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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출장뷔페의 원조 명월관 이야기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799]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출장연회” 또는 “출장뷔페”는 요리, 음료, 식기, 식탁,  유리잔 따위 필요한 집기 비품들을 준비한 뒤 손님이 정한 곳으로 운반하여 손님이 만족할 만한 연회행사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출장연회라는 것을 우리나라에서 맨 처음 시작한 곳은 명월관으로 보기도 합니다. 명월관(明月館)은 1909년 무렵 대한제국 말기 궁내부(宮內府)에 있으면서 궁중 요리를 하던 안순환이 현재의 서울 종구로 세종로에 문을 연 20세기 최초의 조선 요릿집이지요.

궁중 요리사가 운영하던 이 명월관은 조선후기 궁중잔치를 기록한 《진찬의궤(進饌儀軌)》에 나오는 음식들을 팔았기에 당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 요리들은 바로 숭어·잉어·조기·도미 따위를 구워 푸성귀·국수와 함께 끓인 “승기악탕(勝妓樂湯, 원 이름 승기아탕)”과 신선로(神仙爐)에 여러 물고기와 육고기 그리고 푸성귀를 넣어 끓인 “신선로(원 이름 열구자탕-悅口子湯)” 따위가 있었지요.


   
▲ "가곡성(歌曲聲) 높은 명월관(明月館)"이라는 사진과 기사, 동아일보 1936년 1월 7일

그런데 명월관은 단체 회식은 물론이고, 회갑연과 혼례연까지 할 수 있었던 곳으로 조선음식을 팔던 첫 번째 전문음식점이라 할 만 합니다. 또 조선음식을 개량하여 교자상 곧 명절이나 잔치 때 음식을 차려 놓는 직사각형의 큰 상까지 배달 판매 했다니 출장연회, 출장뷔페의 원조가 아닐까요? 이 명월관은 관기제도가 폐지되자 궁중 기녀들이 이곳에 모여들어 영업이 점차 번창해졌는데 문제점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한국 전통요리를 서양그릇에 담는가 하면 신선로에 일본요리가 오르기도 하여 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