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정석현 기자] 조선후기 천재화가 공재 윤두서 선생과 만나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린다. 해남군(군수 박철환)은 조선 후기 회화의 개척자 공재(恭齎) 윤두서(尹斗緖) 선생을 기리는 행사인 '제7회 공재문화제'가 오는 8월 24일부터 현산면 백포마을 공재 윤두서 고택 일원과 해남문화원에서 열린다.
▲ 공재 윤두서 자화상, 17세기 후반, 종이에 수묵담채, 38.5×20.5cm, 국보 제240호
해남군이 후원하고 (사)한국민족예술인 총연합회 해남지부가 주최, 공재문화제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문화제는 선생의 서거 300주년을 맞아 여느 해보다 더 풍성하고 알찬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성대하게 꾸며진다.
우선 첫 행사로 8월24일 미황사에서 현산면 백포마을로 이어지는 '옛길걷기'가 시작되며 29일(금) 해남문화원 2층 강당에서 차미애 박사(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 문화재 재단 홍보교육팀장)와 함께하는 학술강연(공재 윤두서 일가의 회화)이 열린다. 30일(토) 본 행사에서는 오후 2시부터 체험행사인 '미술아 놀자', 공재주막, 귀농인 모실장, 다식나누기, 청소년 자화상 공모전 시상식, 공재 자화상의 밤 행사가 열린다.
이와 함께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전남 지역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했던 자화상 미술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의 전시회가 해남문화원 1층 전시실에서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리고, 9월 2일(화)∼6일(토)에는 목포, 여수, 고흥, 영광, 해남 민예총 미술위원회가 참여하는 공재 기념 특별 전시회가 해남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 열리게 된다.
▲ 공재문화제의 한 장면
군 관계자는 "한국 화단에 한 획을 그은 선구자, 공재 윤두서 선생의 서거 300주년을 기리는 문화제 행사에 선생의 삶을 배우고자 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하여 공재 선생을 비롯한 해남의 문화유산을 배우고 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제7회 공재문화제 관련 문의는(사)한국민족예술인 총연합회(010-8605-6666) 또는 해남군청 문화관광과(061-530-5919)로 하면 된다.
한편 공재(恭齋) 윤두서(尹斗緖)는 고산 윤선도(尹善道)의 증손이자 다산 정약용(丁若鏞)의 외증조부로, 겸재(謙齋) 정선(鄭敾), 현재(玄齋) 심사정(沈師正)과 함께 조선 후기의 삼재(三齋)로 불리며 시·서·화는 물론 경제·의학·음악·지리 등 각 방면에 능통했으며 실학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던 최고의 화가이자 학자다. 인물화와 말그림에 뛰어나 조선 유일의 자화상이 국보 24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유하백마도, 낙마도 등의 명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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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물캐기>, 공재 윤두서, 견본담채, 30.2×25cm |
* 공재(恭齋) 윤두서(尹斗緖) 선생은 누구인가?
공재 윤두서 선생은 “해남 윤씨문헌(海南尹氏文獻) 공재공행장(윤두서 선생)”에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해진다.
“그해 마침 해일(海溢)이 일어 바닷가 고을은 모두 곡식이 떠내려가고 텅 빈 들판은 벌겋게 황톳물로 물들어 있었다. 백포(白浦)는 바다에 닿아 있었기 때문에 그 재해(災害)가 특히 극심하였다. 인심이 매우 흉흉하게 되어 조석 간에 어떻게 될지 불안한 지경이었다. 관청에서 비록 구제책을 쓰기는 했으나 역시 실제로는 별다른 혜택이 없었다.
백포 사방 산은 사람들의 드나듦이 없고 또한 나무를 기른 지 오래되어 나무가 꽤 무성했다. 공재공은 마을사람들에게 함께 그 나무들을 베어내고 소금을 구워 살길을 찾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한마을 수백호의 주민이 이에 도움을 받아 모두 굶어죽지 않고 살아나 떠돌아다니거나 죽는 일이 없게 되었다."
공재 윤두서 선생은 단순히 곡식을 나누어주는 것으로 가난한 이들을 구하는 도리를 다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스스로 일을 해서 기근을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왔던 슬기로운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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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하백마도(柳下白馬圖)〉윤두서, 조선 18세기, 비단에 담채, 32.8×40.3㎝, 해남 윤씨 종가 소장 |
공재는 또한 “옛 그림을 배우려면 공재로부터 시작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림에 뛰어났다. 특히 공재의 그림을 보면 나물캐기, 짚신삼기, 목기깎기, 돌깨기 같은 풍속화를 많이 그렸는데 어려운 삶을 사는 백성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그림들이다. 공재는 이뿐만이 아니라 말을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며 함부로 타기조차 삼가 하여 ‘백마도’, ‘어린 새끼와 말’ 같은 그림도 그려 동물에게조차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공재 윤두서는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의 후손으로 조선시대 걸출한 화가이자 뛰어난 인품의 선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