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최미현 기자] "창파에 씻기우는 고도의 비극, 배고픔 참다못해 해초따다 군산 어청도 등대지기 불귀의 객이 되다" 이는 1952년 8월 25일 동아일보 기사 제목이다 .
기사에는 당시 말단 등대지기 공무원 월급이 하루 쌀 2홉5작 수준. 그러나 이 마저 제대로 배급이 안돼 등대지기는 고픈 배를 움켜쥐고 등대 주변으로 해초를 따러 나갔다가 그만 물살에 휩쓸려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 군산 어청도등대
공무원 자리가 하늘의 별따기일뿐더러 "철가방"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안정적인 요즈음 시각으로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이야기다.
이 비극의 어청도등대는 지금 말끔한 모습으로 푸른바다의 낭만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으로 서있다. 뿐만아니라 2008면 7월 14일 등록문화재 제378호로 지정되어 있는 귀한 몸이다.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길 240 (어청도리) 에 서 있는 어청도등대는 청일전쟁 후 중국 항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축조하였는데 입구의 삼각형 돌출지붕(pediment)과 이를 장식한 꽃봉우리 그리고 상부로 갈수록 좁아 드는 단면 등이 주변의 바다 풍광과 잘 어우러진다.
내부의 조립식 나선형 철제 계단과 외부 침입자를 차단하기 위한 접이식 철제 바닥판 역시 독특한 형태이다. 불을 밝히는 등명기(燈明機)를 수은 위에 뜨게 하여 회전시킨 ‘중추식 등명기(목제의 덕트 시스템)’의 흔적 등 초기 등대의 구성 요소가 잘 남아 있다.
▲ 1952년 8월 25일 동아일보 기사에는 배고픈 등대지기가 해초를 따다 숨진 딱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문화재청 기사에 따르면 아펜젤러 선교사가 어청도등대 앞바다에서 순교했다고만 되어 있을뿐 그 까닭에 대해서는 자세한 이야기가 없다. 어두운 밤바다를 밝혀주는 고마운 등대지만
등대가 자리한 곳이 대개 바닷가 외딴곳이므로 등대지기들의 애환이 많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군산 어청도 등대 (群山 於靑島 燈臺)
*등록문화제 제 378호
*관리: 해양부 군산지방해양항만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