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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첫닭이 울 무렵이면 다 빚어지는 고구려 술 “계명주”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644]

[한국문화신문= 김영조 기자]  계명주(鷄鳴酒)는 말 그대로 ‘황혼에 빚어 다음날 새벽닭이 울 때면 술이 다 익어 마실 수 있다’는 데서 이름이 붙여진 술로  ≪임원경제지≫, ≪유원총보≫에도 나오는 술입니다. 신라의 경주 교동법주, 백제의 한산 소곡주에 이어 고구려 술이 계명주라 할 수 있습니다. 평양지방에서 널리 알려진 전통주인 계명주는 고구려시대부터 즐겨마시던 술로 현재 기능보유자인 최옥근 명인은 시어머니로부터 제조법을 전수 받아 87년 ‘경기 무형문화재 1호’로 등록하여 명주를 빚고 있지요. 이 술은 96년 농림부의 ‘전통식품 명인 12호’로 지정되었고  최근에는 경기 우수 관광상품으로 뽑힌 술입니다.

계명주는 쌀을 주원료로 하는 일반 민속주와 달리 옥수수와 수수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특징인데 옥수수와 수수가루를 섞어 솥에서 60℃ 정도 불로 풀을 쑤고 엿기름을 넣어 25℃ 온도에서 삭힙니다. 그런 다음 죽이 맑아지기를 기다려 100℃ 이상 불로 끓여 식혜처럼 되면 누룩, 조청, 솔잎을 넣고 술독에 담은 뒤 28∼29℃ 온도에서 발효시키지요. 조청과 엿기름이 많이 들어가 ‘엿탁주’로도 불리는데 문헌에는 뒤끝이 개운하고 숙취가 없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 고구려술 <계명주>와 계명주 빚는 모습

전통주라고 하면 복분자, 안동소주, 문배주 따위의 익숙한 술도 있지만 계명주, 왕정양조, 이강주와 같이 이름만으로는 그 맛을 알 수 없는 술도 많습니다. 2009년 농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탁주, 약주, 청주, 과실주 등 전통주가 205가지에 이른다고 할 정도로 최근에는 전통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큽니다. 고구려의 맥을 잇는 계명주는 미국에도 수출의 길이 열려 미국인들도 한국의 계명주를 마실 수 있게 되었지요. 새벽닭이 울 무렵 술을 거르고 갓 거른 술 한 잔을 마셔봤으면 하는 술꾼들도 있을 법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