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오늘은 정월대보름으로 옛 풍속에는 대보름을 설처럼 여겼습니다. 이렇게 명절의 하나였던 정월대보름에 먹는 명절음식으로는 오곡밥과 갖은 나물, 약밥, 복쌈, 진채식, 귀밝이술 따위가 있지요. 약밥은 찹쌀에 밤, 대추, 꿀, 기름, 간장을 섞어서 함께 찐 뒤 잣을 고명으로 섞어 보기 좋게 내놓는데 지방에 따라 오곡밥, 잡곡밥, 찰밥, 농삿밥으로 대신하기도 합니다. 특히 한방에서 오곡밥은 오색이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오장육부를 조화시키고 각 체질에 맞는 음식이 골고루 섞여 있는 조화로운 음식이라고 하지요.
오곡밥 가운데 찹쌀은 소화기를 돕고 구토, 설사를 멎게 하며, 차조는 비위(脾胃)의 열을 제거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동시에 설사를 멎게 하며, 차수수는 몸의 습(濕)을 없애 주고 열을 내려 준다고 합니다. 또 콩은 오장을 보하고, 십이경락의 기혈 순환을 도우며, 팥은 오줌을 잘 누게 하여 부기, 갈증, 설사를 멎게 합니다. 그밖에 복쌈은 밥을 김이나 취나물, 배추잎 따위에 싸서 먹는 것을 말합니다.
이 복쌈은 여러 개를 만들어 그릇에 노적 쌓듯이 높이 쌓아 성주님께 올린 다음에 먹으면 복이 온다고 믿었지요. 또 진채식은 고사리, 버섯, 호박고지, 오이고지, 가지고지, 무시래기 등 햇볕에 말린 여러 가지 나물을 물에 잘 우려서 삶아 무쳐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고 한 해를 무사히 지나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정월대보름에는 꼭 귀밝이술을 마셨는데 ≪동국세시기≫에 "청주 한 잔을 데우지 않고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 이것을 귀밝이술이라 한다."라는 기록이 있지요. 또한 부럼을 깨는 것으로는 호두와 땅콩, 잣도 보름에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