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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선재 위에 있는 상량정이 보이는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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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선재 마당에서 본 상량정 |
[그린경제/얼레빗=최우성 기자] 낙선재는 조선 후기 현종이 왕비간택에서 왕비가 되지는 못했지만 간택된 왕비보다 더 마음을 주었던 여인을 경빈으로 궁중에 들이고 그녀를 위해서 따로 지어주었던 궁궐안 양반가옥이다.
현종과 경빈김씨의 애틋한 사연을 뒤로하고, 그 이후 구한말 일본 왕실 종친이었던 나시모토의 장녀로 태어난 이방자여사가 홀로 만년을 보냈던 집으로 우리에게는 친숙하고 또한 애틋한 사연이 담겨진 집이다.
이방자여사는 일본이 패망한 후에도 일본의 왕족의 대우를 받으며 일본에 살다가, 1965년 남편의 나라인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남편 이은과 함께 귀국하여 한국의 장애인 재활을 위해 헌신하기도 하였다. 이후 남편이었던 영왕(이은)과 왕가의 유물을 보존하는데 헌신하다가, 만년에 병이 깊어 일본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고, 1989년 다시 귀국하여 이곳 낙선재에서 지내다 그해 4월에 숨을 거두었다.
한국으로 볼 때에는 격동의 파란만장한 세월 속에 한 인간으로 운명을 거부하지 못하고, 힘들고 버겁게 살다간 이방자 여사. 그는 장애인을 위한 헌신적인 삶을 살다가 숨을 거둘때까지 낙선재에 묵었다. 그가 떠난 곳에도 어김없이 가을이 깊어간다.
그의 무덤은 남양주 홍유릉(홍릉은 고종, 유릉은 순종)옆 영왕 곁에 누워있다. 황손이로되 나라가 망한 뒤에는 명목상으로만 황손일뿐인 삶을 살다 갔다.
최우성(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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