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앗, 무대가 열리자, 신윤복의 <미인도>를 연상시키는 것은 물론 여백이 미가 인상적인 무대가 열린다. 실루엣으로 보이는 무용수의 독무가 나의 가슴 속으로 밀려 들어온다. 조선시대의 미인이 현대 우리 곁으로 다가온 것이다.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겸 단장 김종덕)은 신작 <미인>을 4월 3일(목)부터 6일(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그 직전인 2일 낮 3시부터 60분 동안 열린 기자시연회에서 여성 무용수들로만 펼치는 압도적인 한국춤의 향연 속으로 나는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전통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작품을 통해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증명해 온 국립무용단이 2025년 공개하는 첫 번째 신작이다. 국립극장 관계자는 “국내 각 분야 예술계를 대표하는 창작진과 함께 한국춤에 내재한 아름다움의 값어치를 새롭게 조명한다.”라고 <미인> 공연의 의미를 밝혔다. 특히 공연 가운데 “장삼의 유려한 곡선미와 나비춤의 고요한 울림을 조화롭게 결합해 새롭게 구성했디.”라는 ‘승무&나비춤’을 관심으로 지켜보았다. 나는 그동안 전통 ‘승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전남 장성 백양사 고불매는 붉은 색의 홍매화로 백양사를 대표하는 고목이다. 나무의 나이는 350년 이상이 되는데 매년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백양사를 매화향으로 감싸고 있어 많은 탐방객들이 매화향기를 맡고자 찾아온다. 백앙사 고불매는 오직 한그루의 고목 홍매화를 이르는 이름으로 나무의 높이는 5.5m 정도로 나무 밑둥에서 4갈래로 뻗어나와 갈라졌는데, 자라나면서 나무가 갈라져 쓰러지지 않도록 버팀목으로 보호받고 있다. 그런데 본래는 현재의 위치에서 북쪽으로 100m 떨어진 곳에 여러 그루의 매화나무가 심어져 있었는데 1864년 대홍수로 절을 옴겨지으면서 홍매와 백매 한그루씩 옮겨 심었는데 백매는 죽고 홍매만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남았다. 그렇게 살아남은 백양사 고불매는 1947년 백양사의 만암 대종사 스님이 "부처님의 본래 가르침을 기리자"는 뜻으로 백양사 '고불총림'을 결성할 때, 이나무가 고불의 기품을 닮았다고 하여 '고불매'로 부르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고불(古佛)이란 옛날 부처 곧 석가모니불을 뜻한다. 백양사는 해마다 매화가 피어난 시기를 맞추어 고불매 축제를 펼친다. 올해는 3월 29~30일 열었다. 현재 백양사 고불매는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이재필)는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최영창)과 함께 4월 24일부터 5월 2일까지 모두 9일 동안 종묘 정전(서울 종로구)에서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을 연다. ‘종묘제례악’은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임금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종묘에서 제례를 지낼 때 악기를 사용하여 노래와 춤을 행하는 의식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인정받아 1964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고, 2001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어 세계적으로 우수성과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 신주(神主): 죽은 사람의 위패 이번 행사는 빼어난 건축 양식과 경관으로 전 세계인의 찬사를 받는 종묘에서 야간에 펼쳐지는 종묘제례악 공연으로, 유·무형의 유산을 동시에 만나볼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올해는 종묘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1995년) 30주년이자, 지난 2020년부터 진행되었던 종묘 정전 보수공사가 완료된 해로 더욱 의미가 있다. 공연은 종묘제례 의식에 맞춰 연주단(등가, 궁가)이 보태평과 정대업 등을 연주하며, 일무원(무용가)들은 문무와 무무를 춘다. 실제 종묘제례는 정전을 바라보며 거행되나, 이번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겸 단장 채치성)은 어린이 음악회 <신나락 만나락>을 4월 22일(화)부터 5월 4일(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신나락 만나락>은 ‘신과 인간이 만나 함께 즐거워한다’라는 뜻의 제주방언에서 유래한 제목으로, 어린이 관객에게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한 환상적이고 특별한 모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2004년부터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2004~2011년), <땅속 두더지 두디>(2013~2015년), <아빠 사우루스>(2016~2017년), <엔통이의 동요나라 1, 2>(2018~2023년), <노래놀이 별별땅땅>(2024년) 등 어린이 관객을 위한 공연을 꾸준히 제작해 왔다. 다양한 시도와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어린이도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공연을 선보여 우리 아이를 위한 생애 첫 국악 공연으로 손색없다는 호평을 받았다. 2025년 새롭게 선보이는 어린이 음악회 <신나락 만나락>은 제주 ‘설문대할망’ 설화를 창작동기로 한 작품이다. 설문대할망은 바다 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센터장 박종서)는 국가등록문화유산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 가운데 《맹사일지》와 《일지》에 대한 보존처리를 끝냈다. *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 ‘장애가 있어도 끊임없이 배워 홀로 설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한글점자 제작과 보급에 힘쓴 박두성 선생(1888-1963)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제작한 6점자식의 한글점자 「훈맹정음」과 관련된 기록물인 《맹사일지》와 《일지》를 비롯한 제판기, 점자 타자기 등 관련 유물 8건 48점. 2020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 《맹사일지》와 《일지》는 수기 기록과 함께 여러 관련 자료를 모아 놓은 책이다. 훈맹정음 제작을 위한 기계의 차용증과 사용 방법, 인쇄 업체의 소책자(팸플릿), 맹인협회를 조직하고 회원을 모집하는 공고문의 친필 초안, 그 당시 한글 정책과 관련한 신문기사 등 다양한 기록을 자료 모음(스크랩)의 형태로 엮었다. 기록물들은 낱장의 종이를 여러 장 겹쳐서 접착제로 붙이거나 일부 낱장은 끼워진 상태로 남아있어, 찢김과 접힘 등과 함께 접착에 사용된 테이프, 금속심 등에 의한 손상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소장 임승경)는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원장 양두하)과 지난 4월 2일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전남 구례군)에서 경주 월성 출토 고대 동물뼈를 비롯한 문화·자연유산에 대한 공동 조사ㆍ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문화유산 발굴조사 현장에서 거둔 고대 동물뼈에 대한 연구와 보존을 목적으로 두 기관의 협업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맺은 것이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 고대 동물에 대한 조사ㆍ연구ㆍ보존ㆍ관리 등을 위한 공동 학술연구 ▲ 공동 학술연구에 필요한 고대 동물 유체와 현생동물 시료 공유와 연구협력 ▲ 공동 학술연구에 대한 정밀한 기록 작업 추진 및 성과·활용 공유 등이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2020년 경주 월성 유적의 해자 발굴조사에서 곰뼈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뼈를 확인하여 이를 토대로 고대 유적 출토 동물 등에 대한 분석과 연구를 추진중에 있다. 또한,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은 반달가슴곰, 여우, 산양 등 멸종위기종의 복원을 추진하고 야생생물의 유전자원에 대한 수집과 분석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약을 통해 두 기관은 각자의 연구 성과와 전문성을 토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약용버섯의 값어치를 알리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평소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약용버섯 요리법을 공개했다. 약용버섯은 면역력 강화, 항암, 항산화 등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버섯을 말한다. 우리나라 대표 약용버섯으로는 상황버섯, 잎새버섯, 영지버섯 등이 있다. 농촌진흥청은 일상생활에서 주로 차로 마시거나, 가루로 만들어 건강식품처럼 섭취하는 약용버섯의 활용성을 높이고자, 버섯 종류별로 10개씩 모두 30종류의 요리 방법을 제안했다. △상황버섯은 참나무나 활엽수의 죽은 나무에서 자생하며, 황금빛 색감과 단단한 목질 구조가 특징이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세포 노화 방지와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상황버섯 우린 물에 닭과 삼계탕용 약재, 마늘, 대추를 넣고 끓이면 부드러운 육질에 고단백, 탄수화물 식단 ‘상황버섯 누룽지 삼계탕’이 완성된다. 상황 버섯 참나무나 활엽수의 죽은 나무에서 자생하며, 갈색에서 황금빛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색감과 단단한 목질 구조로 구별할 수 있음. 끓이거나 달여서 차로 섭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우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2025년 4월 1일 저녁 인사동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나온다. 인사동 들머리에 성난 군중의 고함소리가 진동한다. 다가가 본다. 여느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험악하다. 촛불시위대와 태극기부대가 대치하고 있지 않는가? 아마 초조해진 태극기 부대가 상대편을 도발한 것 같다. 금세라도 충돌이 일어날 것만 같다. 요망스러운 일이지만 태극기 부대는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들고 있다. 이들 넋이 나가고 얼빠진, 광기의 수구세력이 겨레의 공동체를 파괴하고 나라를 망쳐먹은 역사는 길고도 질기다. 그들은 왜구와 한패거나 제주도에서 수만 명을 학살한 서북청년단과 정신적 동성동본일 것이다. 이들의 본색을 우리는 127년 전 1898년 서울 거리에서 여실히 볼 수 있다. 1898년 겨울 썩어빠진 정부 관리들, 몰아치는 외세의 위협 앞에서 풍전등화 신세가 된 나라를 구하고자 만민이 연일 거리 시위를 하고 있다. 장작불을 지피며 풍찬노숙을 한다. 시위의 열기가 타올라 마침내 세상이 바뀔 조짐이 보인다. 그러자 오늘날의 태극기 부대 같은 것이 검은 구름처럼 몰려든다. 정부의 사주와 자금을 받은 전국의 보부상 수천 명이 서울로 집결한 것이다. 불길한 기운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화엄사 홍매화 봄을 화엄세계로 꾸민 홍매 (돌) 꽃으로 피는 불은 아름답네 (심) 다름이 어울린 꽃 언제피나 (초) 다름을 삼키고 낯붉힌 홍매 (빛) ... 25.3.31. 불한시사 합작시 설명 1 / 봄 삼월이 돌아오면 남녘바다 물빛은 그 시린 바람을 업고 파랗게 여울지고, 멀리 지리산 연봉들은 연둣빛을 띠며 이른 봄소식을 전할 때, 그때! 지리산 아래 천년 고찰 화엄사의 각황전이 왼손에 활짝 핀 홍매화 꽃을 들어 올려 봄날을 축복하는 빛나는 광경을 만난다. 끊임없이 봄소식을 전해 주고 있다. "봄이 오고 꽃이 피는 세상" 알려주고 있다. 고맙구나! 붉디붉은 저 화엄매여, 화엄매여. (옥광) 설명 2 / 나 밖의 다름을 이해하고 어울리려면 늘 나와 다른 내 속의 다름으로 나 밖의 다름을 유추해 보고 감싸보려고 하지 않으면 안 되리라. 나 밖의 다름이 내 안의 다름과 본질적으로 같거나 비슷하지 않으면, 그리고 내가 내 안의 다름과 먼저 화해하지 않으면 절대로 나 밖의 다름과 화해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붉은 홍매는 내가 내 안의 다름과 화해하는 모습, 내 안의 다름을 껴안는 모습, 내 안의 다름을 소화해 내는 모습, 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인삼장수가 만일 호조의 황첩(黃帖, 일정한 세를 물고 발급받은 여행증면서)도 없이 사사로이 매매하면 해당 부사(府使)는 금고(禁錮, 관리가 되는 자격을 박탈하는 벌)의 율로 시행하라."하였다. 호조 판서 김상성(金尙星)이 일본(日本)의 예단(禮單)에 쓰일 삼을 채울 수 없다고 올렸는데, 대체로 인삼장수가 삼을 가지고 왜관(倭館)에 가서 매매하면 이익도 많고 황첩이 없으면 세금도 내지 않기 때문에 몰래 잠입한 자가 많았으므로, 동래 부사가 이들을 금칙해야 한다고 하였기 때문에 이 명이 있게 된 것이다.“ 영조실록 76권 영조 28년(1752년) 4월 2일 기록입니다. 또 “중국 배가 와서 시끄럽게 하고, 홍삼을 몰래 사가는 것을 단속하되, 아울러 이러한 내용을 개성 유수(開城留守)와 평안도ㆍ함경도 두 도의 관찰사에게 경계하라고 명하였다.”라는 《고종실록》 1권, 1년(1864) 2월 3일 기록도 있습니다. 또 1828년 북경에 다녀온 박사호의 기행문인 《심전고(心田稿)》에는 "연경에 가지고 가는 것이 금지된 물건은 금, 인삼, 담비가죽인데 홍삼은 그중에서도 가장 엄격했다. 연경 사람들이 그 값의 10배를 주고 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