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이한영 기자] (사)국어문화운동본부(대표 남영신)는 우리 사회의 언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올해부터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언행 가운데에서 가장 좋은 말과 가장 나쁜 말을 선정하여 발표하기로 하고, 올해는 시범으로 가장 나쁜 말을 뽑아 ‘올해의 막말’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막말’에는 듣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저속하거나 무례한 말’과 자기 지위에 합당하지 않는 ‘몰지각하거나 몰상식한 말’을 아우른다.
올해는 막말을 한 사람의 직업에 따라서 세 부문으로 나누어 각 부문별 올해의 막말을 뽑았는데, 부문별 올해의 막말로 뽑힌 말은 아래와 같다.
① 종교인의 막말: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 ② 정치인의 막말: “세월호는 기본적으로 교통사고다.” ③ 연예인의 막말: “새끼 잃고 발광한 ‘니년’에게 발광한다! 씨발년아!” |
막말①은 종교인이 차별적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세월호 유가족이나 피해자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에게까지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준 것으로 보고 이 부문의 가장 나쁜 말로 선정하였다. 막말②는 정치인이 세월호 사건을 전체적인 시각(사건의 발단, 사건의 진행, 구조 작업, 사고 수습 등)으로 보지 않고 말함으로써 국민을 분열시키는 언행을 하였다고 보고 이 부문의 가장 나쁜 막말로 뽑았다.
또 막말③은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할 연예인이 입에 담기도 어렵고 글자로 적기도 민망한 표현을 하여 이 부문의 가장 나쁜 말로 선정하였다. 국어문화운동본부는 위 세 막말 가운데에서 막말①은 사회의 양극화를 용인하고 부추기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있어서 사회 정의를 무너뜨릴 수 있는 심각한 말로 판단하여 이 막말을 올해의 막말 제1순위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 2014년 5월 23일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올해의 막말 선정 경위를 보면 먼저 2014년 1월부터 9월까지 사회 지도층이 한 막말을 수집했다. 이어서 2014년 10월 2일에 막말 선정을 위한 자문회의(자문위원 5명, 한글학회, 한글문화연대, 세종한말글연구소, 참교육학부모전국모임, 서울와이더블류시에이에서 추천한 위원)를 열어서 각 부문별로 2∼3개의 후보 막말을 선정하였다.
그런 다음 뽑힌 말들을 대상으로, 누리꾼과 시민들에게 어느 막말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지 의견을 물었다. 누리꾼은 (사)국어문화운동본부의 누리집에서(투표: 10월 6일부터 12일까지), 시민들은 직접 국어문화운동본부 회원이 시중에 나가서 투표를 받았다. 그래서 그 결과를 토대로 많은 점수를 받은 막말을 “올해의 막말”로 뽑은 것이다.
국어문화운동본부 관계자는 “‘올해의 막말’에 뽑힌 말을 한 사람 가운데는 이 말을 한 책임을 지고 그 자리에서 물러난 이도 있고, 이에 대해서 조금도 뉘우치지 않고 그대로 자기 일을 하고 있는 이도 있다. 겉으로는 뉘우치지 않았더라도 속으로는 잘못을 인정하리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이 행사에 자극이 되어서 지도적 위치에 있는 분들이 자리에 합당한 언행을 하여 우리 사회의 언어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실 것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