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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어를 배경으로 마루에 걸터앉은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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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신문=최우성 기자] 한국의 절에 가면 이제 웬만한 곳이면 대부분 목어(나무 물고기)가 걸려 있다. 목어는 통나무의 속을 파내고 앞부분은 마치 용의 형상으로 머리를 만들고 몸통과 꼬리는 물고기 비늘과 꼬리를 형상화하여 만든 물건이다.
보통 목어는 범종 북 운판과 함께 범종각에 만들어 거는 것이나, 파주 보광사에는 대웅전 앞 누각건물의 처마밑에 걸려있어 이채롭다.
목어는 뱃속을 파낸 곳에 목탁을 치는 막대기로 안에서 두들겨서 소리를 낸다. 이처럼 목어를 치는 것은 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스님들이나 신도들에게 말로 하지 않고도 하고자 하는 바를 알리는 신호로 사용한다.
함께 모여 일을 한다든지, 공양(식사하는 일)을 할 시간이니 오란다든지, 중요한 회의가 있으니 모이라는 등의 일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신호로 알리는 것이다.
목어는 목탁과 같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나, 들고 다닐 수는 없고 높이 매달아놓고 필요시에는 안쪽에서 막대기로 앞뒤로 두들겨서 소리를 내는 악기의 역할을 하는 물건으로 불전 4물의 하나이다. 목어를 만들게된 연유는 다음과 같다.
옛날 한 승려가 스승의 가르침을 어기고 옳지 못한 행동을 하다가 죽었다. 그 승려는 윤회의 업보에 따라 죽은 뒤에 곧바로 물고기의 과보를 받았는데, 물고기 등에는 나무가 한 그루 크게 자라나서 풍랑이 칠 때마다 나무가 흔들려 피를 흘리는 고통을 당하였다.
그 때 마침 그의 전생 스승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다가 제자가 물고기로 화현한것을 알게 되었고 고통을 받는 모습을 보고 수륙재(水陸齋)를 베풀어 물고기에서 해탈하게 하였다. 물고기는 자신의 지난날 잘못을 뉘우치며 등에 있는 큰나무를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어 모든 사람들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도록 하라고 한 후에 죽었다. 이 후 그 나무로 목어를 만들어 걸고 물고기로 환생한 수중의 생물들도 성불하도록 하기 위하여 사용했다고 한다.
물고기의 해탈을 뜻하는 목어의 의미는 절에 갈 때 마다 새롭게 느껴진다.
최우성(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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