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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언어문화개선, 토박이말 찾아써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제2차 토론회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어려운 전문용어와 외국어·외래어를 남용하는 공공기관, 선정적이고 품격 낮은 언어가 자주 나타나는 방송·인터넷, 비속어와 외계어, 과도한 축약어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하는 청소년 등 일상생활 속 언어 파괴로 우리 사회의 말과 글은 상처받고 있다. 이렇게 상처받은 우리말과 글을 치유하고 가꾸기 위한 언어문화개선운동이 범국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와 문화융성위원회(위원장 김동호)가 주최하고, 전국 국어문화원연합회(회장 소강춘)와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제2차 토론회가 언어문화개선운동의 현황과 앞으로의 발전 방안 - 더 나은 언어문화를 만들어 갑니다라는 주제로 1127() 늦은 2시부터 국립한글박물관 강당에서 열렸다. 

 

   
▲ 개회사를 하는 전국 국어문화원연합회 소강춘 회장, 축사를 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김희범 차관, 제1단계 언어문화개선운동 성과 보고를 하는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 김슬옹 부원장(왼쪽부터)

이날 행사는 전국 국어문화원연합회 소강춘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김희범 차관의 축사가 있었고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 김슬옹 부원장의 제1단계 언어문화개선운동 성과 보고가 있었다.  

그리고 권재일 언어문화개선범국민연합 공동대표의 우리말과 우리 얼 그리고 언어문화라는 제목의 기조발제가 있었으며, 손수호 국민일보 객원논설위원의 공공언어 이대로 좋은가?”, 성우인 김용식 국문학박사의 방송인터넷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언어문화 영향”, 한민환 영동 황간초등학교 교사의 청소년 언어문화 현실발표가 이어졌다 

 

   
▲ “국민통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바른 언어문화의 방향” 주제발표를 하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김수업 전 총장

이날 발표 가운데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제2부 첫 주제발표인 대구가톨릭대학교 김수업 전 총장의 국민통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바른 언어문화의 방향이었다. 그는 시작말에서 사실 제목은 주관하는 사람들이 정해준 것인데 이 토론회의 뜻에 맞게 한다면 <온 나라 사람을 하나로 어우러지게 하는 우리말 삶의 길쯤 되어야 한다.“라고 운을 뗐다. 

그리고 김수업 총장은 예전 다방에 들어 우유를 주문했더니 다방 아가씨가 우유로 할 거냐 밀크로 할 거냐 묻기에 그게 어떻게 다르냐고 했더니 유유는 700원이고 밀크는 1,000원이라 했다. 그래서 그럼 소젖은 어떻게 하느냐 했더니 이 아가씨는 멍한 듯 했다. 아마도 소젖을 사람이 어떻게 먹느냐고 순간적으로 생각한 듯 보였다. 이렇게 우리의 삶에서 외래말은 맨 위에 있고, 한자말은 그 다음이며 우리 토박이말은 맨 밑에서 허덕이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감사하다라는 한자말에 견주면 토박이말 고맙다는 단군의 어머니 곰답다곧 모든 만물이 태어나게 하는 땅의 신 같은 모습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아름답다알밤답다이며, 남편과 아내 사이에 쓰는 말 여보는 남한데 하는 말이고, 원래는 임자이녘이란 말을 썼는데 이 말들은 이제 사라져버렸다.”라고 우리의 자랑스럽고 거룩한 토박이말을 소개하면서 진정 언어문화개선을 하려면 이런 자랑스럽고 거룩한 토박이말을 우리 삶의 맨 앞에 내세워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 기조발제 하는 권재일 언어문화개선범국민연합 공동대표, 주제발표를 하는 손수호 , 김용식, 한민환, 김영선, 김정선(왼쪽부터 시계방향)

이날 행사장에 온 대학생 황민정(22) 씨는 다른 발표들이 좀 진부한 느낌이 있어 살짝살짝 졸린 듯 했지만 김수업 선생님의 발표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우리 토박이말이 그렇게 깊은 뜻이 담긴 줄 몰랐다. 이제라도 하나하나 토박이말을 찾아 쓰는 일에 정성을 쏟아야겠다. 선생님 말씀처럼 언어문화개선은 우리 토박이말을 찾아 쓰는 데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 청중은 나가면서 고맙습니다를 외치면서 나갔고, 또 어떤 이는 집에 가서 임자와 이녘을 써봐야겠다는 말을 했다. “언어문화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보면서 기자가 겪어야 하는 각급 기관의 보도자료에 대한 한자말 투성이 문제를 어찌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아가 앞으로 언어문화개선 문제는 단발성인 행사로 그치거나 일부 관련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과 자발적인 실천을 끌어내는 일에도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