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우리가 '새털구름'이나 '비늘구름'처럼 하늘 높은 곳에 뜬 엷은 구름을 바라볼 때, 그 구름을 이루는 작은 조각조각의 모양을 눈여겨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떨 때는 물결 같고 어떨 때는 비늘 같지만, 또 어떨 때는 마치 하얀 솜을 조금씩 뜯어 흩어놓은 듯, 또 작은 꽃송이나 풀씨가 뭉쳐 날아다니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바로 이처럼 앙증맞고 귀여운 구름의 모양을 가리키는, '송이구름'입니다. '송이구름'은 그 이름에서 '꽃 한 송이', '버섯 한 송이' 할 때의 그 '송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주 커다란 덩어리가 아니라, 작고 오밀조밀하게 뭉쳐 있는 모양새를 가리키는 말이지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송이구름'을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작은 꽃술 또는 잡풀 같은 모양을 한 구름 덩어리. 주로 권운, 권적운, 고적운 따위에 나타난다. 풀이를 살펴보면, '송이구름'은 뭉게구름처럼 하나의 커다란 구름을 뜻하기보다는, 하늘 높은 곳에 뜨는 엷은 구름들(새털구름, 비늘구름, 높쌘구름 따위)을 이루는 작은 덩어리들의 '모양'을 가리키는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모양이 꼭 작은 꽃술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부안 격포리 페퍼라이트」, 「부안 도청리 솔섬 응회암 내 구상구조」를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였다. 「부안 격포리 페퍼라이트」는 변산반도 서쪽 끝에 있는 적벽강 해안가 절벽을 따라 상부의 곰소유문암층(화산암층)과 하부의 격포리층(퇴적암층) 경계 사이에 두께 약 1m 안팎의 층이다. 페퍼라이트(peperite)는 화산암과 퇴적암이 파편처럼 한데 섞인 암석을 말한다. 뜨거운 용암이 물 또는 습기를 머금고 아직 굳지 않은 퇴적물을 지나가면, 용암의 열기로 퇴적물 내 수분이 끓어오르고 수증기가 폭발하면서 퇴적물과 용암이 뒤섞이고 굳어져 만들어지는데, 그 모습이 마치 후추(pepper)를 뿌린 것 같이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지역은 페퍼라이트의 전형적인 특징과 형성과정을 보여주는 구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일반적으로 암석 경계를 따라 얇은 띠 형태로 생성되는 페퍼라이트와는 달리 국내에는 보기 드물게 두꺼운 규모로 산출되어 지질유산으로서의 값어치가 크다. 함께 지정되는 「부안 도청리 솔섬 응회암 내 구상구조」는 부안군 변산변 소재지로부터 남서쪽으로 6km 지점의 수락마을 앞바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김우진 희곡 친필원고」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서유견문 필사 교정본」을 등록 예고하였다. 이번에 등록되는 「김우진 희곡 친필원고」는 근대 희곡에 큰 영향을 미친 김우진 작가의 대표 희곡인 「두덕이 시인의 환멸」, 「이영녀」, 「난파」, 「산돼지」까지 모두 4편으로 한국 문학사와 공연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값어치를 지닌 자료다. <두덕이 시인의 환멸(두덕이 詩人의 幻滅)>은 식민지 시대 자기모순과 가치관의 혼란을 지닌 개화지식인의 내면풍경을 신랄하게 비판한 풍자극이다. <이영녀(李永女)>는 식민지 조선 하층 여성의 고단한 삶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1910년대의 신파극이나 서구지향적ㆍ계몽적ㆍ교훈적 특성을 보인 1920년대의 신극을 극복하려고 노력한 작품이다. <난파(難破)>는 전통과 근대라는 상반된 가치관이 충돌하는 과정을 담아낸 작품으로, 한국 근대 희곡사에서 서구(독일) 표현주의극을 수용, 재창조한 실험성이 인정되는 희곡이다. <산돼지(山돼지)>는 무기력한 자아의 생명력 회복을 다룬 작품으로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자연주의, 상징주의, 표현주의 등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11월 1일 자 SBS에는, “서울시 ‘종묘에 대해 세계유산영향평가 안 받겠다’ 의견 전달”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종묘 일대의 세계유산 영향평가를 서울시가 받지 않겠다고 결정했으며, 이러한 취지의 내용을 국가유산청에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자는 내용이다. 이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이 종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우려를 담은 제3자 민원 내용에 대한 서울시 보고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회신(‘24.6.27)한 바 있이었고, 이에 유네스코는 서울시 보고서를 검토한 뒤 외교 문서를 통해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이 종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며, 세운재정비촉진계획 전체에 대한 유산영향평가 할 것을 요청한 공문이 국가유산청에 접수(‘25.3.12)됐으며, 국가유산청은 이 원본 문서와 함께 권고사항을 조치하라는 공문을 서울시에 보낸 바 있다고 밝혔다. (‘25.4.7, 1차 요청) 이후, 국가유산청은 원본 문서의 주요 내용을 짚어주었으며(‘25.5.28. 2차 요청), 권고사항 대응을 재차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25.9.24, 3차 요청), 이후 서울시로부터 영향평가와 관련한 회신을 받은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황성운)은 11월 5일(수), 국립국악원 국악누리동 대회의실에서 ‘2025 국악 디지털 음원 활용 창작 공모전’ 시상식을 열었다. ‘국악 디지털 음원 활용 창작 공모전’은 국악 디지털 음원 활용 촉진을 위해 2021년부터 해마다 연 공모전으로, 국악 디지털 음원에 관한 관심이 꾸준히 늘어 올해는 모두 44곡이 접수되었다. 1천여 명의 대중평가와 6명의 전문가 심사를 거쳐 10곡의 수상작이 뽑혔으며 수상자에게는 국립국악원장상과 부상을 주었다. 대상에 뽑힌 김관우의 ‘흥! 부자 흥부’는 다양한 국악 디지털 음원의 활용을 통해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성으로 흥보가를 재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수상에는 장나래ㆍ조한듬의 ‘업고놀자’, 박혜원의 ‘아이고 아버지’가 뽑혔으며, 장려상으로는 이찬희의 ‘소리굿’, 서주원의 ‘Thanksgiving’, 정상헌의 ‘상사’, 허준혁의 ‘여봐라 보태평 틀어보거라’, 정영환의 ‘Mirage’ 함승철의 ‘신어화가’, 박건우의 ‘사물테크 조선’이 수상의 영광을 함께했다. 황성운 국립국악원장 직무대리는 “5회째를 맞은 이번 공모전은 수상작들의 완성도가 매우 높고 창작자마다 뚜렷한 개성이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14살 남장 소녀 금원의 금강산 여행기를 보면 문득 문득 그 묘사력과 관찰, 그리고 인문적 소양에 놀라게 된다. 1830년 곧 지금으로부터 195년 전 그녀가 기록한 금강선의 봄날 정경이다. 길을 돌아 수미탑으로 갔다. 수미봉 아래에 있는 탑은 마치 흰 비단과 검은 비단을 하나하나 쌓아서 허공중에 높이 꽂아놓은 것 같다. 앞에는 고르고 판판한 바위 위로 폭포수가 흐르고 얼음과 눈이 아직도 남아 있다. 정양사(正陽寺, 내금강 표훈사 북쪽에 있는 절)에 도착해 혈성루에 오른다. 이는 절의 문루(門樓)인데 내산의 진면목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방으로 시야가 트이고 가로막는 게 없으니, 만이천봉이 뚜렷이 눈 아래 펼쳐져 있다. 어떤 것은 흰 눈을 쌓아놓은 것 같고, 어떤 것은 부처가 앉아 있는 것 같고, 어떤 것은 머리를 올려 꾸민 것 같고, 어떤 것은 칼로 뚫어 놓은 것 같고, 어떤 것은 연꽃 송이 같고, 어떤 것은 파초잎 같은데, 하나는 손을 맞잡고 또 하나는 절을 하고, 하나는 옆으로 또 하나는 위로, 일어서기도 하고 웅크리기고 있기도 하고 그 천만 가지 모습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남쪽은 장경봉, 관음봉 아래 지장봉, 석가봉이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가 세움 열 돌을 맞아 이를 기리는 자리이자 ‘토박이말 노래 누가 누가 잘하나’가 세 돌을 맞아 함께 뜻깊은 잔치를 열었다.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으뜸빛 강병환)와 경상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이 함께 마련하고 경상남도, 경상국립대학교, 경상남도의회, 진주시, 진주교육지원청, 진주시의회와 여러 일터의 도움을 받아 지난 11월 8일 낮 2시 30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대강당에서 펼쳐졌다. 전국에서 예선을 거쳐 올라온 열 모둠(열개 팀)이 치룬 열매뽑기(결선)이었다. 잔치를 열기 앞서 여는 마당으로 ‘말꽃이 피다’ 음악극이 펼쳐졌는데 하춘란 배우, 정가온 배우와 함께 가야금 이명옥, 바이올린 김예지님이 함께해 음악과 극이 멋지게 어우러졌다. 이어 토박이말바라기 세움 열 돌을 기리는 기림치레(기념식)에서 강병환 으뜸빛은 토박이말바라기를 세우는 데 뜻을 함께했던 마름빛(이사)들과 자리를 빛내 주러 오신 손님들을 소개하고 잔치에 함께한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운 말을 전했다. 이어 토박이말바라기가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뜻으로 안순화 마름빛(이사)가 나아짐돈(발전기금) 100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조선왕조실록>에 풍운뢰우(風雲雷雨)는 87번이나 등장한다. 이후 문장은 기우제나 산천제와 연결되는 문장이다. * (풍운뢰우제에 쓸 향과 축문을 전하다) 임금이 풍운뢰우제(風雲雷雨祭)에 쓸 향과 축문을 친히 전하였다. (⟪세종실록⟫6/2/3) ‘기우제(祈雨祭)’란 낱말은 모두 822건 등장하는데 세종 때 92건, 숙종ㆍ영조 때도 90여 건이 된다. 세종 때 가뭄이 심한 탓도 있었겠지만 단지 비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에 대비한 간척, 저수지, 수로 문제 등 여러 일과 연결되어 있으며, 세종 때 농사에 관해 관심이 컸다는 방증도 되겠다. 세종 때를 중심으로 비에 관한 기사들을 보자. * (풍우 재앙이 심한 영춘ㆍ단양에 조세를 면제하다) 충청도 도관찰사 이종선(李種善)이 계하기를, "영춘(永春)ㆍ단양(丹陽)에 풍우(風雨)의 재앙이 다른 고을보다 배나 되어, 손실(損失)이 8, 9분에 이르렀으니, 원하옵건대, 금년 조세(租稅)는 한 섬[石] 이하의 것은 면제하여 주기를 비옵나이다." 하여, 그대로 따랐다. (⟪세종실록⟫4/10/5) * (장마가 계속될 것 같아 밀·보리가 성숙하는 대로 재촉하여 베게 하다) 경기 감사에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2024.9.15. 시행)에 따라 문화유산위원회(근현대분과 소위원회)가 최초의 예비문화유산 10건에 대한 선정안을 가결하였다고 밝혔다. 예비문화유산은 건설ㆍ제작ㆍ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은 근현대문화유산 가운데 장래 등록문화유산으로서 보존 값어치가 높은 것을 뽑아 훼손ㆍ멸실을 막고, 지역사회 미래 문화자원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이번 가결된 10건에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순간과 인물, 사건, 이야기가 담긴 중요 유물들이 포함되었다.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메달 및 증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과 동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특히 남북 평화와 화해를 위해 노력한 업적을 인정받아 2000년 한국인 처음으로 받은 노벨평화상 메달과 증서로 역사적 값어치가 크다.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는 <무소유>의 저자 법정스님이 1975년 송광사 불일암(佛日庵)을 지은 뒤, 이듬해 땔나무를 이용해 직접 제작하여 수행 시 사용한 의자이다. ‘빠삐용’이라는 명칭은 영화 <빠삐용>에서 주인공이 외딴섬에 갇혀 인생을 낭비한 것에 비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오는 11월 18일(화) 저녁 7시 30분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2025 윤성주 춤 아카데미 시범공연 『화(華)·접(蝶)』 > 무대가 마련된다. 이번 공연은 스승 윤성주의 작품을 통해 본 춤 세계와 예술적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제자들의 염원을 담아 <윤성주 춤 아카데미> 대표 민정희를 주축으로 김진아, 조은주, 김희원, 이영은, 성예진, 제지나, 강채연이 함께 무대를 준비한다. 2025 시범공연 『화(華)·접(蝶)』은 윤성주 춤의 지향과 방법론을 다듬는 시간이다. 그녀의 춤의 지향은 산조와 맞닿아 있다. 장단의 틀과 격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의 선율이 노닐 듯 자유로움과 즉흥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다. 이번 시범공연에서는 윤성주의 춤을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코드를 먼저 만나본다. 그녀의 춤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스승 최현의 <비상(飛翔)>, 춤의 형식미를 탐구하는 <시나위 본체(本體)>, 즉흥의 응집체 <풍류지혼(風流之魂)>과 <살풀이>, 산조의 형식미와 즉흥성을 탐색한 <월하(月霞)>, <화(華)·접(蝶)>이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