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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백제의 한을 한 몸에 껴안고 있는 '고란사'

 

   
▲ 백마강 건너편 부소산 왼쪽 산 기슭에 고란사가 있다.

   
▲ 부소산에 안겨있는 고란사

   
▲ 갈대숲 너머로 고란사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 고란사 앞으로 백마강을 따라 백로가 날고 있다

[그린경제/얼레빗=최우성 기자] 백제의 마지막 왕도인 부여는 주변에 높은 산은 없고, 나지막한  산에 둘러싸여있다. 부여는 비교적 넓은 평야가 펼쳐진 땅으로 백마강이 감싸도는 땅이기도 하다. 공주가 산에 갇혀있는 곳이라면 부여는 산보다는 평야와 강이 있어 교통도 편리하고 수확물도 풍성하여 공주에서 아버지를 잃은 위덕왕이 큰마음 먹고 왕도를 천도하여 아버지가  못다이룬 백제비상을 꿈꾸던 곳이다.

이러한 역사의 도시 부여는 600년 역사를 간직한 백제의 마지막 왕도로 영원히 기억되는 곳이지만 애잔함도 동시에 서려 있는 곳이다. 그 가운데서도 부소산 북측에 자리한 작은 암자인 고란사는 백제의 애닲은 넋들을 달래는 절이다.
 
사찰의 창건연대는 여러 설이 있으나 백제말기 또는 고려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옛 정취의 건물은 없고  현재 당우(불교 전각건물을 높여부르는 말)들은 1930년대 지어진 것이다. 건축연대는 오래지 않지만  백제인의 한을 달래며 그 영혼들이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암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보통 고란사를 답사하는 방법은  부소산 남쪽에서 거슬러 올라가 부소산성을 둘러보고, 마지막에 고란사를 둘러보는 것이 보통이나, 기자는  고란사의 전경을 보고자 다리를 건너고 강가의 샛길을 돌고 돌아 부소산에 안겨있는 고란사를 찾아가보았다.

어렵사리 찾아온 고란사가 보이는 강건너에는 푸른 백마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고, 백사장 주변으로는 갈대들이 수북히 자라고 있었다. 백마강가에 서서 고란사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데 먼 발치에서  흰 백로 한쌍이 날아 오른다.

 고란사의 슬픈 전설이 없었다면 그냥 평화롭고 아름다운 장면이었겠지만  백제의 마지막 왕도로 한서린 영혼을 달래는 고란사라는 생각을 하니  석양빛에 물든  모습이 어째 쓸쓸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최우성(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문화재수리기술자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북촌한옥마을 가옥 보수설계, 혜화동주민센타 개보수설계, 파주 화석정,  파산서원 등과 영주 소수서원의 정밀실측설계, 불국사 일주문,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문화재보수설계 일을 맡아했다. 포천시민의 종 종각설계, 용마산 고구려정, 도피안사 대웅전, 봉선사 종각 등을 설계하였다. 현재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 문화재청 문화유산사진작가, 불혹의 포토클럽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