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새들은 어떻게 소통하며 그 먼 거리를 이동할까?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자연현상의 법칙을 알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과학자의 에세이인 이 책에서 저자는 물리학도로 입문한 대학 시절, 본격적인 연구자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던 연구기관과 대학 재직시절의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다. 특히 25세에 노벨물리학상을 아쉽게 놓치면서 깨달은 저자의 과학자로서의 고찰은 과학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곳곳에서 자신이 연구했던 과학이론에 관해 찬찬히 설명해 준다. 상전이, 스핀유리 모형, 복제기법 등 다소 전문적인 개념에 대해서는 본문 곳곳에 옮긴이 첨언이 붙어있어 비교적 어려운 과학이론을 쉽게 따라갈 수 있게 한다. 책 후반부의 인명 정보와 용어색인도 과학이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과학을 실험실 밖 세상으로 가지고 오는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사는 세상의 경이로움을 발견해 보면 어떨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4월의 노래 - 박목월 시ㆍ김순애 곡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산천초목이 기지개를 켜고 세상이 활짝 깨어난다. 이때 꽃들은 대부분 잎을 먼저 내지만, 더러는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먼저 피기도 한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꽃이 진달래, 개나리, 목련이다. 목련꽃의 봉오리는 터지기 전에는 많은 털이 감싸고 있어 차가운 봄, 꽃샘추위를 견디다 꽃망울을 피우는데, 그때의 봉오리 진 모습은 마치 물에서 피어나는 연꽃의 봉오리와 비슷하고 또 꽃으로 피어난 모습도 언뜻 연꽃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런 때문에 사람들은 이 꽃을 나무에서 피어난 연꽃이라 하여 목련(木蓮)이라 부른다.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는 지난 4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슈샨보오이’를 비롯한 박목월의 미발표 시 166편을 공개했다. 이 작품들은 박목월의 장남 박동규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소장한 공책 62권, 경북 경주시 동리목월문학관에 보관 중인 공책 18권에 담겨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3) 아름답고 똑똑하고 용감한 그 여인한테 공민왕은 첫눈에 푹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여인은 다름 아닌 원나라의 보탑실리 공주. 안타깝게도 공민왕은 고려를 침략한 철천지원수, 원나라의 공주를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요? 공민왕과 노국공주. 이들은 부부였다. 그것도 금슬이 아주 좋은 부부. 둘의 사랑은 무척 강력해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다. 둘의 사랑이 없었다면 고려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공민왕이 오랫동안 선정을 베풀고 조선의 탄생은 영영 없었을 수도 있다. 이 책, 권기경ㆍ고정순의 《칠백 년을 함께한 사랑 – 공민왕과 노국공주》는 우리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도 가슴 아픈 이야기인 두 사람의 사랑을 다정한 문체로 들려준다. ‘역사스페셜 작가들이 쓴 이야기 한국사’답게 정보와 재미를 둘 다 잡은 책이다. 둘은 공민왕이 원나라에 인질로 잡혀 있던 때에 혼인했다. 충숙왕의 둘째 왕자, 공민왕은 십 년이 넘게 연경에 볼모로 잡혀 있던 차에 원수의 나라인 몽골 공주와 혼인하고 싶지 않았지만, 원 황실의 부마가 되면 고려의 왕이 될 수 있었기에 혼인 제안을 받아들였다. 언제나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잠시 국내에 들어와 있던 동생이 출국하면서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며 나에게 영문소설을 하나 주고 갔다. 리사 시(Lisa See)라는 미국 여류작가가 올 3월에 펴낸 《The Island of Sea Women》라는 소설이다. 동생 덕분에 정말 오래간만에 영어 원어로 된 소설을 읽어본다. 처음에는 의무감에 읽기 시작하였으나, 곧 소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소설은 영숙과 그녀의 친자매 같았던 친구 미자라는 해녀를 중심으로 1938년부터 2008년까지 제주 구좌읍 하도리 해녀들의 삶을 그린 것인데, 소설을 통하여 제주 해녀들의 삶과 애환, 슬픔 등이 피부에 와 닿도록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소설 속에는 제주의 풍토, 민속 신앙, 역사 등 제주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하여 나는 작가가 당연히 한국계 미국인일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이게 뭐야? 백인 여자다! 비록 증조부의 중국인 피가 조금 섞여 있긴 하지만, 외모는 완전 백인 여자다. 어떻게 백인 여자가 제주를 우리보다 더 잘 알 수 있단 말인가! 리사는 어느 잡지에 실린 제주 해녀의 사진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아, 언젠가 제주 해녀에 대한 소설을 쓰겠다는 결심을 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동 심 초 - 김억 작시, 김성태 작곡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불꽃이 밤하늘에 흩날리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낙화놀이를 관람하려는 예약자가 많아, 지난달 13일 인터넷을 통한 1차 예약에서 6천 명분이 37분 만에 마감됐다.” 지난 4월 11일 연합뉴스에는 '함안낙화놀이' 관람 예약이 1분도 안 돼서 매진됐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함안낙화놀이'는 해마다 석가탄신일에 경남 함안 무진정 일대서 열리는 함안 고유의 민속놀이로 연등과 연등 사이에 참나무 숯가루로 만든 낙화를 매달아 이 낙화에 불을 붙여 꽃가루처럼 물 위에 날리는 불꽃놀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정기 말살정책에 따라 중단되었다가 1985년 복원되어 해마다 ‘낙화놀이’를 연다. 그런데 이즈음이면 실제 꽃이 떨어져 흩날리는 광경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봄이 되면 흐드러졌다가 꽃보라가 날리는 것이다. 특히 벚꽃이 흐드러진 곳에서는 한꺼번에 떨어지는 꽃보라에 우리는 꽃멀미를 하며 섬뜩함까지 느껴지는 까닭은 왜일까? 어쨌든 꽃이 흐드러진 봄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아름다운 사람.’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참 일상적으로 쓰이는 말이지만, 선뜻 정의하기는 어렵다. 개인마다 미의식이 모두 다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 달라서 더 그렇다. 내 눈에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 남의 눈에는 촌스럽게 보일 수 있고, 남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내 눈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이렇듯 ‘미(美)’라는 것은 갑론을박이 무성한 주제이지만, 어떤 문화권에서 대체로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는 가늠해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재단의 지원 아래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규명하는 긴 프로젝트의 중간 보고서로 나온 이 책 《아름다운 사람》은, 아시아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던 미의식을 유려한 문체로 보여준다. 책의 구성은 책임연구원 백영서, 강태웅, 김영훈, 김현미, 조규희, 최경원, 최기숙 등 7명이 각각 ‘사랑’, ‘고독’, ‘꾸밈’, ‘성찰’, ‘수행’, ‘감각’을 주제로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관점을 풀어놓는 방식이다. 동서양을 가로지르며 사람들은 언제 아름다움을 느끼고, 어떤 촉각, 미각, 시각이 아름답다고 인식하는지 ‘미적 감각에 대한 사유’를 풍부하게 접할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육아법을 코칭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이제 더 이상 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 사회의 중요 이슈가 되었다는 반증이다. 『좋은 엄마 학교』는 일종의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첨단기술을 동반한 국가의 감시와 통제가 ‘엄마 역할’에까지 깊숙이 개입하여 ‘나쁜 엄마’들을 양산해 내며 ‘좋은 엄마’의 기괴한 이상을 강요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남편과 이혼 후 안정적이지 못한 일자리에 전전긍긍하며 혼자 아이를 키우는 주인공 프리다는 2시간 넘게 아이를 집에 혼자 방치했다는 이유로 양육권을 잃고 ‘좋은 엄마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교도소를 연상시키는 이 학교는 엄마를 교화시키는 학교로, 자신의 자녀와 유사한 인공지능 인형을 대상으로 엄마 역할을 실습하게 한다. 프리다는 시험을 통과해야만 딸을 만날 수 있다. 시험 과목은 ‘5분 안에 우는 아이를 진정시키기’ 같은 것이다. 과연 프리다는 이 학교 교육을 무사히 통과하고 딸을 만날 수 있을까? 가상의 미래를 묘사한 소설이지만 한국 사회의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엄마들에 대한 높은 기준, 완벽에 가까운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만 보아도 알 수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은 4월 1일(월) 올해 두 번째 사서추천도서 8권을 발표했다. 이번 사서추천도서에는 『공룡의 이동 경로』, 『좋은 엄마 학교』(문학), 『출근하는 책들』, 『혼자가 좋지만 고독사는 걱정입니다』(인문과학), 『80억 인류, 가보지 않은 미래』, 『우세한 책들』(사회과학), 『과학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무질서와 질서 사이에서』(자연과학)가 선정되었다. 사회과학분야의 『80억 인류, 가보지 않은 미래』는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 세계 인구 변동의 흐름을 인구통계학의 관점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인구학 기초 지식 없이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자연과학분야의 『과학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는 과학자들의 생애와 사상 등 과학자들의 인간적 면모를 흥미롭게 풀어내며 챗GPT 시대에 인간성의 근원을 탐구한 책이다. 이밖에 주제 분야별로 선정된 도서정보와 사서 추천글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nl.go.kr<자료검색<사서추천도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신용식 지식정보서비스과장은 “도서관의 날(4월 12일)과 세계 책의 날(4월 23일)이 있는 4월에 사서추천도서와 함께 책의 매력과 독서의 가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운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운은 그저 다가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운은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고, 그저 나쁜 일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 《운을 만드는 집》의 지은이 신기율은 그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 ‘운’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명(命)’은 고정불변의 것이고 정해져 있는 것이라지만, 사람이 사는 공간은 자신의 의지로 길흉을 바꿀 수 있는 ‘운(運)’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돈ㆍ건강ㆍ관계의 흐름이 바뀌는 공간의 비밀’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좋은 공간에 사는 것은 재운과 건강, 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공간이 가진 특별한 치유의 힘과 가능성, 에너지를 알고 다스릴 수 있다면 이는 공간이 좋은 운수가 열리는 지름길이 된다.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400년을 이어온 최부잣집의 남다른 스페이스로지’다. ‘재불백년(財不百年)’, 곧 ‘100년 가는 재산이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산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에, 무려 400년 동안 부를 이어간 최부잣집의 비결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간 설계’라는 것이다. 글쓴이는 최씨 집안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앵 초 - 방우달 애막골 산책로 가는 길 철쭉꽃 옆에 앵초 피었다. 하나하나 예쁘다. 어울려 더 아름답다. 굽은 허리로 걷는 할머니 중얼중얼 “꽃이 예쁘면 뭣하나, 허리 아파 죽겠는데~” 며칠 전 3월 26일의 탄생화는 '흰앵초'이며 꽃말은 '첫사랑'이다. 흰앵초는 앵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곳곳의 산지에 분포하며 특별한 육종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예뻐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꽃이다. 자생지에서의 개체 보존이 시급한 흰앵초는 냇가 근처와 같은 습지, 습기가 충분한 계곡의 입구 또는 배수성이 충분한 곳을 좋아한다. 봄부터 여름까지 볼 수 있는 들꽃이 '앵초'인데 앵초 비슷한 꽃으로는 설앵초, 좀설앵초, 큰앵초, 털큰앵초, 종다리꽃 따위가 있으며, 한국에서는 십수 종이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앵초속에는 약 550종이 분포하고 있는데, ‘프리뮬러(Primula)’은 외래재배종으로 그 종류가 참 많다. 앵초의 꽃말에 ‘행복의 열쇠’도 있다고 하는데 산을 오르다가 앵초꽃을 만난다. 어떤 이는 앵초를 천국의 문을 여는 숲의 요정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만난 앵초는 나를 천국의 문으로 안내하는 것은 아닐까? 행복에 집착하기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