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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의 꿈꾸는 나라

대업의 장 91회

[그린경제/ 얼레빗 = 유광남 작가] 도원수 권율의 명령에 의해서 조선의 전 함대가 공격 대형으로 출전한다는 소식을 접한 이순신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기선을 제압하는 것은 병법에 있어서도 으뜸이지만 금일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도원수 권율과 통제사 원균 사이에서 벌어졌던 파행에 대하여 조카 이분이 찾아와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한 것에 대한 이순신의 반응이었다. 이분은 역관(譯官) 출신으로 외교에 능숙하며 이순신을 보좌하여 명나라와의 통역을 담당 했었다.

장군, 고정하십시오.”

육군은 어찌 행동한다는 것이냐?”

조선 수군만이 출동하는 것으로 압니다.”

이순신의 안색이 파리해졌다.

일본 수군의 수뇌부에 대해서 혹시 들은 바가 있느냐?”

이분은 숙부 이순신의 신색이 극도로 심각하게 변하자 당혹스러웠다. 이순신의 장자인 이회와 이완 등도 매우 긴장된 모습으로 이분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도도 다카토라를 비롯한 구루시마 미치후사, 오키사카 야스하루, 가토 요시아키, 구키 요시타카 등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들 중 다수는 일본의 해적 출신으로 바다 물길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히 알고 있는 자들이다. 수전(水戰)에 능숙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조선 함대가 위험한 것은 자명한 일이다. 원균 장군이 홀로 상대하기에는 미약하기 짝이 없어.”

전라우수사 이억기 장군과 충청수사 최호 장군이 합류한다고 했습니다.”

이순신이 서둘렀다.

당장 한산도로 가야겠다.”

조카 이분과 이완은 물론이고 큰아들 이회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누구를 만나려고 하십니까?”

원장군과 독대해야지.”

원균을 만나고자 한다는 이순신의 말에 전원의 표정이 경직되었다. 조선 수군의 대표적 장수들인 이순신과 원균은 삼도수군을 통제하는 수사의 직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과 대립을 하던 사이였다.

원장군을 도우시려는 겁니까? 원장군이 저지른 짓을 모르십니까? 잊으신 것입니까?”

이회의 목소리에 가시가 박혀 있었다. 조선 조정에 대하여 원균이 자행했던 이순신에 대한 모함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순신은 단호했다.

당장 채비를 하여라.”

아버님?”

이순신은 담담히 어둠이 몰려오고 있는 하늘을 응시했다.

원장군을 잃는다는 것은 조선의 맹장을 잃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의 적은 강하고, 넓고, 많다. 단 한 명의 장수라도 안타깝다.”

하오나 원균은 아버님의 숙적(宿敵)이옵니다. 그의 시기와 모함은 도를 지나쳐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지경이옵니다. 헤아려 주십시오.”

그렇다고 유능한 장수를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이분 역시 이회의 주장에 동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