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생태계를 구성하는 동식물을 기능상으로 구별하면 생산자와 소비자로 나눌 수 있다. 광합성을 하는 식물, 물속의 조류(藻類), 그리고 일부 박테리아가 생산자이다. 생산자는 생태계를 유지하는 기초가 된다. 이들은 햇빛과 공기, 그리고 물을 이용하여 모든 생물의 먹이를 생산하고 있다. 소비자는 생산자가 만든 영양 물질을 먹고 사는, 다시 말하면 생산자에 의존하는 생물이다. 코끼리처럼 식물을 먹는 동물을 초식동물이라고 부르고 사자처럼 다른 동물을 먹는 동물을 육식동물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소비자로서 곡식과 고기를 모두 먹을 수 있는 이른바 잡식동물로 분류된다. 지구 생태계는 이처럼 생산자와 소비자로 구성되어 있다. 과학적으로 명백한 사실이지만 먼저 생산자가 있고 그 다음에 소비자가 존재한다. 달리 표현하면 식물은 동물 없이도 살 수 있지만, 동물은 식물 없으면 살지 못한다. 지구 역사를 보면 식물이 먼저 나타나고 그 후에 동물이 나타났다. 생물량(생물의 질량)으로 계산해 보면 지구 생태계의 99퍼센트는 생산자이고 1퍼센트만이 소비자이다. 어느 지역의 생태계를 조사하여 식물과 동물의 생물량을 피라미드 모양으로 도식화하면 매우 급격히 줄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우리나라 전래 동화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어느 마을에 매우 영리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가난하였기 때문에 부잣집에 머슴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주인과 품삯을 결정할 때, 머슴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주인님, 저에게 주실 품삯은 첫날은 쌀 1톨, 둘째날은 2톨, 셋째날은 4톨, 이런 식으로 매번 전날의 두 배씩 만 쌀알로 계산하여 주십시오.” 주인은 “옳다구나” 하고 찬성하였다. 쌀 수천 톨이 되어도 쌀 한 되가 안 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였다. 이 문제를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10일 후에는 210=1,024알에 불과하지만 20일 후에는 220=104만8,576알로 이 양은 대략 20킬로그램들이 쌀 한 포대이다. 이러한 식으로 계산하면 22일째에는 쌀 한가마, 30일째에는 256가마가 되므로 주인의 쌀창고는 한 달도 못 가 동날 것이다. 이 이야기는 동화이지만 실제로 생태계에서 이런 식의 증가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대장균은 조건이 좋으면 20분마다 분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상적인 조건을 유지시켜 준다면 24시간 만에 대장균은 272 개로 불어난다는 얘기다. 생태계에서 생물의 번식 능력은 엄청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겨울이 예전처럼 춥지 않으며, 한강은 좀처럼 얼지 않는다. 스키장에는 눈이 내리지 않아서 인공눈을 만드는 날자가 많아졌다. 사과 재배 단지는 남쪽인 대구지방에서 점점 북상하여 경기도 파주, 강원도 평창 등이 새로운 사과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식목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한반도가 이제 온대에서 아열대로 변하고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 지구의 평균 온도는 산업혁명이 일어날 당시인 18세기에 15도 정도로 추정된다. 산업 혁명 이후 200년이 지나는 동안 지구 온도는 1도가 증가하였다. 과학자들은 21세기가 끝나는 2100년에는 산헙혁명 시기보다 지구 온도가 2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온도가 1도 오른다는 것은 대수롭지 않은 현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반도에도 얼음이 쌓여 있던 빙하기의 지구 온도가 평균 10도이었음을 고려한다면 지구 온도가 앞으로 100년 이내에 2도 오른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로서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왜 지구가 더워지는가? 지구가 더워지는 현상을 과학자들은 온실 효과로 설명한다. 유리로 창문을 한 온실 안은 바깥보다 온도가 더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나무 중에서 길쭉하게 넷으로 갈라진 흰 꽃이 늦은 봄에 피는 이팝나무라는 것이 있다. 이팝나무의 이름은 원래 이밥나무에서 변했는데, 이밥은 쌀밥을 말한다. 우리 조상들은 나무에 피는 길쭉한 흰꽃을 밥알처럼 보고서 나무 이름을 이밥나무라고 부른 것이다. 옛날에는 쌀밥 먹기가 그만큼 어려웠다는 이야기이다. 지금 50대 이상의 사람들 중 대부분은 어렸을 때에 배고픈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굶지는 않더라도 잡곡이 섞이지 않은 흰 쌀밥을 먹기가 매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쌀이 남아서 보관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인구는 늘고 논 면적은 계속 줄어드는 데도 이처럼 쌀이 남는 것은 사람들이 쌀을 적게 먹기 때문이다. 2015년 일인당 쌀 소비량은 63kg으로서 1982년의 132kg에 비하면 1/2 이하로 줄어들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밥 대신 육류, 빵류, 푸성귀(채소), 과일 등을 많이 먹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식량을 자급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통계를 보면 지난 1975년에 75%에 달하던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2015년에는 23%로 떨어졌다. (식량자급율은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여우에게 잡아먹히는 토끼 입장에서는 여우가 없는 세상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생태계 전체로 보면 먹고 먹히는 관계는 필요하다. 천적은 꼭 필요한 존재로서 만일 천적이 없다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 대부분의 생물종은 많은 자손을 퍼뜨리기 때문에 만일 어떤 식으로든지 억제되지 않으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한 쌍의 파리는 15일 동안 자라서 약 200개의 알을 부화시킬 수 있다. 만일 새끼가 모두 살아남고 다시 번식을 계속한다면 7개월 만에 지구 크기의 파리 떼가 될 것이다.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 꽃씨가 새나 곤충에 먹히지 않고 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면, 이듬해 봄에 들판은 온통 민들레로 뒤덮일 것이다. 바다에 사는 거북이는 뭍으로 올라와 모래 속에 알을 낳는데, 부화된 새끼 거북이 중에서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서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비율은 1퍼센트 미만이라고 한다. 한 생물종의 번식을 억제하는 요인으로는 천적, 식량 부족, 질병 등이 있는데, 이러한 억제 요인을 환경 저항이라고 한다. 환경 저항은 어느 한 종의 급격한 번식을 막고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에 매우 필요한 요소이다. 그 중에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요즘 사람들은 매우 피곤하게 살아가고 있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뛰다 보니 도무지 쉴 틈이 없다. 불행한 사실이지만 40대 남성 가운데 과로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로사란 쉬지 않고 일만 해서 죽게 되는 병이다. 그런데 한문으로 쉴 휴(休) 자는 사람 인(人) 변에 나무 목(木)을 한 형태이다. 곧 사람이 나무 옆에 있으면 그것이 곧 쉬는 것이다. 그러나 바쁜 현대인은 나무 곁에 갈 시간이 없는 것이 문제다. 최초의 인류는 숲에서 살았다. 숲에서 식량을 얻고, 은신처를 마련하고, 맹수를 피해 나무에 올라가기도 했다. 사람은 위기에 처하면 자기도 모르게 손에 땀이 나는데, 이것은 과거 숲에서 살던 시절, 맹수에 쫓기면 얼른 나무에 오르기 쉽도록 생리적으로 손에 땀이 나던 무의식적인 반응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숲은 오랫동안 인류의 생태적 근거지였다. 인류의 역사 200만 년 중에서 인간이 숲을 떠나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불과 1만 년 전이다. 지난 1만 년 동안에 농경지, 목장, 도시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 내었고, 지구 삼림의 1/3이 사라졌다. 언제부터인지 나무와 숲은 삼림 자원이라는 경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물론 실현될 수 없는 소망이지만 나는 어렸을 때 ‘사람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진시황은 죽지 않기 위해 불로초를 구하러 한반도에까지 사람을 보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러나 환경적인 관점에서 보면 사람이 죽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가 복잡해진다. 만일 우리의 10대조 할아버지까지 모두 죽지 않고 살아 계신다면 그분들을 위한 식량과 주택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또한 후손들은 설날이 되면 세배하러 다니느라고 정신이 없을 것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어야 한다. 사람이 태어난 후에 일생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죽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인체를 구성했던 물질이 썩어서 분해되어 흩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유기 물질이란 무기 물질과 대비되는 말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호르몬, 셀룰로스, 효소, 요소(尿素) 등 생물체의 몸을 구성하며 생물체 내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을 말한다. 사람을 포함하여 모든 동물과 식물의 몸을 구성하는 물질을 유기 물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옛날에는 유기 물질은 생물체의 신비한 생명 현상에 의해서 생명체 내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으로서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코카콜라가 인기 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콜라 병의 잘록한 곡선이 여체를 닮았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직선은 두 점을 잇는 최단 거리인 만큼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곡선은 어떠한가? 곡선은 비효율적일지는 몰라도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이 난초를 즐겨 키우는 것은 잎이 항상 푸르고, 또 곡선을 이루며 늘어져 있기 때문이다. 자연을 관찰해 보면, 직선은 매우 드물며 대개는 곡선을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천과 강, 해안선은 모두 곡선이며 나뭇잎, 조개, 조약돌 등도 모두 곡선을 이룬다. 그러나 자연물에 인공이 가해질수록 곡선이 변하여 직선이 된다. 옛날 길은 구불구불 곡선이었고, 논두렁도, 기와집도 곡선이었다. 그러나 산업화가 되면서 도로도 논두렁도 건물도 모두 직선으로 변하고 말았다. 얼마 전에 친구와 함께 수원대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조그만 섬인 제부도에 가 보았다. 제부도는 화성 8경 중 하나로서, 썰물 때에는 육지와 이어지지만 밀물 때에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마침 썰물이어서 쉽게 자동차로 섬 안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양쪽 바다에는 온통 시커먼 갯벌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제비는 음력 3월 3일 삼짇날이면 날아왔다가 음력 9월 9일 중앙절에 따뜻한 강남으로 돌아가는 여름 철새이다. 삼짇날 돌아온 제비는 4월 초에 진흙을 물어다가 추녀 안쪽에 집을 짓고 4월 하순이 되면 3~5개의 알을 낳고 15~18일 동안 알을 품어서 새끼를 부화시킨다. 새끼는 어미가 25일 정도 키우면 스스로 먹이 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란다. 제비는 곡식은 먹지를 않고 벌레만 잡아먹는 육식성 익조로서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은 제비를 영물이라고 믿었다. 제비가 새끼를 많이 낳으면 풍년이 들 것이라고 믿었다. 초가집에서 제비와 함께 사는 사람들은 제비를 가족처럼 돌보면서 한 지붕 아래 살아왔다. 판소리 흥보가에서는 가난한 흥보가 제비 다리를 고쳐주고서 이듬해에 대박이 나는 이야기가 나온다. 충북산림환경연구소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987년에는 면적 100㏊당 무려 2만 2,000마리의 제비가 살고 있었다. 예전에 시골에서는 거의 집집마다 제비가 둥지를 틀고 번식했던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2011년에는 제비의 수가 100㏊당 20마리로 줄었다. 불과 24년 만에 제비의 개체 수는 1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인 카아슨 여사는 1962년에 《침묵의 봄》이라는 작은 책을 썼다. 이 책은 환경운동가에게는 성경 같은 책으로서 이후에 등장하는 환경 운동의 효시가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은 인간이 식량증산을 위해 DDT같은 농약을 만들어서 해충을 죽이는 데에는 성공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해충뿐만 아니라 이로운 곤충도 죽이고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따라 죄 없는 새들까지도 죽일 것이라는 예언서 같은 내용이었다. 이 책은 미래 어느 날, 산골 마을에 봄이 왔지만 새 우는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침묵의 봄이 나타날 것이라고 암울한 예측을 하였다. 《침묵의 봄》 영향으로 세계의 지성들이 로마 클럽을 만들었는데, 로마클럽에서는 1972년에 《인류의 위기 (The Limits to Growth)》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냈다. 이 책의 저자인 메도스 등은 인구와 공업생산, 식량생산, 자원소비, 환경오염 등의 상호작용과 그 장기적 영향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이들은 이러한 요소들의 상호작용 결과가 다음 세기에 어떻게 나타날지 추정하기 위해 컴퓨터 모의실험(simulation)을 하였다. 세계인구의 증가율이 억제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결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