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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별빛이 내린 언덕 위, 청운동 윤동주 문학관

 

 

   
▲ 청운동 윤동주문학관 전경

   
▲ 윤동주 문학관 정면

   
▲ 문학관 내부 중정, 영상실로 가는 길

   
▲ 영상관 내부, 암울했던 시절 하늘에서 내리는 한줄기 빛을 얼마나 그리워 했을지...

   

▲ 문학관 언덕 위에서 본 문학관 중정, 시인을 생각하며 차한 잔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있다.

   
▲ 문학관 언덕 위에서 본 서울시내. 남산과 시내 빌딩들이 훤히 보인다.

[그린경제/얼레빗=최우성 기자]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시대를 살면서도 꿈을 안고 살았던 시인 윤동주.  그는 광복을 불과 6달 앞두고 갔지만, 그의 시는 한국인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다.

 암울한 시대에 살면서도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서 곱디 곱게 쓴 시들은시공간을 뛰어 넘어  모든 이들을 감동케 한다. 그는 독립운동에 투사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조국의 현실을 내몰라라 하지도 않았다.

그런 그의 마음은 그의 시 속에 빼곡히 스며있으니, 어쩌면 한 소시민적인 감정으로 살았던 대부분의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함축적으로 대변한 듯 보인다.

윤동주는 1917년 12월에 태어나 1945년 2월에 이승을 떠났다. 불과 6개월 후에 한국이 광복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던 그였지만,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보면서 무심한 듯 보이는 저 별들이 무심하지 않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면서 살았다.

나라가 기울자 윤동주의 부모는 북간도로 이주하였고, 윤동주는 북간도에서 태어났다. 그는 용정에서 소학교를 마치고 평양의 숭실학교를 거쳐, 한양 연희전문에 진학하여 신학문을 배운 뒤, 다시 일본 동경 릿교대학과 동지사대학을 거치는 동안 조국의 독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그런 그의 뒤에는 일본경찰의 감시 눈이 따갑게 따라다녔다. 그러던 윤동주는 한국어로 시를 쓴다는 이유로  1943년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감옥살이 2년 만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8세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의 사후 일본군에 의한 마루타, 생체실험설이 제기된바 있다. 그렇지않고서야 28살 청년이 그렇게 비참하게 죽어 갈 수가...

이런 그의 행적을 기려 2012년 종로구 청운동 언덕 위, 서울 성곽 바로 앞에 '윤동주 문학관'을 세워 그를 기리는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문학관은 북악산의 기슭에 경사진 언덕을 그대로 이용하여 그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자료관과 영상관으로 구분되어 있다.

자료관을 통하여 영상관으로 가는 중정(中庭)은 사방이 높고 흰 벽으로 둘러싸여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만이 보인다. 중정의 길을 지나서 영상관에 들어가면, 영상관은 온통 칠흑같은 어두움 속에 오직 한줄기 빛만이 하늘에서 내려온다. 그 빛은 우리의 가슴에 한줄기 희망이다.

  불행한 시대를 아름답게 살다간 윤동주시인을 그리며 그가 꿈꾸었던 시절의 아름다운 시한 수를 뇌어본다.

 별헤는 밤

            윤 동 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서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문화재수리기술자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북촌한옥마을 가옥 보수설계, 혜화동주민센타 개보수설계, 파주 화석정,  파산서원 등과 영주 소수서원의 정밀실측설계, 불국사 일주문,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문화재보수설계 일을 맡아했다. 포천시민의 종 종각설계, 용마산 고구려정, 도피안사 대웅전, 봉선사 종각 등을 설계하였다. 현재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 문화재청 문화유산사진작가, 불혹의 포토클럽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