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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죽어서도 여복이 많은 숙종임금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842]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서오릉”에는 조선 제19대 임금 숙종(肅宗 1661~1720, 재위 1674~1720)의 무덤 명릉(明陵)이 있습니다. 명릉은 쌍릉인데 첫 번째 계비 인현왕후(仁顯王后) 민씨(1667~1701)의 무덤과 나란히 있지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숙종 곁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긴 두 번째 계비 인원왕후(仁元王后) 김씨(1687~1757)는 숙종의 곁에 잠들지 못하고 오른쪽 언덕 위에 따로 무덤이 있습니다.


   
▲ 서오릉에 있는 숙종(肅宗)과 첫 번째 계비 인현왕후(仁顯王后) 민씨 무덤 명릉(明陵)

그런데 정작 숙종의 정비인 인경왕후 김씨(仁慶王后 金氏)가 묻힌 익릉(翼陵)은 명릉에서 좀 떨어진 곳에 홀로 묻혀있지요. 그 까닭은 숙종이 인현왕후가 죽었을 때, 왕후 능을 조성하면서 그 옆은 자기의 자리로 점찍어서 미리 비워놓았기 때문에 인경왕후가 숙종 곁에 올 수가 없었던 거지요. 정비가 아닌 두 번째 부인과 함께 묻히려 한 숙종의 마음은 숙종만 알겠지요.

그런가 하면 서오릉 한 구석에는 숙중의 후궁 장희빈의 대빈묘(大嬪墓)가 있습니다. ‘묘(墓)’라는 이름은 원래 대군이나 공주, 옹주, 임금의 생모가 아닌 후궁 등의 무덤에 붙이는 것인데 장희빈의 무덤은 임금의 생모이면서도 ‘원(園)’으로 격상되지 못했지요. 원래 대빈묘는 양주군에 있다가 숙종 45년 경기도 광주로 옮겼는데 1969년 무덤 쪽으로 길이 나는 바람에 이곳에 다시 옮겼습니다.

이렇게 숙종은 죽어서도 주변에 자신의 부인들 무덤을 모두 가까이 둔 여복이 많은 임금입니다. 이와는 달리 조선 제11대 임금 중종(中宗)은 생전에 11명의 부인이 있었지만 지금 강남구 선릉동 정릉에 홀로 누워 있습니다. 중종은 둘째 왕비 장경왕후와 서삼릉에 묻혀 있었으나 셋째왕비 문정황후가 질투하여 중종 무덤만 옮기고 자신이 죽으면 그 옆에 묻히려 했지요. 하지만, 옮긴 무덤은 지대가 낮아 여름철 홍수 때면 한강 물이 재실까지 차올라 다시 땅을 북돋아야 했고 그때마다 큰 비용을 쏟아 부어야만 했기에 문정왕후는 자신의 바람대로 중종 옆에 묻힐 수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