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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조각난 도자기, 명품으로 재탄생되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870]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호암미술관에 소장된 보물 제787호 <분청사기철화물고기무늬항아리>를 보셨나요? 높이 27㎝, 입지름 15㎝, 밑지름 9.8㎝로 입부분이 넓게 벌어졌으며 어깨부분에서 서서히 벌어져 몸체 윗부분에 중심이 있고 다시 서서히 좁아져 작고 나지막한 굽이 받치고 있는 형태의 항아리입니다. 아담하면서도 귀여운 몸체를 가졌으며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미끈히 감도는 항아리이지요.

이 분청사기 항아리의 특징은 분청사기 도자기에 쓰이는 각종 기법이 모두 사용되었다 것입니다. 입 부분 안쪽과 굽다리에는 상감기법(象嵌技法)이 쓰였고 몸체는 귀얄기법이 사용되었지요. 그런가 하면 몸체 한 가운데에 사실적으로 묘사한 물고기 두 마리와 연꽃은 인화(印花)·상감(象嵌)·철화기법(鐵技法)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분청 도자기를 만드는 모든 기법이 동원된 예는 매우 드물 뿐 아니라 사실적이고도 대범하게 나타낸 연꽃과 물고기 무늬의 표현 등에서 뛰어난 작품의 하나로 꼽힙니다.

   
▲ 보물 제787호 <분청사기철화물고기무늬항아리>

15세기 중반 무렵 철화분청사기를 만들던 대표적인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요지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황윤성이라는 사람이 아이들에게 5천 원을 주고 처음 항아리를 샀을 때는 5~6조각으로 깨져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을 당시 한국 최고의 도자기 수리 기술자 송수복이 완전하게 수리한 뒤 황윤성은 무려 45만 원을 받았습니다. 당시 시골의 비교적 좋은 집도 30만원이면 살 수 있을 때니 거금이었지요. 이 항아리는 두어 사람 거치고 난 다음 호암미술관에 들어가 보물로 지정받고 명품으로 인정받았습니다.

* 상감기법(象嵌技法) : 도자기에 조각칼로 무늬를 새긴 다음, 자토(土, 붉은 흙)와 백토(白土)로 새긴 무늬를 메운 뒤 유약을 발라 구워내는 기법)
* 귀얄기법 : 귀얄 곧 풀비나 넓고 굵은 붓으로 도자기 위에 백토(白土)를 바르는 기법)
* 인화기법(印花技法) : 도장 찍듯이 무늬를 찍어내는 기법
* 철화기법(鐵技法) : 산화철이 든 물감으로 무늬를 그리는 기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