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개구리 폴짝 뛰어 오르면
발걸음이 빨라지는 저 엉덩이
풋풋한 봄 동 냄새 싱그럽고
어린 쑥 파르르 고개 내민다.
친구여! 벌건 얼굴 불붙었으니
홍매화 그렇게 울면서 진다.
위 시는 임인규 시인의 “우수” 일부입니다. 우수가 되니 “얼굴이 벌겋게 불붙은 홍매화는 그렇게 울면서 진다.”라고 노래합니다. 오늘은 24절기 둘째인 우수(雨水)입니다. 우수는 말 그대로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뜻인데 이때가 되면 추운 북쪽지방의 대동강물도 풀린다고 했지요. 아직 추위가 남아있지만 저 멀리 산모퉁이에는 마파람(남풍:南風)이 향긋한 봄내음을 안고 달려오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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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우수, 대동강물도 풀려 빨래하기 좋아(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
예부터 우수 때 나누는 인사에 "꽃샘잎샘에 집안이 두루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이 있으며 "꽃샘잎샘 추위에 반늙은이(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속담도 있지요. 이 꽃샘추위를 한자말로는 꽃 피는 것을 샘하여 아양을 떤다는 뜻을 담은 말로 화투연(花妬姸)이라고 합니다. 봄꽃이 피어나기 전 마지막 겨울 추위가 선뜻 물러나지 않겠다는 듯 앙탈을 부려보기도 하지만 봄은 이제 시골집 사립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꽁꽁 언 강물도 풀리듯 오늘 우수는 불편했던 이웃과 환하게 웃는 그런 날이 되기를 비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