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눈비음'입니다. 이 말은 '남의 눈에 들려고 겉으로만 꾸미는 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말집(사전)에는 없지만 이 말의 짜임이 '눈+비음'이고 '비음'은 꾸미다는 뜻을 가진 '비ㅿ-(반치음 아래 ㅡ)다'의 이름씨꼴에서 'ㅿ'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어림된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풀이를 보고 나면 앞서 '설빔'을 풀이할 때 '설비음'이 줄어서 '설빔'이 된 거라는 것을 알려 드린 적이 있기 때문에 생각이 나시는 분도 많지 싶습니다. 그러면 '눈비음'은 '눈빔'으로도 쓸 수 있을 거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칩니다. 그리고 뜻풀이에 나온 '겉으로만 꾸미는 일'을 뜻하는 '겉치레', '눈치레'는 말과도 비슷한 말이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집(사전)에는 그런 풀이가 없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우리가 '겉치장'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허식'이라는 말도 가끔 쓰는데 '눈비음'이라는 말도 알고 있으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눈비음하다'라는 말도 쓸 수 있으니 알맞은 때 떠올려 써 보시기 바랍니다. 요즘 곳곳에서 새로운 일꾼을 뽑는다고 많이 시끄러운데 눈비음을 잘하는 사람은 뽑지 않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찾기 놀이]1-5 곳곳에 갖가지 꽃들이 피었다는 기별과 함께 예쁜 찍그림을 올려 주는 분들이 많아 꽃구경을 많이 하는 요즘입니다. 어제도 하얀 눈이 온 것처럼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찍어 보여 준 분이 계셨습니다. 하지만 마실을 나가 보니 다른 나무보다 일찍 꽃을 피운 나무는 벌써 꽃잎이 떨어지고 열매를 맺을 것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이 무렵 이렇게 죽은 듯하던 나무에서 피어난 여린 잎과 꽃들을 보면 우리 토박이말도 다시 살아나 꽃을 피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거듭 하곤 합니다. 아무래도 낯선 토박이말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한테 나눠 주시는 분들께 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이레마다 서너 낱말을 알려드리기만 하고 다시 볼 일이 없다보니 얼른 잊히고 나날살이에 쓰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토박이말 찾기 놀이'라도 가끔 할 수 있게 해드리려고 하는데 그리 재미가 없어서 좀 열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할 줄 아는 게 이것 밖에 없으니 널리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은 토박이말 살리기 20부터 25까지 낱말과 옛날 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태서 찾기 놀이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요즘 자주 보고 듣는 '진정되다'와 비슷한 뜻을 가진 '누꿈하다'입니다. 이 말을 말집(사전)에서는 "전염병이나 해충 따위의 퍼지는 기세가 매우 심하다가 조금 누그러져 약해지다."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저는 그걸 다음과 같이 좀 다듬어 보았습니다. "옮김앓이나 나쁜 벌레 따위가 퍼지는 세기가 매우 지나치다가 조금 누그러지다(덜하여지다)." 말집(사전)에서 풀이를 할 때 쓴 말이 익어서 더 쉽게 느껴지는 분들이 많다는 걸 잘 알지만 우리 아이들은 제가 다듬어 놓은 풀이에 더 익어서 쉽다고 느끼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 것이니 너그럽게 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빛무리 한아홉(코로나)이 나온 뒤로 '진정( 鎭靜)되다'는 말을 참 많이 듣거나 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도 말집(사전)에 풀이를 보면 1. 몹시 소란스럽고 어지러운 일이 가라앉다', 2. 격양된 감정이나 아픔 따위가 가라앉다'라고 되어 있어 우리가 잘 알고 자주 쓰는 '가라앉다'라는 말로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 '진정되다'와 '누꿈하다'의 풀이를 견주어 보면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이 누그러지는 것을 나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꽃샘추위, 잎샘추위, 꽃샘잎샘이 찾아 와서 사람을 움츠러들게 합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기 앞에 날씨가 춥다는 것을 알고 나갔는데도 바람을 맞으니 절로 자라목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집 앞에서 밤새 추위와 바람에도 떨어지지 않고 잘 견딘 벚꽃이 손을 흔들며 난 괜찮다고 말을 하는 듯이 느껴졌습니다. 세 이레를 함께 보낸 아이들에게 그동안 잘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많이 나아진 배움이를 추어올려 주면서 손뼉도 함께 쳐 주었습니다. 살짝살짝 서로의 울타리를 넘나드는 게 눈에 띌 때도 있지만 크게 부딪히지는 않고 있습니다. 제 바람대로 다 되는 것도 아니고 제 바람대로 다 할 수도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이들이 바라는 쪽에 무게를 두려고 합니다. 어제 저녁은 봄내음이 물씬 나는 쑥국, 머위 나물과 함께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다른 사람의 수고로움이 더해져 더 맛난 저녁이었습니다. 언제 더 맛있는 걸로 갚아 드려야겠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놉'입니다. 이 말은 '하루하루 품삯과 먹거리를 받고 일을 하는 품팔이 일꾼. 또는 그 일꾼을 부리는 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제가 어릴 때에 둘레 어른들께서 늘 쓰시던 말인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펀 세이빙’를 대신할 쉬운 우리말로 ‘놀이형 저축’을 꼽았다. ‘펀 세이빙(fun saving)’은 가입자에게 유리한 금리보다는 재미있는 방식으로 저축을 유도하는 금융 상품을 말한다. 이와 함께 거대 자료, 인공 지능, 가상 화폐, 사물 인터넷(IoT) 등의 정보 기술을 활용하는 신상품 보험을 개발하는 등의 보험 산업 기술을 일컫는 말을 뜻하는 ‘인슈어테크(insurtech)’는 ‘보험 정보 기술’로, 또 외부 요인으로 인해 억제된 수요가 그 요인이 해소되면서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뜻하는 ‘펜트업 효과(pent-up 效果)’는 ‘수요 분출 효과’로 바꿔 쓰자고 제안했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바꿈말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3월 12일(금)부터 14일(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이렇게 제안한 것이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래 새말이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듬은 말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은 3월 23일부터 상설전시관 3층 인도ㆍ동남아시아실에서 회화 전시품을 교체하여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에 공개하는 전시품은 모두 5점으로, ‘라가말라(rāgamāla)’를 주제로 뽑은 4점의 인도 회화와 1점의 자이나교 순례도다. ‘라가말라’는 ‘멜로디(라가rāga)’의 ‘묶음(말라māla)’이라는 뜻이다. 인도 전통 음악에서 유래한 개념인 ‘라가’는 감정이나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한 음조와 가락을 가리키는데, 종류에 따라 특정한 계절 혹은 시간대에 연주하여 그 분위기를 나타냈다. ‘라가말라’는 라가 여러 개를 한 세트로 묶어 시나 그림으로 창작한 것으로,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다양한 라가말라 묶음과 양식이 존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7세기에 인도 데칸(Deccan) 지역 북부에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라가말라 회화 4점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가장 주목할 작품은 봄의 라가를 그린 <바산트 라가(Vasant Rāga)>다. 화가는 만물이 생동하는 봄의 생명력과 희열을 표현하기 위해 홀리(Holi) 축제를 그림의 소재로 선택하였다. 홀리 축제는 겨울이 가고 봄이 온 것을 축하하는 인도의 전통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일찍 핀 벚꽃이 갑자기 세게 부는 바람에 떨어지는 걸 보았습니다. 집앞 모과나무에 여린풀빛 잎이 예쁘게 핀 것을 보았는데 어제부터 바람과 함께 찾아온 추위에 밤새 많이 떨었지 싶습니다. 어제 옷을 가볍게 입고 나간 사람들은 밤에 많이 추웠을 것인데 어제 추위는 꽃샘추위, 잎샘추위라 할 만합니다. 그런 어제 앞낮(오전)에 소리샘(라디오)에서 반가운 노래 '풀잎사랑'을 들었습니다. 옛날부터 알던 노래였는데 노랫말을 되새겨 보니 참 예쁜 노래더라구요. '풀잎사랑'은 1987년 최성수 님이 손수 노랫말을 써서 가락을 붙여 부른 노래라고 합니다. 노랫말을 톺아보면 '간단히'와 '변함없어요'를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풀잎, 이슬, 햇살에 서로를 빗대며 그대만을 사랑한다는 노랫말이 슬프게 느껴지는 건 저만의 느낌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노랫말이 예쁘다고 느끼는 것은 저만 느끼는 것이 아닌 것은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이 노래가 1987년 '제1회 한국 노랫말 대상'에서 '밝은 노랫말 상'을 받았다고 하니 말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노랫말에 보람(상)을 주는 '예쁜 노랫말 잔치'는 끊이지 말고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래 노랫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그제 새로 옮긴 배곳에서 처음으로 다모임을 했습니다.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 때문에 모일 수가 없어서 누리모임(원격회의)을 했습니다. 모임을 이끄는 사람도 쉽지 않고 함께하는 사람들도 쉽지 않았지만 서로 도와 가며 잘 마쳤습니다. 저는 생각지도 않았던 구순몯 이끎이(친목회 회장)가 되었습니다. 모임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모임을 이끌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자라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이바지를 한다 생각하고 나섰습니다. 바쁘신 분들께 그런 일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저도 하는 보람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이어서 제가 꺼낸 배곳 꾸미는 말 만들어 쓰는 일도 많은 분들이 좋다고 해 주셔서 배움이와 어버이께 물어 해 보기로 했습니다. 때새는 많이 걸렸지만 하고 싶은 말이나 했으면 하는 일을 터 놓고 이야기하고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쪽으로 굳혀 나가는 게 좋았습니다. 어제는 배해 배움동아리(학년 전문 학습 공동체)를 처음 했습니다. 토박이말 배움동아리 앞선 모임도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싶다고 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다만 한 달에 한 셈꼴로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어서 스스로(자율)동아리를 만들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은데 자잘먼지(미세먼지)까지 날아와 숨쉬기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말없이 지킬 것을 잘 지키시는 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기에 참고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앞에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라는 노래를 들으며 봄이 오는가 싶었는데 봄이 날로 무르익고 있다는 것을 하나둘씩 피어나는 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노래에 나온 ‘조붓하다’와 비슷한 짜임의 토박이말을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겨울의 끝자락 또는 봄이 온다 싶을 때면 해마다 들려주기 때문에 들어 본 적이 있는 노래일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노래에 나온 ‘조붓하다’는 말의 뜻을 아시는지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둘레 사람들에게 ‘조붓하다’는 말의 뜻을 아는지를 묻곤 하는데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조붓하다’는 말집(사전)에 ‘조금 좁은 듯하다’는 뜻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지요. 이말 말고도 같은 짜임으로 된 말에 ‘너붓하다’, ‘가붓하다’와 같은 말이 더 있답니다. ‘조붓하다’는 말을 알면 이 말은 어떤 말인지 어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너붓하다’는 ‘조금 넓은 듯하다’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저도 좀 가졌으면 하는 것과 아랑곳한 말입니다. 바로 '넘늘다'는 말인데 이 말은 ' 점잔을 지키면서도 멋지고 맛깔스런 말과 짓을 하다'는 뜻입니다. 이런 사람이 둘레에 있으면 사는 재미가 없을 수가 없지 싶습니다. "술자리에서 임 선생의 넘는 말솜씨는 항상 인기였다."와 같은 보기월을 보시면 나날살이에 얼마든지 부려 쓸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아시겠지요? 그래서 저도 좀 그랬으면 싶은데 바란다고 되는 게 아니니 어쩔 수가 없지요. 하지만 하루에 한 셈은 웃을 수 있게 제가 배움을 돕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일부러 웃긴 이야기를 찾아서 해 주거나 웃긴 움직그림을 찾아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넘늘었던 사람들이 요즘과 같은 일을 오래 겪다보니 가라앉은 마음으로 지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온 누리에 그런 사람이 적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더 안타깝습니다. 좋은 일이 있어서 웃는 게 아니라 웃고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을 마음에 새기고 하루하루를 웃으며 살아야겠습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