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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꽃무릇(상사화)에 담은 겨레의 노래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846]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해롱해롱 황피롱아 / 님 죽은지 3년만에 / 무덤압헤 꼿치피네
   그 꼿이름 무엇인가? / 님을 그려 상사화(相思花) / 꼿튼 잇서 피건마는
   님은 가고 아니오네! / 내가 죽고 제가 살면 / 꿈에라도 다니리라!


   
▲ 꽃무릇의 아름다움(사진 최우성 기자)

위는 일제강점기 사회주의운동가인 양명(梁明, 1902 ~ 모름)이 삼천리 제7권 제8호 (1935.9.1)에 “우리민요와 문학”이라는 글 속에서 소개한 노래입니다. 통영출신인 그는 최치원, 정몽주, 이퇴계, 박지원 등 수많은 선비들이 사상가로서는 훌륭하고 문예지식도 높으나 불행히도 이들은 모두 중국 고문(古文)의 모방과 중국고인(中國古人)의 노예로 일평생을 보내고 말았다고 한탄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위 노래와 같은 우리말노래를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안자스니 님이 오나 / 누엇스니 님이 오나 / 뒷담 속에 귀뚜라미 소리 /사람의 간장 다 뇌긴다 / 백일청천에 뜬 종달이 / 요내 속가래도 달 떠사라 / 마당전에 북덕불은 / 요내 속갓티 속만 탄다"(용강민요 ‘龍岡民謠’)와 같은 노래를 양명은 “진짜 우리 겨레의 마음”이라고 하면서 “우리민요와 문학”에서 여러 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귀뚜라미는 울고 남쪽에서는 꽃무릇(상사화)이 한창인 계절에 문득 양명이 칭찬한 ‘우리의 노래’가 그리워집니다.

 

   

▲ 영광 불갑사의 아름다운 꽃무릇길(사진 최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