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12월 14일부터 내년(2025) 3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12길 83. ‘대학로아트원씨어터’에서는 연극 <로미오 앤 줄리>가 열리고 있다. 영국 웨일즈 출신 작가게리오웬 신작, <로미오 앤 줄리>의 국내 초연 무대! 사회 시스템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묵직한 질문 사이, 냉철하지만 특유의 따뜻한 시선을 가진, 현시대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게리 오웬의 신작을 본다. 여전히 사랑받는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을 새로운 시각으로 만나는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이다. 두 젊은 남녀의 사랑과 그를 가로막는 비극적인 운명,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 넘을 수 없는 장벽들 아래 소용돌이치는 삶의 한가운데서도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아름다움과 뜨겁게 타오르는 분노를 담은 이야기다. 출연진으로는 로미 역에 유현석ㆍ정휘ㆍ홍승안(이중 배역), 줄리 역에 정우연ㆍ김주연ㆍ홍나영(이중 배역), 바브 역에 박주연ㆍ양서빈(이중 배역), 콜 역에 견민성ㆍ박성현(이중 배역), 캐스 역에 황현빈ㆍ조한나(이중 배역)가 무대에 오른다. 제작진에는 프로듀서 고강민, 작 게리 오웬(Gary Owen
[우리문화신문=류리수 기자] 지난 기사에서는 구로베의 고열터널에서 공사 중에 다이너마이트가 자연폭발 해서 몸이 흩어지고, 괴력의 눈사태로 인해 숙소 채로 내동댕이쳐져 몸이 찢겨 죽은 조선인들에 대해 얘기했다. 최근 구로베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일본은 일찌감치 조선인의 흔적을 지워나갔고 일본인의 손으로 자연을 이겨낸 문화유산이라고 당당하게 자랑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구로베에서 이렇게 고통 속에 죽어간 조선인들의 기록이 지워져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 또한 극히 일부이지만 조선인들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해 온 일본인도 함께 조명해 보겠다. 기록소설 《고열터널》이 지운 ‘조선인’, 그리고 역사에서 삭제된 ‘조선인’ 요시무라 아키라(吉村昭)는 구로베의 제3발전소 공사를 조사하고 증언을 살려서 소설 《고열터널(高熱隧道)》을 썼다. 이 소설에서는 일하는 사람을 기술자, 인부장, 인부 이렇게 셋으로 나누면서 터널에서 참혹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인부’라는 말로 뭉뚱그려서 칭했을 뿐 한 번도 ‘조선인’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 까닭을 대담에서 다음과 같이 변명했다. “이 공사에 종사한 노동자의 절반 이상은 조선사람인데, 강인한 체력을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동양사회가 고대 이래로 사용해 온 태음력은 농사력으로 적합지 않았기에 일찍이 황허강 유역의 농민집단이 태양력의 일종인 “절기의 역법”을 그간 사용해 온 음력에 추가해 사용하게 된다. 이 역법은 일 년, 365.24일을 춘분과 추분을 분기점으로 24절(節:마디)로 나누되 절기 서이 평균 일수가 15,22일임을 참고하여 절의 실제 일수는 15일이나 16일로 하였다. 각 절에는 그 시기에 해야 하는 농사일을 연상시키는 이름을 붙였으며 한 절에는 같은 기(氣)가 지속된다는 뜻으로 절기라고 불렀다. 절기의 역법은 태양력이라 역법에 표시된 시간으로 계절을 정확히 가름할 수 있어서 농사력으로 적합하였다. 절기는 일정한 기간을 말하는 것이니 시작하는 시점이 있을 것이다. 이 시점을 절입시점 또는 절입이라고 한다. 어느 절입이든 그때의 태양을 기준으로 한 지구의 천문상 위치는 항상 같다. 그러나 지구 표면에서 볼 때 해 뜨는 시각은 그 경도에 따라 달라진다. 곧 태양계의 천문 상 지구 위치가 같은 때라도 지구 표면상 경도에 따라 절입시점이 달라진다. 또한 한 해가 365.242196일이니 같은 경도라 해도 해마다 대략 6시간가량 늦어진다. 이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지난 11월 26일부터 내년(2025) 2월 23일까지 경기 여주시 신륵사길 6-12. ‘여주박물관’에서는 연계전시 <강신영 조각전 - 나무가 된 쇠>가 열리고 있다. 전시가 열리는 여주박물관 바깥 수(水)공간은 겨울철 물이 비워지며 고즈넉한 여백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남한강(여강)의 잔잔한 정취를 품은 이 공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져 강신영 작가의 작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완성된 작가의 작품은 차가운 금속 표면에 하늘과 주변 환경을 비추며 유려한 조각적 언어를 만들어 낸다. 고정된 형태를 넘어 자연과 교감하는 그의 작품은 남한강의 고요함과 조화를 이루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역동적인 에너지를 선사할 것이다. 관람시각은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며, 매주 월요일과 1월1일, 설 당일은 쉰다. 전시관람료는 없으며, 더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과 유선전화(031-887-2630)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2’가 지난 12월 26일 공개됐다. ‘오징어게임2’ 개봉에 발맞춰 ‘오징어놀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같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디지털 공간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지역N문화’ 누리집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회장 김대진, 아래 연합회)는 ‘오징어게임2’의 공개와 함께 ‘지역N문화(www.nculture.org)’ 포털이 재조명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연합회는 ‘지역N문화’ 포털 누리집을 통해 각 지방문화원 향토자료와 지역의 특색이 담긴 1만 1,000여 건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N문화’ 포털의 주제이야기(테마스토리) ‘생활과 민속’ 꼭지에서 지역놀이 마당을 누르면 ‘오징어게임’ 드라마에 등장한 민속놀이인 ‘오징어게임’과 ‘구슬치기’를 포함해 대한민국의 지역별 다양한 전통놀이 350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또한 강원도 영월에서 산간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정월대보름에 행해지던 ‘영월칡줄다리기’에 대한 유래와 방식 등도 삽화와 함께 자세히 소개돼 있다. ‘오징어게임’의 인기 덕분에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다양한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부산광역시 수영구(구청장 강성태)는 오는 31일,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를 맞아 특별한 뱀 조형물을 광안리 해변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푸른 뱀 조형물은 이전 광안리 새해 조형물(2021년 소, 2022년 흑호, 2023년 흑토끼, 2024년 청룡)이 실사 형태로 설치된 것과 달리 호불호가 적은 귀여운 캐릭터로 제작된다. 그 규모는 높이 2m, 길이 4m로 뱀의 몸통이 벤치가 되도록 디자인해, 광안리 해변을 찾은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앉아 겨울 바다의 정취를 만끽하며 인생샷을 찍을 수 있게 조성한다. 또한 연중 전시되는 청뱀 조형물에 '수영구 개청 30돌'을 기념한 사계절 소품을 활용해 계절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겨울에는 귀마개와 목도리, 봄은 화관, 여름은 모자와 색안경, 가을에는 단풍머리띠를 한 깜찍하고 친근한 푸른 뱀의 모습은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이색 사진마당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푸른 뱀 조형물과 함께 빛터널, 소망탑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빛터널은 기존 터널 형태에서 벗어나 '하트모양 터널'로 새롭게 단장하고, 새해 소망 성취를 염원하는 소망카드를 소망탑에 달 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갑진년(용띠해)이었다. 대한민국의 갑진년 12월 3일, 평온하던 일상을 깨트리는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지금 나라가 쑥대밭이다. 생애 3번의 비상계엄을 몸소 겪은 세대로서 이번 계엄의 놀라움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런 한 해의 끝에 서니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일본의 연중행사인 12월의 오오소우지(大掃除, 대청소)가 떠오른다. 일본인들은 12월이 되면 집안팎의 묵은 때를 쓸어내고 새해를 맞이하느라 분주한 손놀림을 한다. 평소에도 쓸고 닦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이지만 특별히 12월의 청소는 전국에서 하나의 ‘연중행사’처럼 행해오는 전통이다. 청소는 집안팎을 쓸고 닦는 행위지만, 요즘은 ‘인종청소’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것도 계엄 하에서 모 인사가 ‘자신이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싹 청소했으면...’이라고 하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을 보고 ‘아, 세상이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 싶은 생각이 든다. 다시 일본의 12월 연중행사로 돌아가자. 집안팎을 깨끗이 마치고 나면 연말에 일본인들은 가족끼리 오손도손 둘러 앉아 도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 해넘이 국수)를 먹는다. 뿐만아니라 집 대문에 시메카자리(注連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섣달그믐 밤 - 강순예 “오늘밤에 온단다, 신 없는 아이. 고샅마다 집집마다 들어가 이 신발 저 신발 죄다 신어보곤 맞갖은 걸 골라, 하무뭇 해낙낙 홀딱 신고 가버리는…….” 깊은 밤 문 앞에 살며시 내다 놓았다. “작아서 안 신는 신발이야. 맘에 들면 가져가렴.” 사흘 뒤면 섣달그믐날이 된다. 또 다른 말로는 ‘까치설날’인 섣달그믐날에 우리 겨레에겐 많은 세시풍속이 있었다. 특히 섣달그믐은 한 해를 정리하고 설을 준비하는 날이다. 그래서 집안청소와 목욕을 하고 설빔도 준비하며, 한 해의 마지막 날이므로 그해의 모든 빚을 청산한다. 곧 빚을 갚고, 또 빚을 받으러 다니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해 빌린 돈이나 빌려온 연장과 도구들을 꼭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그 밖에 남은 밥을 모두 먹고, 바느질 등 그해에 하던 일을 이날 끝내야만 했다. 묵은해의 모든 일을 깨끗이 정리하고, 경건하게 새해를 맞이하기 위하여 생겨난 풍습이다. 또 재미난 것은 《동국세시기》에 나온 ‘양괭이귀신(야광귀, 夜光鬼) 물리치기’라는 것도 있었다. 섣달그믐 양괭이 귀신은 집에 와서 아이들의 신발을 모두 신어보고 발에 맞는 것을 신고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한국오라토리오합창단>이 창단 79년 제93회 정기연주회를 맞이하여 지난 12월 17일 영등포아트홀에서 이화여자대학교 국악과 원영석 교수의 지휘로 정기연주회를 가졌다. 성탄절을 맞이하기 한 주 전에 진행된 이번 한국오라토리오합창단은 많은 관객이 찾아와 500석의 객석이 가득 찼다. 필자는 교회음악을 하는 아마추어(여기에서 이들은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 하지 않은 자들을 뜻함) 합창단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평소 음악 공연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던 외국인 유학생 3명, 한국 학생 1명과 동행했다. 교회음악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모차르트의 ‘레퀴엠(D단조, K. 626)’을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합창한다는 프로그램 안내에 과연 얼마큼 해낼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다. 성악 전공자들도 오랜 시간 수련을 해도 어려운 대곡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의문이 무색할 만큼 훌륭히 해내었고 동행한 학생들이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오늘 레퀴엠에서 8곡을 불렀는데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 기도와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였다. 필자 또한 전문 국악 연주자들과 함께 찬양국악단 사랑국악앙상블을 17년째 단장으로 이끌고 있다. 아마추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가무형유산 가운데는 <백동연죽장(白銅煙竹匠)>도 있습니다. ‘연죽(煙竹)’이란 일반적으로 담뱃대를 말합니다. 백동으로 만든 담뱃대를 백동연죽이라 하며, 백동담뱃대를 만드는 기술과 그 기술을 가진 사람을 백동연죽장이라고 하지요. 담뱃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임진왜란 뒤 일본을 통해 담배가 전래하면서라고 전해지며, 그래서인지 대일무역의 중심지였던 동래가 전통적인 명산지입니다. 담뱃대의 구조는 입에 물고 연기를 빨아들이는 물부리와 담배를 담아 태우는 대꼬바리 그리고 그것을 잇는 가는 대나무 설대 세 부분으로 구성되지요. 대꼬바리는 열을 받는 데다가 구조상 부서지기 쉬워서 구리, 놋쇠, 백동과 같은 금속으로 만들고 간혹 사기제품도 볼 수 있으나 극히 드뭅니다. 물부리는 쇠붙이에 한하지 않고 옥(玉), 상아, 쇠뿔같이 비교적 여러 가지 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편입니다. 무늬에 따라 이름이 다른데, 무늬가 없는 백동연죽은 민죽, 무늬가 예쁜 것은 별죽ㆍ꽃대라 부릅니다. 별죽은 재료에 따라 은물죽, 오동죽이라고 하지요. 백동연죽을 만들 때는 가장 먼저 백동을 만드는데 동 58%, 니켈 37%, 아연 5%의 비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