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20년 주년 바로 오늘, 제 증조부모님인 라우레아노 리아스(이치원)와 마르타 페레즈(배 부인)는 네 자녀와 함께 부산을 떠났습니다. 큰아들은 여덟 살, 마리아(이갑녀)는 여섯 살, 호세 마리아(이광수)는 네 살, 후아나(이갑년)는 생후 6개월이었습니다. 여권 문제, 전염병 발생, 이민의 합법성 문제로 인해 출발이 두 달 동안 지연되었고, 혼란스러운 출항 당일 큰아들이 길을 잃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남겨졌습니다. 그 비극은 평생 가족들을 괴롭혔습니다. 증조모는 날마다 남겨두고 온 큰아들을 그리며 울었다고 했고 증조부는 슬픔을 달래기 위해 며칠씩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고 했습니다. 그 고통은 자식을 잃은 슬픔뿐만 아니라 고향, 정체성, 그리고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잃은 데서 온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의 후손들을 찾고 있고, 어머니의 DNA 매치 결과를 기다리며 낯선 사람들에게 계속 연락을 취해볼 것입니다. 그들(잃어버린 큰아들과 후손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을 잊지 않았고, 여전히 생각하며, 깊이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제(4일) 한국이민사박물관(관장 김상열)에서 있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그동안 K 교수는 전공과목 교재를 2권 써 본 경험이 있다. 전공 교과서의 경우 워낙 시장이 좁다 보니 한 해에 1,000부만 팔려도 베스트셀러 대열에 낄 수 있다. 계산해 보시라. 한 학과의 정원이 40명이라면 25개 대학교에서 교재로 선택해야 1,000부가 팔린다. 공대교수로서 전공 서적 아닌 수필집을 내는 일은 흔치 않다. 수필집의 경우 10만 부는 팔려야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인세는 대개 정가의 10%이다. 책 가격이 10,000원이면, 한 권의 인세가 1,000원이고 10만 부가 팔리면 1억 원의 인세가 들어온다는 계산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1,000원씩이 쌓여도 10만 부면 큰돈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은 워낙 책을 안 읽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10만 부 팔리기가 어렵다. 책 대부분은 초판 2,000부를 넘기지 못한다. 출판 역사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베스트셀러는 1954년에 발표된 정비석 작가의 소설 《자유부인》이다. 이 작품은 대학교수 부인의 불륜을 주제로 했는데,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으며 사회적인 반향이 엄청나게 컸다. 《자유부인》은 10만 부가 팔려서 ‘우리나라 첫 베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예전에 어머니는 말했다 내년 봄에도 진달래꽃과 개나리를 볼 수 있을는지 라고. 어머니 가신지 여러 해 해마다 진달래 개나리 피는 계절이면 꽃처럼 환하게 웃던 그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매주 수요일 야간개장 시간(18:00~21:00)에 ‘전시기획자(큐레이터와의 대화’를 운영한다. ‘전시기획자의 대화’는 전시기획자의 상세한 전시품 해설과 함께 전시품을 관람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3월 21일 새롭게 조성한 감각전시실 공간_사이를 비롯한 상설전시실 전시품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시기획자와의 대화로 만나볼 수 있다. 한국의 범종 소리가 주제인 다감각 체험 전시 ‘공간_사이’는 지난 3월 21일에 새롭게 조성되었다. 상설전시관 조각공예관 3층 금속공예실과 청자실 사이에 있으며, 두 전시실 사이 공간이자 여러 관람객 사이를 이어주는 의미를 담았다. 범종 소리의 원리를 시각, 청각, 촉각으로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고 실제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에 바탕한 매체예술(미디어아트)를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서 4월 16일 <종소리의 과학>을 주제로 소리가 전파되는 원리와 맥놀이 현상에 관한 이야기 등을 다감각을 활용해 느껴볼 수 있다. 4월 30일 <범종 다감각 체험 ‘울림’> 주제로 공간을 직접 기획하고 조성한 담당 전시기획자가 진행하여 전시실 조성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오는 4월 11일부터 12일까지 제주시 일도이동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에서는 <제77주년 4.3기념 특별기획공연, 너에게 말한다> 공연이 펼쳐진다. 빛도 없는 캄캄한 동굴 속... 희춘이는 흐릿한 호롱불에 의지해 동굴로 들어온다. 쑥대밭이 된 마을에 내려가 먹을 것을 구해온 희춘이는 마을 사람들과 즐겁게 나눠 먹는다. 이때 멀리서 들리는 총소리에 몸을 숨기면서 동굴로 숨어든 마을 사람들과 희춘이의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푸른 섬 제주도. 아름다운 풍경 속에 묻힌 무섭고도 잔인한 기억들..... 그 시절 아무 이유없이 총 맞아 죽고, 아무 이유 없이 숨이 막혀 죽고, 굶어 죽어야 했던 평범한 사람들... 어린 소녀의 눈에 비친, 77년 전 제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출연진은 윤희춘 역에 고가영, 순분할망 역에 김정희, 돌하르방 역에 김병택, 명적 아저씨 역에 이승준, 길자 역에 김정임, 순애 역에 최선이, 군인 역에 이병훈이 무대에 오른다. 제작진에는 총제작ㆍ연출에는 이상용, 작가에는 최민주, 무대감독에 김룡, 조명감독에 정현주, 음향감독에 김휘가 함께 한다. 공연시각은 11일 금요일은 저녁 7시 30분, 12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국학진흥원 주최로 ‘제11회 전통 기록문화 활용 대학생 콘텐츠 공모전’을 연다고 밝혔다. 이 공모전은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제공하는 전통 기록자료를 활용한 콘텐츠 기획안 공모전으로, 해마다 청춘만의 참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가미된 새로운 콘텐츠 발굴마당으로 자리 잡았다. 청춘들이 발굴한 전통문화의 힘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전통 기록문화 활용 대학생 콘텐츠 공모전’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 아래 진행된다. 공모 부문은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제공하는 전통 기록자료를 소재로 하여 콘텐츠로 창작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면 어떤 장르도 무관하다. 전국 대학(원)생 최소 2명 이상(휴학생 및 8월 졸업예정자, 석사과정 포함/박사과정 제외)으로 구성된 팀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4월 25일(금)부터 5월 2일(금) 저녁 5시까지 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주제정원(스토리테마파크) 누리집(https://story.ugyo.net)에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된다. 본 공모전은 교육형 공모전으로 1차 기획안 심사, 2차 면접심사를 거쳐 뽑힌 8개 팀은 사업화 성과 달성을 목표로 약 5달 동안 지독 교육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인천광역시 계양구(구청장 윤환)는 오는 4월 18일(목) 저녁 5시 30분 계산체육공원에서 제11회 계양산국악제를 연다. 계양산국악제는 전통음악의 계승과 발전을 도모하고, 국악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된 계양구의 대표 문화예술 축제다. 해마다 계양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계양산국악제는 국악의 대중화를 이끌며, 계양구 문화예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국악제는 경연대회 없이 공연 중심으로 진행되며, 국악의 멋과 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진다. 개막 공연은 계양구립풍물단의 신명나는 무대로 시작되며, 이어서 홍지윤, 이봉근, 박애리×팝핀현준, 박성호×거꾸로프로젝트, 누모리 등 국악계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스타들이 무대에 올라 한층 더 풍성한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국악제에는 KBS1 '국악한마당' 축하공연이 함께하며, 현장에서 녹화된 공연은 오는 5월 3일(토) 낮 12시 10분 KBS1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TV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인 만큼, 현장에서 직접 국악의 울림을 느낄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 관람은 선착순 무료입장이며, 자세한 사항은 계양구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느낌과 생각과 뜻이라는 마음의 속살들은 몸에서 말미암지만, 마음 안에는 몸에서 말미암지 않는 속살이 있다. ‘얼’이 바로 그것이다. 얼은 몸에서 말미암지 않으므로, 사람은 스스로 그것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도 ‘얼’이라는 낱말이 있다는 것은, 우리 겨레가 그것의 있음을 알고 살아왔다는 말이다. 몸으로는 느낄 수도, 생각할 수도 없다는 말과 마음으로는 그것이 있는 줄을 알았다는 말은 서로 어긋난다. 그러나 이런 어긋남이야말로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 신비가 아닌가 싶다. ‘얼’이라는 낱말의 쓰임새를 살피면 그것이 마음의 참된 속살이라는 것을 알 만하다. ‘얼간이’, ‘얼뜨기’, ‘얼빙이’, ‘얼빠졌다’ 이런 낱말의 쓰임새가 바로 ‘얼’의 뜻을 드러내고 있다. ‘얼간이’는 [얼+간+이]로 쪼갤 수 있는 낱말로, ‘얼이 가 버린 사람’이라는 뜻이다. ‘얼’이 어딘가 나들이를 가 버리거나 아예 제자리를 비워 두고 나가 버린 사람이라는 뜻이다. ‘얼뜨기’는 [얼+뜨+기]로 쪼갤 수 있는 낱말로, ‘얼이 하늘 높이 뜬 사람’이라는 뜻이다. 얼이 몸 바깥 허공으로 떠 버려서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지난 4월 3일 늦은 7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유희정 함동정월류 가야금산조 독주회가 열렸다. 함동정월류 가야금 산조에 대해 말하기 전, 그 뿌리는 이렇다. 함동정월 명인은 강진군 병영면의 출신으로 스승 최옥삼에게 가야금을 배웠다. 최옥삼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최옥산’으로 알려져 있던 최옥산류(현재는 최옥삼류로 불린다.) 가야금산조의 창시자로 알려진 명인이다. 그는 김창조와 한성기에게 어린 시절 가야금 산조를 배우고 북한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국악인으로 북한민중음악사 계보를 잇는 북한 음악인들의 스승으로 남도 음악을 기반으로 북한 음악을 개척하였다고 전해진다. 함동정월(예명, 본명 함금덕)은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11세 때 광주 권번에서 기본기를 다지고 12세 강진군 병영면에서 여러 선생에게 춤과 노래를 배웠다. 특히 스승 최옥삼에게 가야금을 배워 1980년에 국가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 가야금산조 및 병창의 예능보유자로 지정받으면서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린 일등 공신이다. 사람들은 그 산조를 최옥삼제 함동정월류라 부르기도 하였다. 월북한 스승의 이름을 제대로 부르지 못했던 시절을 지난 199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의 다섯 번째 청명(淸明)이고, 내일은 설날ㆍ단오ㆍ한가위와 함께 4대 명절인 한식입니다. 청명과 한식은 하루 차이거나 같은 날이어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날 성묘(省墓)를 합니다. 옛날에는 한 해에 네 번, 그러니까 봄에는 청명, 여름에는 중원(中元, 7월 15일), 가을에는 한가위, 겨울에는 동지에 성묘했습니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청명(淸明) 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칩니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주는데 이를 ‘사화(賜火)’라 했습니다. 수령들은 한식(寒食)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이라고 한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온 백성이 한 불을 씀으로써 같은 운명체로서 국가 의식을 다졌습니다. 꺼지기 쉬운 불이어서 습기나 바람에 강한 불씨통(장화통-藏火筒)에 담아 팔도로 불을 보냈는데 그 불씨통은 뱀이나 닭껍질로 만든 주머니로 보온력이 강한 은행이나 목화씨앗 태운 재에 묻어 운반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