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새벽 2시쯤 게르 밖으로 나와 보니 초저녁에 켜져 있던 거리의 가로등이 전부 꺼져있는데다 도시에 불빛이 없어, 하늘에 별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 카메라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별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밤공기가 무척 찬데 약간씩 날이 좋아지고 있다. 기온이 4도에서 19도로 우리나라 늦가을 날씨이나 낮에는 덥다. 식사 뒤 알탄(황금산) 오보를 등산하였다. 고도가 100m로 대평원에 섬처럼 우뚝 솟아 멀리서도 잘 보인다. 화산 분화구가 서쪽이 뚫려있는데 화산재 부석이 많은 것으로 보아 화산 분화 시기가 오래된 것 같지는 않다. 분화구 위에 설치된 오보는 몽골 대표적인 오보 축제를 하는 장소로 신성시하는 탓에 여자는 올라갈 수 없어서 야자들은 주차장에 모여있다. 이들이 정한 사회 규정이니 여자분들과 답사 올 때는 주의해야 한다. 오보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현지인의 모습을 보았다. 알탄산에서 내려와 솜(우리의 군에 해당)에서 10km 떨어진 강가호로 백조 보호구역을 찾았다.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기 전 이곳 호수에서 잠시 머물다 날아간다고 한다. 호수에는 백조 무리가 날갯짓으로 군무를 춘다. 호숫가에 노래하는 샘이 있는데, 노래를 부르면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5일 차 2022년 9월 22일) 이동 거리 220km 새벽 5시에 텐트에서 나와 하늘을 보니 초승달이 떠 있어 날이 좋아지려나 했는데, 다시 잠들었다가 일어나 보니 눈이 엄청나게 내린다. 텐트 밖 세상은 첫눈으로 온통 설국이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기온이 0도이나. 체감 온도는 영하 2~3도 정도로 춥다. 아침 먹고 출발하였다. 바람 속도를 재보니 15~30m/s로 눈이 수평으로 내려 눈을 뜰 수 없다. 멀리서 소 떼와 말을 탄 목동이 온다. 세찬 눈을 맞고 오는 목동이 안쓰럽다. 자신의 추위보다 소를 먹이기 위하여 눈보라를 헤치고 묵묵히 소의 뒤를 따라간다. 잠시 만나서 인사하였다. 한참을 달리니 휴화산(?)이 수십 개가 보이며 대평원에서 구릉 산지 지대로 진입하며 약간씩 고도를 올린다. 눈이 많이 와 멀리 볼 수 없어 지형 파악에 어려움이 많다. 온종일 달려도 지나가는 차 한 대도 볼 수 없다. 대평원에서 땅속으로 쑥 들어가 있는 탈인아고이(초원 동굴)을 찾았다. 굴속에 들어가 보니 용암동굴로 규모는 작으나 이 지역이 화산지대임을 증명하는 곳이다. 인근 관광 캠프장을 보니 인적 없이 쓸쓸해 보인다. <호르깅혼디 Khu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4일 차 2022년 9월 21일] 이동 거리 378km 오랜만에 둥근 돔 형태의 글램핑 시설에 침대, 에어컨, 냉장고, 식탁, 따뜻한 물, 샤워까지 할 수 있는 곳에서 하룻밤을 잤다. 밤새 바람 소리, 파도 소리에 몇 번이나 깼다. 새벽 2시경 밖에 나와 보니 가로등을 켜놓아 별을 볼 수 없다. 아침에 호숫가를 산책하며 파도에 밀려온 진주조개 50여 개를 호수에 던져 주었다. 주방 아주머니가 메기를 손질하여 가져왔다. 요리할 시간과 재료가 없어 매운탕을 끓일 수 없다. 들기름에 볶아서 고추장을 발라 먹었다. 보이르호에서 메기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이번 답사 중 할힌골강에서 낚시 체험을 하려고 간단한 낚시채비를 한국에서 준비해 왔고, 지렁이 미끼를 울란바토르에서 2만 투그릭(한화 약 8,000원)을 주고 사서 왔는데 낚시할 시간이 없다. 실제 팔뚝만 한 메기가 잡힌다고 한다. 내년에 낚시팀을 만들어 와야겠다. 캠프장을 출발하여 보이르호를 끼고 유전지대로 가는 포장도로를 찾는데, 키 큰 잘피 종류의 잡초가 1m 정도 자라서, 주변을 둘러보아도 온통 같은 풍경이라 포장도로를 찾을 수 없다. 남서쪽으로 초원을 질러가면 도로와 마주치기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여행 2일 차] (2일 차 이동 거리: 총 660km, 포장 250km 비포장 408km) 9월 19일 17시에 초이발산시를 출발하여 경치 좋은 산기슭에서 야영하려고 출발하였다. 한 시간쯤 달려왔는데. 저리거 씨가 차량에 기름을 가득 채운다는 것을 잊고 출발하여, 다시 초이발산시로 돌아와 기름을 채우고 할힌골 솜으로 출발하니 벌써 해가 진다. 초이발산시에서 자고 내일 가자고 하니 100km라도 더 가서 야영하자고 하여 야간 운행을 한다. 고도가 780m에서 600m로 내려가는 지형이 200여 킬로 이어지더니, 다시 780m로 고도가 올리는데 평원이 늪지대처럼 갈대류의 식생으로 빼곡히 자라 텐트 칠 자리가 없다. 할힌골 솜까지 비포장도로 340km인데, 강이 없는 평원이라 척박하여 할힌골 솜까지 마을이 없는 이유를 알겠다. 가는 길에 유전 펌프를 볼 수 있었다. 밤하늘의 화려한 별빛 쇼를 보면서 칠흑 같은 비포장도로를 달려 9월 20일 새벽 3시 할힌골 솜에 도착하였다. 10시간 동안 야간 운전으로 초원을 건너왔다. 실제 거리 340km인데 중간에 마을이나 도시가 하나도 없다. 중간에 여러 번 길을 헤매고 돌고 돌아가는 길이 무지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인원: 안동립, 오문수, 저리거(안내), (이동 거리: 3,300km) 답사 일정: 2022년 9월 18일(일) ~ 9월 27일(화) [9박 10박] 고(옛)조선유적답사회는 2022년 가을 답사로 유목민의 나라 몽골(Mongolia)로 찾아갔다. 그곳에는 수만 년 대자연의 역사를 간직한 거칠고 황량한 땅, 고비사막이 있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흙먼지 속에서도 거침없이 달리며, 광활한 대지와 자연의 감동, 별과 은하수가 쏟아지는 몽골의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모습을 만나러 동몽골로 떠났다. 그곳에서 답사자는 우리 민족의 기원 ‘코리 석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편집자 말> [1, 2일 차 20220918~19일] 1일 차 이동 거리 430km 지난 6월에 남고비 답사에 이어 9월 동몽골 보이르호 지역 답사하러 몽골에 왔다. 이번 여행이 몽골 9차 답사이다. 저리거 사장과 3개월 만에 만나니 반갑다. 11시 20분 칭기즈칸 공항에서 동몽골 가는 길로 접어드니 2차선 좁은 도로에 차량이 많아 약간 정체다. 도로 주변 가로수에 노란 물이 들기 시작하고 주변에 건물이 늘어나 답사 올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카라코룸에서 울란바토르로 돌아가는 날이다. 이 단장이 탁본 뜰 곳에 데려다 달라하였지만 일정상 갈 수 없어서 다음 답사 때 탁본을 할 것을 권하였다. 끝없는 평원을 달리며 사방이 탁 트인 초원과 사막의 멋진 풍광이 차창을 스쳤다. 풍광이 좋은 장소에서 적당히 쉬면서 가야 한다. 대평원을 달리다 보니 지형의 변화가 없어 졸음운전이 걱정되지만 수도권 주변의 차량 정체가 심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가야 한다. 5시 이전에 울란바토르에 도착 하였다. 시내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보야지 호텔에 들어와 거울을 보니 수염도 깍지 못하고 입술이 터지고 목이 쉬어 몰골이 엉망이었다. 긴 여정을 마치고 울란바토르에 돌아오니 긴장이 풀려 침대에 눕자마자 쓰러져 잤다. 귀국 날 아침 일찍 울란바토르 시내 관광을 하기 위하여 수흐바타르 광장으로 갔다. 정부청사 건물 가운데는 세계를 정복하였던 칭기즈칸의 동상이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맑고 청명한 하늘과 많은 사람이 광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덥지만 상쾌하였다. 정부청사 지하에 있는 화랑에 들어가 구경하고 국립역사박물관, 복드칸 왕궁, 간등사, 이태준기념관에서 참배하고 바쁘게 시내 관광을 하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게르에서 나와 호수를 바라보니 강렬한 햇살이 비춰 하늘과 호수의 색이 코발트 불루로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시간이 있으면 호수 주변 휴양 게르에 며칠간 쉬고 싶은 곳이다. 아쉽지만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섰다. (*테르한차강노르 White lake 호수는 화산 활동에 의하여 생긴 자연호수로, 길이 16km 폭 4~10km로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천상 호수이다.) 호수 주변 관광으로 작은 용암굴(탄생 굴)과 인근 호르고 화산을 찾아 두 시간 정도 트레킹을 하였다. 이 화산은 사화산으로 해발 2,240m, 분화구 지름 200m, 깊이 100m로 화산이 지금이라도 폭발할 것 같아 장관을 이룬다. 타리하트 마을까지 나오는 길에 돌이 많아 몸살이 날 정도로 온몸을 흔들어 댄다. 포장길로 나와 30km 달려 도로변에 있는 촐루트 협곡에 갔다. 대평원에서 강물에 의한 협곡이 생기는 과정이 한눈에 보인다. 지형학 사전을 보는 것 같았다. 일부 회원들이 서둘러 가자고 성화다. 장거리 운행 시 답사 대장은 모두의 안전을 위하여 서두르지 말아야 하며, 운전사들의 충분한 휴식을 위하여 운전사들이 대장의 눈치를 보지 않게 경관이 좋은 곳에서 차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답사 기간이 길어지니 오늘이 며칠, 몇 시인지 시간관념이 희미해졌다. 해 뜨면 일어나고 해지면 자리를 깔고 잠을 자니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사니 즐겁고 행복한 나날이었다. 텐트에 비치는 햇살에 눈을 뜨니 모두 일어나 분주하게 아침준비를 한다. 굶주린 독수리가 무리를 지어 우리 야영장 주변을 맴돌았다. 사람은 사람대로 동물은 동물대로 자기의 위치에서 살아가니 초원의 시간은 평화롭게 흘러갔다. 주변 정리를 깨끗이 하고 출발하였다. 30여 분 달려 텔멍까지 가니 포장길이 나타났다. 4년 사이에 도로포장 공사를 했다니 깜짝 놀랐다. 몇 년 안에 울리아스타이시까지 포장이 될 것 같다. 이 구간에 제일 큰 대형 돌무지무덤(적석총)과 사슴돌 비석을 답사하고 토손쳉걸 마을 강가에서 점심을 먹는데, 4호차 운전사인 자야 씨의 고향 마을로 옛 친구가 우연히 강가에 나왔다가 반가워했다. 몽골의 고갯길은 눈이 많이 오는 겨울에 결빙을 막기 위하여 비포장으로 두어 사고를 방지한다고 한다. 생활의 슬기로움인 것 같다. 솔롱고티얀 고개를 넘어 한가이 산맥 북쪽 평원으로 내려왔는데 도로 오른쪽 멀리에 작은 비석이 하나 보여 차를 세우고 조사를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며칠째 이어지는 비포장 길과 건조한 날씨 척박한 환경에 모두 피곤해 하였다. 필자도 목이 쉬고 입술이 터져 엉망이지만 오늘도 만만치 않은 길을 나섰다. 울리아스타이시는 훈족 우현왕의 옛도읍으로, 첩첩산중 사막에 위치하여 접근조차 하기 어려운 곳이다. 숙소 앞에 있는 시립박물관에서 이 지역에 살았던 유목민의 삶과 역사를 배우고, 어텅겅텡게르산(4,021m Otgontenger uul) 가는 길에 있는 다얀산(2,750m) 천제단을 찾아서 출발하였다. 만년설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의 수량이 많아, 하천 주변으로 게르와 양 떼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천제단의 위치는 산상 호수 2개의 가운데 산 꼭대기에 있는데 이정표가 없어 위쪽 호수까지 가서 주민에게 물어보니, 아래쪽 호수 뒤쪽으로 진입하여야 한다고 알려줬다. 다양산 꼭대기로 오르는 길 아래에 차를 세우고 바라보니 제주도 오름처럼 식생 한계선으로 가까이 보이지만 2시간 정도 산행을 하여야 오를 수 있는 큰 산이다. 발아래는 솜다리 꽃(에델바이스)과 이름 모를 꽃이 만발하였다. 가까워 보이는 산이지만 천천히 올라야 했다. 여러 곳에 성혈(선사시대 유적에서 확인되는 바위에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아침에 일어나니 햇살이 강렬하게 비춰 상쾌한 아침이었다. 일부 답사단이 새벽에 등산을 하였고 나머지 대원은 여유 있게 출발 채비를 하였다. 알타이산이 거대하게 펼쳐진 하삭트하르항 산이 아름답게 펼쳐진 한 폭의 그림 같은 언덕 게르에서 야크를 키우며 살아가는 집을 찾았다. 4년 전에 방문하였는데 살던 할아버지는 앞에 보이는 게르에서 살고, 아들 내외가 살고 있었다. 게르에 방문하니 아기 둘과 아주머니가 있다. 아주머니는 어름(야크 젖 치즈)과 빵을 대접하면서 수태차를 끓이는 작고 협소한 게르에 2~30여 명이 들어가 풍성한 대접을 받았다. 연속 3일째 이어지는 비포장길로 어려움이 예상되었다. 타이시르까지 가는 길은 지도상에 나타나지 않아 걱정하였는데, 막상 진입하니 길이 희미하고 험하지만 통과하기에는 무난하였다. 가는 길에 자우항강 줄기가 가늘게 나타났다. 이 강은 한가이산 서부에서 발원하여 울리아스타이를 거처 몽골 서부 저지대 하이어가스 호수(둘레 240km)로 흘러든다. 강의 유로 연장 540km나 되는 큰 강인데, 가뭄으로 가는 물줄기를 형성하면서 흐렸다. 쉴루스테로 가는 길은 타이시르에서 65km로 고비사막을 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