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74) 사람들은 왜 내 겉만 보고 어쩌다 내 진면목이 숨겨진 채 괴롭힘을 당한 난쟁이로만 인식되어온 걸까? 사람들이 우리를 가까이 하도록 우리를 아끼는 이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며 사랑을 주고 길러온 것인데...... 자연의 풍광을 정원으로, 정원에서 집안으로 들여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관심과 사랑이 있었는데 괴롭혀온 것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오해투성이의 말들만 난무하고 있는지..... 사람들이 흔히 분재에 대해 갖는 편견이 있다. 가만히 놔두면 ‘자연스럽게’ 잘 자랄 나무를 괜히 못살게 굴어 성장을 방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분재는 그런 억압과 왜곡의 예술이 아니다. 나무가 가장 좋은 조건에서 자랄 수 있도록 고도의 기술을 발휘해 균형과 절제의 미학을 구현하는 것이다. 사람의 타고난 본성을 교육해 순화시키듯, 분재 또한 나무의 본성을 적절히 다듬어 천 년을 가는 나무로 탈바꿈시킨다. 이 책 《분재인문학》의 지은이 성주엽 실장은 제주도 서북쪽, 한경면에 있는 ‘생각하는 정원’에서 아버지 성범영 원장을 도와 1991년부터 나무와 정원을 돌보고 있다. 이 책은 분재에 대한 항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나무를 통해 깨달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일본의 노예》라는 책을 보았다. 지난해 12월에 나온 책으로,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진실을 파헤친 책이다. 보통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다룬 책들은 주로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사실을 발굴, 분석하여 다룬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뿐만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대해 좀 더 거슬러 올라가 에도 막부 시대의 가라유키상, 또 거기서 좀 더 거슬러 올라가 일본 전국 시대의 인신매매인 인취와 난취까지 다루고 있다. 여기서 ‘가라유키상’이란 외국인을 상대로 한 윤락녀를 말하고, ‘인취(人取)’란 전쟁터에서 사람을 전리품으로 납치해가는 것을 말하며, ‘난취(亂取)’란 전국시대 병사들에게 사람과 물건을 약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얘기한다. 이렇게 말하면 저자는 당연히 역사를 전공한 학자로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박태석은 검사로 20년, 변호사로 15년을 살아온 평범한 법조인이다. 그런데도 박 변호사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피상적으로만 언급한 것이 아니라, 여러 역사 서적들과 자료들을 탐독하고 심층 분석하여 글을 쓰고 있다. 어떻게 평범한 법조인이 이런 책을 쓸 수 있는지, 책을 읽으면서 연신 감탄하게 된다. 저자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7일 동안 열전을 펼친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20일 막을 내렸다. 91개 나라, 2천900여 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7개 종목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펼친 결과 대한민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4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치러진 두 번째 올림픽으로 폐쇄 루프 운영 등 방역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으나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외교적 보이콧,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 러시아 피겨 선수 발리예바의 도핑 파문 등 오점을 찍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이웃나라 일본의 성적은 어땠을까? 일본 선수단은 금메달 3개, 은메달 6개, 동메달 9개로 사상 최다인 18개의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룩했다고 일본 데일리 뉴스는 21일 보도했다.(일본은 종합 12위, 한국은 14위) 데일리 뉴스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큰 이슈로 꼽은 것은 ‘피겨 천재’로 각광 받던 카밀라 발리예바(16) 선수의 도핑 의혹이다. 발리예바는 피겨스케이팅 여자부에서 올 시즌 세계 최고점을 연발하며 금메달이 확실시되었지만 지난해 12월 국내대회 검사에서 금지약물 중 하나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북한은 미지의 세계다. 북한을 가본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은 북한을 잘 모른다. 북한 전반에 대해서도 그러할진대 북한 유물에 대해서는 더더욱 접할 기회가 없다. 그저 옛날 고구려 땅이었으니 고분에 그려진 벽화가 있겠고, 개성이나 평양에도 유물이 좀 있겠거니…하고 짐작하는 정도다. 북한 유물이 궁금하면서도 알아갈 마땅한 기회를 찾지 못했던 이들이라면 이 책, 《미리 가본 북한유물박물관》이 반가울 법하다. ‘세계 유명 박물관 여행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으로 나온 이 북한 유물 입문서는 기본적으로 어린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지만, 성인 독자도 책장을 넘겨보며 북한에 있는 유물을 빠르게 파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는 것처럼, 평양의 중심부에도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이 있고 그 맞은편에는 조선미술박물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책에서는 북한에 있는 문화유적과 유물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무덤벽화는 벽화관, 조선미술박물관에 있는 작품들은 회화관, 조선중앙역사박물관에 있는 작품들은 유물관으로 묶어 선보인다. 책에 수록된 유물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다섯 가지 유물을 골라보았다. &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우리나라 성씨에는 외국에서 온 성씨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많은 것이 중국에서 온 성씨지요. 그리고 고려 때, 원나라 지배를 받으면서 몽골인을 선조로 하는 연안 인씨 등이 있으며, 임진왜란 때 귀순한 김충선(사야가)을 시조로 하는 김해 김씨처럼 일본에서 들어온 성씨도 있구요. 그런가 하면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에 공을 세운 이지란(쿠란투란티무르, 청해 이씨)처럼 여진족에서 들어온 성씨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성씨와는 별로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서양인의 피가 들어간 성씨도 있습니다. 덕수 장 씨의 시조 장순룡은 원나라 때, 고려에 정착한 회회족입니다. 원나라는 중앙아시아의 회회족을 제2계급으로 하여 자기들 통치에 이용하였는데, 소위 말하는 ‘색목인(色目人)’이 이들입니다. 그리고 하멜 일행이 조선에 표착하였을 때 하멜과 함께 탈출하지 않고 강진군 병영면에 주저앉은 네덜란드 선원들이 있는데, 이들을 시조로 하는 병영 남씨도 있습니다. 병영 남씨는 한국에 정착한 지 400년이 안 되어 이목구비를 보면 아직도 어딘가 서양인의 흔적이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 고려 말에 베트남 왕족이 고려로 귀순해 와 성씨를 받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022년 2월 3일 생중계된 대선후보 4자 토론에서 전문적인 경제 용어가 튀어나와 시청자들은 어리둥절하였다. 이재명 후보가 “‘RE100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물었는데, 윤석열 후보는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뭔지 다시 물었다. RE100은 대다수 국민에게도 낯선 말이며 윤석열 후보가 모른다고 해서 치명적인 흠은 아닐지도 모른다. 필자는 2021년 8월 5일 자 우리문화신문 기사에서 RE100에 관해 설명한 적이 있으므로 관심있는 독자는 아래 주소에서 참고하기 바란다.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 한순간에 망할 수도> 기사 보러 가기 https://koya-culture.com/news/article.html?no=131455 이재명 후보는 이어서 "EU택소노미가 중요한 의제인데 원자력 관련된 논의가 있지 않으냐!"라며 "원전전문가에 가깝게 원전을 주장하시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 나가실 생각이시냐?"라고 물었다. 윤석열 후보는 "유럽을 봐도 독일이 원전을 없앴다가 결국은 프랑스에서 수입하고 또 러시아에서 가스를 들여오고 그렇게 하고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제가 드리는 말씀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월북작가인 박팔양(1905~1988)시인은 한국 사회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 작가의 시집을 지난해 번역하는가 하면 올해는 이 작가에 대한 연구발표의 시간을 갖는 등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박팔양 시인의 시집인 《여수시초(麗水詩抄》는 2021년 8월 15일, 중견 시인 우에노 미야코(上野 都,75)씨에 의해 일본 오사카에서 일본어로 번역 출간된 바 있다. 시집을 번역한 우에노 미야코 시인은 윤동주 시인의 시집 《空と風と星と詩(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일본 도쿄. 2015)을 일본어로 완역, 출간하여 일본 사회에서는 꽤 알려진 문단의 중견 시인이다. 그런 우에노 미야코 시인이 지난 2월 13일(일), 교토에서 다시 한 번 ‘박팔양 시인’을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우에노 시인이 이번에 발표한 주제는 <박팔양 여수시초 – 한 자루의 펜과 다채로운 면모(朴八洋 麗水詩抄 - 一本のペンと多彩な面差し)>라는 내용으로 이날 발표는 ‘청구문고연구회(靑丘文庫硏究會)’가 주최하였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로 비대면 ZOOM으로 진행되었다. 청구문고연구회가 다루는 주제는 일본의 근·현대사 및 한국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57-58) 가시리 가시렵니까 버리고 가시렵니까 나는 어떻게 살라고 버리고 가시렵니까 붙잡아 둘 것이지만 싫어지면 아니올까 서러운 님 보내오니 가시는 듯이 돌아오소서 높고 고운 나라, 고려(高麗)에는 노래가 참 많았다. 이 노래들을 우리는 ‘고려가요(高麗歌謠)’라 부른다. 지은이는 고백한다. 학창시절, 높고 고운 노래(高麗歌謠)를 접하자마자, 간절함 아래 흐르는 짙은 슬픔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그때는 삶도 문장도 서툴기만 하여 공책에 노랫말을 옮겨 적고 서랍 깊숙이 넣어뒀지만, 지금도 그 영혼들의 상처를 어루만질 만큼 충분히 성숙했다 자신하긴 어렵지만, 더 미루면 영영 그 노래들을 이야기하지 못할 듯싶어 용기를 냈다고. 선유가 쓴 이 책 《가시리》는 입에서 입으로, 750년 후인 오늘까지 전해진 고려가요를 실타래 삼아 한 가인(歌人)과 그녀를 둘러싼 두 무사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고려시대 악사들이 소속되어 있던 기관 팔방상(坊廂)의 으뜸 가인 아청(鴉靑)과 좌별초와 우별초를 대표하는 무사로 이름 날린 좌(左), 우(右)가 그 주인공이다. 셋은 원나라가 고려를 침공하여 전쟁이 끊이지 않던 시절, 고려가 원을 피해 도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박노해 시인의 사진에세이 4집 《내 작은 방》이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라 카페 갤러리(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8)에서 사진전도 겸합니다. 그동안 박시인이 평화나눔 활동으로 중동, 남아시아, 남미를 순례하면서 찍은 사진 중에 37점을 엄선하여 내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사진에세이집 제목이 왜 ‘내 작은 방’일까요? 박 시인의 말을 직접 들어보지요. “우리 모두는 어머니 자궁의 방, 세상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위대한 방에서 태어났다. 그리하여 기쁨과 슬픔으로, 사랑하고 이별하고, 성취하고 저물어가면서 마침내 우리는 대지의 어머니, 땅속 한 평의 방으로 돌아간다. 살아있는 동안 한 인간인 나를 감싸주는 것은 내 작은 방이다. 지친 나를 쉬게 하고 치유하고 성찰하고 사유하면서 하루하루 나를 생성하고 빚어내는 내 작은 방. 우리는 내 작은 방에서 하루의 생을 시작해 내 작은 방으로 돌아와 하루를 정리하고 앞을 내다본다. 그곳에서 나는 끊임없이 새롭게 재구성되고 있다. 광대한 우주의 별들 사이를 전속력으로 돌아나가는 지구의 한 모퉁이에서, 이 격변하는 세계의 숨 가쁨 속에서 깊은 숨을 쉴 나만의 안식처인 내 작은 방. 여기가 나의 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니가타현에 속하는 사도섬(新潟県 佐渡島)을 알게 된 것은 모리 오가이(森鷗外)의 소설인 《산쇼다유(山椒大夫)》를 통해서다. 《산쇼다유》는 헤이안시대(794~1185) 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사회 혼란기를 틈타 인신매매로 가족이 흩어지게 되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은 미조구치 겐지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인기리에 방영되는 바람에 근대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사도섬(佐渡島)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근대에 알려져 있지 않았다고는 했지만 사도는 그 옛날, 발해국 사신들이 이곳을 통해 일본에 건너온 기록 등 우리와도 관련이 깊은 땅이다. 《속일본기(續日本紀)》 권제18, 천평승보 4년(752년)조에 “발해사보국대장군모시몽 등 75인이 도착했다.(渤海使輔国大将軍慕施蒙ら75人が着く)” 라는 기록이 있다. 발해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오는 길목으로 사도섬이 이용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가마쿠라 시대로 접어들면 사도섬은 유배지로 전락하게 된다. “승구 3년 (1221), 승구의 난으로 순덕상황이 사도로 유배되었다(承久の乱、順徳上皇が佐渡に流される)” 라는 기록에서 보는 것처럼 일왕의 아버지인 상왕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