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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인천의 일제강점기 일본주택 "화랑"으로 거듭나다

인천관동갤러리 개관과 인천 일식주택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안 보이는 곳에 신경을 쓰고 공을 들이는 것이 일식주택의 특징 입니다. 천장 판 위에 훌륭한 대들보가 그대로 들어나 있는데 이것을 의식해서 보면 매우 아름답습니다. 물론 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그런 의식을 안할 겁니다만...”

 이 말은 어제 30일 ‘인천관동갤러리(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 31번길 38)’ 개관식에 이은 첫 전시회인 “인천 일식주택 재생프로젝트” 과정을 설명한 도미이마사노리 (66살, 富井正憲,한양대 건축학과)교수의 말이다.

     

▲ 인사말을 하는 도다이코쿠 관장(왼쪽)과 남편 류은규 사진작가

이날 갤러리 개관을 축하해주러 온 관람객들은 그다지 넓지 않은 갤러리 1층을 가득메웠다. 입추의 여지 없이 모인 80여명은 앞으로 인천의 명소가 될 미술관 개관식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개관 기념식은 관장인 도다이쿠코 씨의 인사에 이어 한양대건축학과 이하리, 심단우 학생의 “인천 일식 주택 재생프로젝트”에 관한 발표가 있었다.

   
▲ 일식주택 리노베이션에 참여한 한양대 건축학과 이하리 양과 심단우 군의 발표

 

   
▲ 일식주택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이 개선된 일식주택 모형을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도미이마사노리 교수의 <바다를 건너 온 일식주택> 이란 주제의 강연이 이어졌다. 도미이 교수는 2시간 가까이 일본주택의 특징과 한국 내 소재한 일식주택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인천관동갤러리 건축이 갖는 특징을 참석자들에게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마치 갤러리 안은 건축학과 강의실 같은 분위기로 관객들은 생소한 일본주택에 대한 도미이 교수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 인천관동갤러리 복원과 일식주택 리노베이션에 관한 발표를 유창한 한국말로 설명하는 도미이마사노리 교수

이어 지난 일 년간 학생들이 인천 지역 내에 있는 일식주택 재생에 관한 연구 조형물 감상과 재생 복원된 일본식주택에 대한 모형 관람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1930년대 인기 영화감독으로 많은 작품을 발표한 시미즈히로시가 만든 문화영화 ‘경성’을 관람했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주영미 (53살, 주부, 서울 서초동) 씨는 “일제강점기 일식주택은 적산가옥이라해서 꺼려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한국인들에게 이런 인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인천에 남아있는 일식주택 재생 프로젝트 전시회에 와서 한때 적산가옥이었던 집을 재생하여 미술관으로 쓴다는 사실에 묘한 감정이 일었다. 그만큼 한국인의 식민지에 대한 기억은 곱지 않다. 그것은 가해국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일 것이다. 부디 이 미술관 건물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아픈 흔적이 한일 두 나라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지 않길 바란다.” 고 했다.

   
▲ 1935년 <대경성대관>에 나오는 인천 중구청 일대 일본인 주거지역. 사진에서 오른쪽 꼭대기 바로 아랫집이 인천관동미술관 집이다.

 또한 최민기 (68살, 전직 교사, 서울 성내동) 씨는 “일본 주택에 대한 도미이 교수의 상세한 설명이 흥미로웠다. 곳곳에 일본주택이 널려 있고 그곳이 어떤 변화를 거쳐 왔는가 하는 설명에 일본주택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다. 한국 내에 남아 있는 일식주택에 대한 한국인 건축가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고 하는 등 참석자들의 “일본 주택”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인천관동갤러리가 들어선 이곳은 1883년 인천개항과 더불어 건너온 일본인들의 주거지역으로 이들은 여기에 나가야(長屋, 연립주택)와 마치야(町屋, 상가주택)를 짓고 살았다. 특히 지금의 차이나타운이라고 부르는 인천 중구청 일대에는 당시 일본의 조계지였기에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했다.

   
▲ 개관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일식주택 복원 과정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현재 인천 중구청을 기준으로 청·일 조계지 경계 아래쪽이 옛 일본인 거리다. 이 일대 대부분 일본 주택은 주인이 바뀌면서 내부 구조를 한국식으로 바꾼 집이 많다. 다다미였던 방바닥은 온돌로 바뀌었고 장지문으로 방 구분을 했던 것은 벽으로 바뀌었다. 인천관동갤러리도 그런 집 가운데 하나로 이 집을 일본식 집의 원형에 가깝게 복원 작업을 해 준 사람은 한양대 건축학부 객원교수인 도미이 마사노리 교수와  한국의 목수들이다.

인천관동갤러리는 모두 2개동으로 되어 있으며 1층에는 빈티지숍으로 근대로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추억의 물건들을 전시하고 2층은 갤러리로 마련되어 있다. 이곳은 전시는 물론이고 각종 세미나와 소모임이 가능한 충분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 공용주차장에서 바라본 7~80년 된 일본 연립주택, 천일식당이라고 쓴 집의 왼쪽 2채가 관동갤러리 건물로 외관과 내부가 모두 바뀌었다 (아래 사진 참조).

   
  ▲ 1920년대 후반에 지어진 일본주택 외부 모습으로 이 두 집(화랑)을 포함해 6채가 나란히 연립형태로 남아 있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하여 일본식 주택을 구경한 참석자들은 앞으로 인천관동갤러리가 그림이나 사진전을 포함한 각종 세미나 등을 통해 이 지역의 중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개관전: '인천 일식주택 재생프로젝트' 전(展)

  2015.1.30~2.27 (개관 내의 금,토.일요일만 개관)

* 다음 전시: 3.1절 기획 여성독립운동가를기리는 ‘서간도에 들꽃 피다(시 이윤옥, 그림 한국화가 이무성’전 3월 1일 ~ 29일

* 문의 : 032-766-8660

*주소: 인천시 중구 신포로 31번길 38번지
 (지하철 동인천역에서 신포시장 쪽으로 15분 거리에 있다. 주변에는 전통시장인 '신포시장'과  차이나타운, 자유공원 등이 명소이며 아기자기한 까페촌으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