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0 (금)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리문화편지

경을 친 사람은 누구고, 깍쟁이는 어디서 나온 말일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854]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조선시대 개천(開川)이라 불렀던 청계천은 길이 10.84km입니다. 북악산·인왕산·남산 등으로 둘러싸인 서울 분지의 모든 물이 여기로 모여 동쪽으로 흐르다가 왕십리 밖 살곶이다리[箭串橋] 근처에서 중랑천(中浪川)과 하나 돼 서쪽으로 흐름을 바꾸어 한강으로 빠집니다. 그런데 이 청계천은 홍수가 나면 집들이 물에 잠기는 물난리를 일으켰고, 평시에는 구정물이 괴어 매우 더러웠지요. 그래서 영조임금 때에는 대대적으로 준설한 것은 물론 청계천 양 언덕을 돌로 쌓았으며, 물 흐름을 바꾸는 공사를 하는 등 본격적인 개천사업을 했습니다.


   
▲ 한양전도(漢陽全圖), 1780년대 필사본, 72.5×88.5cm청계천 오른쪽 파란 점 부분이 오간수문이고 붉은 점은 살곶이다리다.

이때 개천공사를 하고나면 나오는 흙과 모래를 지금은 방산시장이 있는 동대문 옆 오간수문 근처에 쌓아 놓곤 해 인공산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공산 주변으로 시골에서 땅 잃고 일터를 빼앗긴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곳엔 이마에 먹물로 문신을 새긴 전과자 곧 “경을 친 사람”도 있었고 땅꾼도 있었지요. 땅꾼은 원래 땅에다 움을 파고 살았던 사람을 가리키는데 나중에 조정에서 이들에게 뱀을 잡아서 팔 수 있는 특권을 주어 자연스럽게 땅꾼은 뱀을 잡아서 생계를 꾸리는 사람을 부르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한 가지 더 청계천에는 “깍쟁이”라는 말이 나온 곳입니다. 당시 인공산에는 조직적으로 모여 거지로 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거지를 부르는 말이 “깍쟁이”였고, 당시 온 나라에 거지가 있는 곳은 한양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깍쟁이”라는 말이 돌고 돌아 한양 사람 모두를 가리키는 말로 바뀌었고, 인색하고 얄밉게 구는 사람을 뜻하기도 했지요. 말이란 돌고 돌아 나중엔 전혀 다른 뜻을 표현하는 말로 바뀐 것이 참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