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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소문사설》에 나온 메추라기 잡는 법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871]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조선 후기 숙종의 의관 이시필(李時弼, 1657년 ~ 1724년)이 쓴 《소문사설(聞事說)》 보셨나요? 《소문사설》은 이시필이 어의로 있으면서 숙종을 위해 여러 음식을 연구하고 또 사신 행차를 따라가서 보고 들은 여러 기록들을 간추린 책입니다. 이 책은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지요. 벽돌식 온돌 제작 방법을 소개한 전항식, 몇 가지 도구의 제작을 설명한 이기용편, 약용 음식의 조리법을 소개한 식치방, 마지막으로 다양한 산업 기술, 생활지식을 소개한 제법입니다.

거의 300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이 읽으면 그냥 웃어넘길 내용들도 종종 있습니다. 예컨대 사람이 형체를 안 보이게 하는 방법이라던가, 도망간 사람이 돌아오게 하는 법, 쓴 돈이 되돌아오게 하는 법, 교미 없이 낳은 알이 부화하게 하는 법 따위가 그렇지요, 그러나 토란떡, 녹말국수, 쥐 잡는 기구, 작두 같이 실용적인 내용도 물론 있습니다.


   
▲ 《소문사설》에 나오는 메추라기 잡는 그물, 시립종로도서관 소장본

재미난 것 가운데는 “메추라기 잡는 그물”도 있지요. 그 내용을 보면 “먼저 댓살로 삿갓 모양을 만들어 거기에 그물을 씌운다. 이른바 ”지게“라고 부르는 이 그물을 메고서 사냥개를 끌고 황초(黃草, 조개풀)가 있는 곳을 다닌다. 메추라기는 곧장 위로만 날아가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다리 사이에서 메추라기가 날아오를 때 갑자기 주저앉으면 메추라기는 이미 그물에 잡혀 있다.”라고 나옵니다. 재미난 이야기가 듬뿍 들어 있는 《소문사설》을 읽다 보면 어느새 300년이란 시간을 뛰어 넘어 옛사람과 하나 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