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나례란 민가와 궁중에서, 음력 섣달 그믐날에 묵은해의 마귀와 사신을 쫓아내려고 베풀던 의식을 말하는데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에 ‘나례가’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시용향악보》는 향악의 악보를 기록한 악보집으로 1권 1책으로 되어 있지요. 향악(鄕樂)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하던 궁중음악의 한 갈래로, 삼국시대에 들어온 당나라 음악인 당악(唐樂)과 구별되는 한국고유의 음악을 말합니다.
《시용향악보》에는 악장을 비롯한 민요, 창작가사 따위의 악보가 실려 있는데, 그 가운데 악보가 있는 가사(歌詞)는 모두 26편이 실려 있습니다. 1장에 수록되어 있는 가사 가운데 「상저가」, 「유구곡」을 비롯한 16편은 다른 악보집에 전하지 않아 귀중한 고려가요 자료입니다. 서울 서대문구의 (재)아단문고에는 보물제551호로 지정( 1971.08.30)된 『시용향악보』가 있는데 만든 시기와 펴낸 사람을 알 수 없으나, 여러 정황으로 조선 중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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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 |
가사의 원형이 잘 보전되어 있는 이 책은 국문학연구와 민속학연구에 귀중한 새로운 자료로 평가받고 있으며 새로 발견된 16편에는 순 한문으로 된 「생가요량」, 한글로 된 「나례가」, 「상저가」 따위가 있고 「구천」, 「별대왕」과 같이 가사가 아닌 ‘리로노런나 로리라 리로런나’와 같은 여음(餘音)만으로 표기된 것도 있습니다. 가사의 원형이 잘 보전되어 있는 이 책은 국문학연구와 민속학연구에 귀중한 새로운 자료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