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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청년백범 4기 38명 대한민국임시정부 사적지를 가다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전국에서 모인 청년백범 4기 38명 대한민국 임시정부 사적지 순례단이 지난 1월23일~27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상해, 가흥, 해염, 항주, 진강, 남경에 있는 독립운동 사적지 답사를 다녀왔다.

중국내 독립운동 사적지 답사에 앞서 1월 10일 용산구 효창동에 위치한 백범기념관을 찾아 홍소연 전 백범기념관 자료실장의 안내로 전시물을 관람하였고 이어 백범 김구 선생의 묘소, 안중근,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 묘역과 이동녕, 차리석, 조성환 선생 등 임시정부 요원 묘역에 뫼절을 올렸다. 이번 순례단은 초등학생인 10대부터 올해 60대 되는 다양한 연령으로 구성되었으며 참가자들은 <백범일지>를 읽고 여행에 오르기로 다짐하였다.

 

   
▲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둘러 보는 순례단들

 첫날 상해에 도착해서 과거 프랑스 조계안에 있었던 보경리 임시정부 청사와 인근에 있는 중공 제1차 대회지, 김구선생과 가족들이 사셨던 장소를 둘러보았다. 이어 윤봉길 의사 폭탄투척 장소인 홍구공원 내 매헌 윤봉길기념관을 둘러보고 중국 현대문학의 상징인 노신의 묘를 찾아 가이드로부터 중국인들에게 왜 노신이 추앙받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2일째 답사단은 만국공묘를 찾아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이곳에 묻혔던 독립운동가들의 묘지석을 찾아 술을 따르고 뫼절을 올렸다. 임시정부 2대 대통령을 지낸 박은식 선생과 신한청년당을 조직하고 임시정부를 탄생시킨 신규식 선생, 그 밖에도 노백린, 김인전, 안태국 선생의 묘가 있었던 곳이었다.

   
▲ 송경령능원에는 독립지사들이 많이 묻힌 곳으로 순례단원은 신규식 선생의 묘지가 있던 자리에 눈물의 절을 올리고 있다.

 이곳에 묻혔던 분들 가운데 윤현진, 오영선, 연병환 애국지사의 유해는 고국으로 봉환되었으나 당시에 묻혔던 흔적을 남기기 위해 표석만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이곳은 만국공묘라고 하다가 현재는 1980년대 초 중국의 국모라 불리는 송경령 여사의 무덤이 조성되어 송경령능원으로 부르고 있다. 순례단은 송경령 묘에 들려 중국 역사를 휘두른 송경령, 송미령, 송애령의 송 씨 세 자매 이야기를 듣고 다음 장소로 향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세 자매가 얽혀 있다는 것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는 일일 것이다.

   
▲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가 있던 남경의 천녕사

 이어 순례단은 경항운하에 위치하고 있는 호수의 도시 가흥에 도착하였다. 이제 막 매화꽃을 터뜨린 매만가 김구 피난처와 임시정부요인 피난처를 돌아보았는데 김구선생을 장진구로 알고 생활했던 중국인 뱃사공 주예보와의 애틋한 이야기는 두고 두고 가슴에 남는 이야기다. 김구 선생을 잡아들이기 위한 일제의 엄청난 현상금이 걸린 상태에서 낮에는 작은 배에 몸을 숨겨야 했던 백범 선생의 기막힌 고난의 여정이 눈에 떠오르는 듯 순례단의 발길은 무거웠다. 김구 선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가흥은 지금 서울의 인사동처럼 잘 꾸며 이 지역을 찾는 이들을 반기고 있다.

 이어 호수와 산, 바다가 어우러진 남북호 풍경구에 자리잡은 김구 피난처 제청별서는 예전에 중국 상류층의 별장이었다. 윤봉길 폭탄투척 후 일제의 감시망을 피해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던 김구 선생을 숨겨주고 목숨을 보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 중국인들에게 새삼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 남경의 임시정부 유적지를 둘러 본 뒤에 남경의 명문인 남경대학을 둘러 보았다

 이날 저녁 순례단은 군영반점이라는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호텔에서 묵었는데 이곳은 임시정부 임시회의실로 사용되어 청태 제2여사라고 불리던 곳이다. 이 여관엔 그 시절 거울이 아직도 현관에 남아있다. 비록 시설은 낙후되었지만 김구선생과 임시정부 요원들이 이곳 어디선가 묵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불편함을 잊고 잠을 청했다.

 이어 항주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를 들렸고 이어 중국에서 세번째로 큰 호수로 제주도 만한 태호 부근을 지나 진강의 임시정부 사료관을 둘러 보았다. 이곳에서는 김구 선생께서 당시 연설했던 모형을 만들어 놓고 연설을 들었던 중국인들의 증언을 비디오로 틀어 주고 있었다.

순례단의 가슴에 강렬한 인상을 준 남경은 사적지가 많은 곳이다. 먼저 자금산 기슭에 자리잡은 항공열사공묘를 찾았는데 이곳에어는 상해사변부터 중일전쟁시기에 일본과 싸우다 전사한 공군묘지로 전상국, 김원형 두분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이어 손중산릉과 남경대학살기념관, 몽양 여운형 선생과 약산 김원봉 선생을 비롯한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수학했던 남경대학을 둘러 보았다.

 가는 곳마다 순례단은 나라를 잃고 구국정신을 실천하신 중국내 애국지사들의 발자취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을려고 애썼다. 특히 남경 교외에 있는 천녕사는 남경의 독립운동성지라고 할 만한 곳으로 이곳에는 약산 김원봉과 석정 윤세주 선생이 중심이 되어 만든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가 있던 곳으로 지금은 도교사원으로 마을에서 쓰고 있었다.

 기자는 중국내 독립운동 발자취를 찾아 나서고 있는 순례단을 안내하기 위해 수도 없이 드나들고 있지만 중국 땅 곳곳에 선열들이 흘린 피와 땀의 현장은 언제나 가슴 뭉클하다.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흔적은 곧 우리 겨레의 굴절된 흔적이며 살아 있는 근현대사의 교과서이다. 이번 순례단의 가슴 속에도 저 마다 하나의 별을 새겼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은 구국의 별로 승화한 선열들의 모습이며 영원히 꺼지지 않는 푸른빛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