭因舊
노을 짙어도 길이 묻히지 않았네 / 霞濃逕不埋
일찍이 누가 삼동의 주인이던가 / 曾誰三洞主
이제 나는 하늘에 오른 것 같네 / 今我上淸懷
시가 이루어지자 곧 돌아가니 / 吟就歸去
그윽한 향기 낭떠러지에 방울지네 / 幽香滴斷崖  
        - ‘수승대(搜勝臺)에서 퇴계선생의 시를 차운함’ 황현 <매천집 1권>-


   
▲ 경남 거창군 수승대(搜勝臺)의 빼어난 절경 1 (문화재청 제공)

경남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황산마을 앞이 구연동인데 이곳에는 빼어난 경치의 수승대(搜勝臺)가 있습니다. 수승대는 삼국시대 때 백제와 신라가 대립할 무렵 백제에서 신라로 가는 사신을 전별하던 곳으로 처음에는 돌아오지 못할 것을 근심하였다 해서 근심 수(愁), 보낼 송(送)자를 써서 수송대(愁送臺)라 했습니다. 수송대라 함은 속세의 근심 걱정을 잊을 만큼 경치가 빼어난 곳이란 뜻으로 불교의 이름에 견주기도 합니다.

이곳 수승대가 있는 구연동은 조선 중종 때 요수(樂水) 신권(愼權) 선생이 은거하면서 구연서당(龜淵書堂)을 짓고 제자들을 기르던 곳으로 바위 모양이 거북과 같다하여 암구대(岩龜臺)라 하고 경내를 구연동(龜淵洞)이라 불렀지요. 그런데 마침 퇴계 이황 선생이 안의현 삼동을 들렀다가 수송대의 내력을 듣고 이름이 아름답지 못하다며 소리가 같은 수승대(搜勝臺)라 고칠 것을 권하는 사율시(四律詩)를 보내니 신권선생이 바위에 새기면서부터 지금의 이름인 수승대로 부르게 된 것이지요. 빼어난 경치의 ‘수승대’ 주변에는 요수정(樂水亭), 관수루(觀水樓) 같은 정자가 있어 요산요수(樂山樂水)를 즐기던 선비들의 심성을 잘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거창 수승대는 국가로부터 2008년 12월 26일 “명승 제 53호”로 지정된 곳으로 점점 무더워지는 여름에 가면 그 운치가 그만인 곳입니다.

 

   
▲ 경남 거창군 수승대(搜勝臺)의 빼어난 절경 2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