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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무슨 일을 해도 동티나지 않는 대한 때의 “신구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929]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마지막 스물넷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의 대한(大寒)인데 세 끼 가운데 한 끼는 꼭 죽을 먹었지요. 소한 지나 대한이 한 해 가운데 가장 춥다고 하지만 이는 중국 화북지방의 기준이어서 우리나라와 꼭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는 것이지요.


   
▲ 추운 겨울엔 뜨거운 국물과 함께 어묵을 먹는 것이 제격이다.젊은 여성들이 어묵으로 추위를 녹일 때 밖에선 나무가 눈을 껴안고 떨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대한 후 5일에서 입춘(立春) 전 3일까지 약 일주간을 신구간(新舊間)이라 하여, 이사나 집수리를 비롯하여 집안 손질과 행사를 해도 큰 탈이 없다고 믿습니다. 이때는 땅에 내려와 있던 신들이 하늘에 올라가 새로운 일을 받아오는 기간이기 때문에 땅에는 신들이 없기에 평소에 금기처럼 여기던 일들을 해도 아무 탈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때에는 이사 하는 것은 물론은 부엌, 문, 변소, 외양간고치기, 집 뜯어 고치기, ·울타리 안에서의 흙 파는 일, 울타리 돌담고치기, 나무 베기, 묘소 고쳐 쌓기 등 다양하지요. 평소에 이런 일들을 아무 때나 하면 동티가 나서 화를 입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이때 맘먹고 이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거리마다 오고가는 이삿짐을 볼 수 있으며, 복덕방도 문턱이 달 지경이었지요.

또 한국을 비롯한 동양에서는 겨울을 매듭짓는 절후로 보아, 대한의 마지막 날을 절분(節分)이라 하여 계절적 섣달그믐이라 여겼습니다. 그래서 이 날 밤을 해넘이라 하여, 콩을 방이나 마루에 뿌려 악귀를 쫓고 새해를 맞지요. 절분 다음날은 정월절(正月節)인 입춘의 시작일로, 이 날은 절월력(節月曆)의 새해 첫날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