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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7시 동녘에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이시간에는 태양의 위치를 잘 알 수가 없어서 우왕좌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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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위를 나타내는 조형물과 바닷가 배조형물을 배경으로 해돋이를 기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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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밭에 포크레인 사이로 배조형물을 넣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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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게 변하는 하늘과 수평선 저 편의 태양을 기다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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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배조형물과 암벽사이 방파제로 찬란한 태양을 받아본다. |
[한국문화신문= 최우성 기자] 해가 바뀌어 2015년이 되었다. 그 햇수는 서양력으로 예수의 탄생이후 2015년이 되었다는 것인데, 우리 조상님들이 써오던 한겨레의 기원으로 치면 2015+2333=단기4348년이 되고, 부처님의 입멸을 기준으로 한 불기는 2015+544=불기 2559년이 된다. 그 기준에 따라 기원의 시작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해가 바뀌었다는 것은 어찌보면 사람의 셈법상으로 볼 때 새롭게 정한 날짜의 시작을 의미할 뿐, 태양의 입장에서는 하등의 변화를 느끼기 어렵고, 우주적 관점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태양의 주변을 1년이라는 주기를 두고 한바퀴씩 돌고 있기에 지구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계절이 생기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하루도 빠짐없이 태양이 동쪽 밤연에서 뜨기는 하되 자세히 보면 한여름 하지날부터 최북단으로 올라갔다가 남쪽으로 기울기 시작하었다 한겨울 동지날부터는 최남단으로 갔다가 북쪽으로 기울기 시작 하는 것이다.
그러니 가장 남쪽으로 기울어진 때는 동지날이고, 가장 북쪽으로 기울어진 때는 하지인데, 우리가 지금 해가 바뀌는 날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서양력은 새해의 첫날이 동지날도 아니고 그로부터 10일 정도 지난 날을 정하여 새해의 첫날로 정하고 있으니, 지구의 공전주기로 보았을 때는 어정쩡한 날이 되고 말았다.
반면 고래로 우리 조상들은 한 해의 시작을 양력 1월 1일이 아닌 음력 1월 1일로 많이 써왔는데, 이 또한 태양의 주기와는 맞지 않는 날로, 1년의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도는 공전주기 상으로는 때로 윤달이라도 끼게되면 1달씩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하는 통에 계절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음력의 1월 1일 또한 어정쩡하다.
그런데 옛날 우리 선조들은 음력 1월 1일이 아닌 날을 새해 첫날로 삼고 살던 때도 있었다. 그 날은 동지날과 입춘일인데, 동지날을 새해 첫날로 정한 이유는 그날이 태양이 가장 남쪽으로 기울었던 날이기에 그날부터 다시 북쪽으로 올라오는 첫날임을 기념하여 새해로 삼았던 것이며, 입춘일을 기준으로 했던 것은 동지날부터 태양이 북으로 올라오기는 하되, 기온의 변화를 보면 오히려 동지로부터 1개월 15일 쯤은 더되어야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새해 첫날로 삼고 있는 양력 1월 1일은 그와는 하등의 관계도 없이 정해졌는데 그 연원은 고대 로마시대 태양을 관측해서 10달을 1년으로 정해서 쓰다가 황제들이 자신의 이름을 딴 달을 추가 하면서 12달이 되었고 그 과정에 정해진 날이 오늘의 새해기준인 1월 1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후 서양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1월 1일이 제국주의시대를 거치면서 동양의 책력체계까지 집어삼킴으로써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1월 1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우리는 달력상 새해는 1월 1일 이지만, 우리의 마음속에 전통으로 간직하고 있는 음력 1월 `1일을 설날로 기념하고 있고, 또 동지는 동짓날이라 하여 팥죽을 끓여먹으면서 작은 설이라 부르면서 즐기고 있으며, 또 입춘일이 되면 계절상으로 정말 봄기운이 시작된다고 하여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농사짓기 위한 도구들도 손보고 마음의 준비도 새롭게 한다. 또 입춘일은 역학을 하는 사람들이 보았을 때 바로 그날 부터 띠가 변하는 기준일이라 하여 진정한 새해라고 한다.
곧 올해(2015년) 해가 바뀌어 양(羊)해 을미년(乙未年)이라고 하지만, 역학상으로는 2월 4일(立春)이 을미년의 첫날이 된다고 하여 입춘일을 새해(乙未年) 첫날로 여긴다. 이날이 되어야 각 집안에서는 입춘대길(入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는 붓글씨로 경첩을 써서 대문에 대각선으로 붙이고 새로운 한해의 시작을 기념하고 다짐하는 것이다.
이제 너무도 오래되어 새해의 첫날을 우리 선조들이 정했던 날로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지금 1월 1일로 정했던 연원과 유래라도 제대로 알고 새해를 자축했으면 싶다. 그리고 우리 선조들이 정하여 살아왔던 동지(冬至)나 음력설 입춘의 의미도 다시금 새겨보았으면 싶다. 그리고 그 날마다 한번씩 새해의 각오를 다짐 해본다면 서양에서 들어온 별 의미도 없이 정해진 날을 새해 첫날이라며 한번 폭죽놀이 하고 지나가버리는 것 보다는 자신의 마음 속에 맹세도 여러 번 다짐하고, 그 의미도 되새겨 1년의 계획이 헛되지 않도록 다짐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최우성(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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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수리기술자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북촌한옥마을 가옥 보수설계, 혜화동주민센타 개보수설계, 파주 화석정, 파산서원 등과 영주 소수서원의 정밀실측설계, 불국사 일주문,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문화재보수설계 일을 맡아했다. 포천시민의 종 종각설계, 용마산 고구려정, 도피안사 대웅전, 봉선사 종각 등을 설계하였다. 현재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 문화재청 문화유산사진작가, 불혹의 포토클럽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