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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고려 사람들이 두 달에 한 번 밤새 놀았던 까닭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917]

지난 섣달 그믐날 혹시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밤새워 즐기신 분이 있으신가요? 밤 새워 놀면 다음 날은 지쳐서 쓰러지게 마련이죠. 그런데 고려에서는 온 나라 사람들이 밤새 노는 일을 꼭 두 달에 한번 씩은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고려 사람들은 한 해에 6번이나 밤새는 일 곧 경신수야(庚申守夜)를 했던 것이지요. 그들이 밤을 새웠던 그 날은 경신일(庚申日)이었기에 경신 날 밤을 지킨다는 뜻이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왜 그랬을까요?

고려 사람들은 당시 도교의 생각으로 사람들의 몸속에 형체가 없는 삼시충(三尸蟲)이란 놈이 살았는데 두 달에 한 번씩 사람이 잠든 틈을 타서 몰래 빠져나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선 하늘에 있는 옥황상제에게 올라가 자신의 주인이 두 달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낱낱이 일러 바칩니다. 그러면 옥황상제는 죄질에 따라 벌을 주는데 그 벌은 사람의 수명을 줄이는 것이지요.

 

   
▲ 고려사람들, 삼시충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밤새 춤추며 논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그래서 사람들은 이 삼시충이란 놈이 자기 몸속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밤새워 술을 마시고 놀았던 것입니다. 도교에 따르면 사람의 수명은 120살인데 죄를 많이 지으면 120살까지 살지 못하고 일찍 죽는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옥황상제는 수많은 사람들이 죄를 짓는지를 일일이 알 수 없기에 삼시충이란 놈에게서 보고를 받는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로써는 온 백성이 이날 술을 마시고 밤을 샐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나놓고 보면 우습지만 당시로서는 모두 그런 생각을 하던 때이므로 다른 생각을 하기가 어려웠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