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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말뚝이가 양반을 조롱하는 동래야류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973]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우리나라는 가면극이 여러 곳에 있는데 북쪽에는 함경도에 북청사자놀음이 있고 황해도에는 해서가면극 곧 강령, 은율, 봉산탈춤이 있습니다. 중부지역에는 양주별산대와 송파산대놀이가 있으며, 동해안쪽에는 강릉 관노가면극과 구룡포의 호탈굿놀이가, 또 안동에는 하회별신굿 탈놀이도 있지요. 남부지역에는 통영, 고성에 오광대 탈놀이가 있고, 부산 쪽에는 동래야류와 수영야류가 그것입니다.

이 가운데 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 동래야류는 그 역사가 200년이 훨씬 넘는다고 하지요. 그런데 부산 동래에 전승된 이 가면극에 “야류”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이 놀이가 주로 들판에서 놀아졌다고 하여 “야유(野遊)”가 되었고, 이 야유가 부르기 쉽도록 “야류”로 바뀐 것으로 봅니다. 그밖에도 이 놀이를 밤에 놀았다고 하여 야유(夜遊)라 불렀으며, 또 극의 내용이 말뚝이가 양반을 조롱한다고 하여 야유(揶揄)라 하기도 했고, 양반들이 백성들을 괴롭혔으므로 이를 응징하기 위해 쇠를 두드리듯 두들겨 주고 싶은 심정에서 야유(冶遊)라고 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 동래야류 가운데 말뚝이탈, 원양반탈, 큰문둥이탈(왼쪽부터)

   

                   ▲ 동래야류에서 말뚝이가 등장한다(문화재청)


동래야류의 첫째 문둥이마당은 문둥이탈을 쓴 두 사람이 나와 천추의 원한을 삭이지 못한 넋두리를 춤으로 드러냅니다. 조상이 행세께나 하는 양반이었는데, 지은 업보가 많아 후손이 문둥이가 되었다는 설정입니다. 둘째 양반마당은 수양반과 차양반 모양반 넷째양반 종가도령의 오광대와 말뚝이가 나와 재담을 벌이는데 특히 양반을 조롱하는 말뚝이는 춤사위가 아주 활달하고 마편을 흔들어대는 품이 아주 위협적이지요. 또한 양반들이 묻는 말에 상욕을 섞은 말을 하여 양반들이 곤욕을 치르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그밖에 셋째 영노마당이 있는데 영노란 반인반수의 가상의 동물이 양반을 잡아먹으려 대들어 양반이 죽을 고비를 당하는 내용입니다. 또 넷째 할미영감마당은 난봉이 난 영감이 할미를 버리고 방랑생활을 하다가 제대각시를 첩으로 만들어 집으로 돌아와 분란이 나는데 할미의 질투에 찬 투박한 춤사위와 기생출신인 제대각시의 나긋한 춤사위도 무척 대조적이며, 각시와 영감이 어울려 추는 춤도 볼만하지요. 갑갑한 세상에 말뚝이의 시원한 야유를 보러 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