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겨울철 따끈한 국물요리는 한국이나 일본 두 나라 모두 추위를 녹이고 입맛을 돋궈주는 요리임에는 틀림없다. 원래 일본에는 한국처럼 감자탕이니 매운탕 같은 ~탕 요리는 없다. 뿐만 아니라 김치찌개니 된장찌개 류도 없고 미역국이니 북어국 같은 것도 없다. 하지만 된장찌개 대신 맑은 된장국인 미소시루가 있고 특히 겨울철에 입맛을 돋우는 나베요리(鍋料理)가 있다. 나베요리에서 나베란 남비를 가리키는 말로 남비에 여러 재료를 담아 끓여 먹는 음식인데 우리의 ~탕 요리에 가깝다. 야후제팬에서는 2015년 특집으로 고향의 맛 재발견 이라는 음식마당이 있는데 12월에는 일본 전국에서 손꼽히는 나베요리 10선(選)이 소개되어 있다. 1위는 야마구치현의 복지리, 2위는 홋카이도의 연어나베 3위는 아키다현의 작은 생선과 특제 간장으로 만드는 숏츠루나베 등등 전국에 내로라하는 나베요리를 그 유래와 사진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 전국 나베요리 가운데 1위인 야마구치현의 복지리(위), 홋카이도의 연어나베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이들 음식은 한국의 ~탕과는 사뭇 다른데 고춧가루를 쓰지 않기에 얼큰한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심심한 맛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946년 5월 20일치 자유신문에는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의 말로(末路), 음식점 내어 자활이라는 다소 생소한 제목의 기사가 실려 있다. 내용인즉 맥아더사령부의 지령으로 국가의 후원이 없어진 야스쿠니신사는 자활방법을 강구해야했는데 신사 안의 국방관을 단장하여 이곳을 영화 따위를 상영하는 환락업소(원문에는 환락경)로 만들고 또한 경내에는 음식점을 만들어 자활의 길을 걷기 위해 18일 경시청에 정식 허가 신청을 내였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그것이다. ▲ 야스쿠니신사 안에는 유취관이라는 전쟁기념관이 있다.유취관 이층에서 바라다 본 모습, 유취관 안에는 대포, 비행기 등 각종 전쟁 물품과 당시를 미화하는 각종 서적과 비디오등 영상제작물을 판매하고 있다. ▲ 유취관 입구에 자살폭격기가 전시 되어 있다 미국은 당시 전쟁범죄자들을 미화하여 그들을 영웅으로 만드는 일을 중지하도록 야스쿠니에 대한 후원을 금지했으며 후원이 끊긴 야스쿠니는 자활의 길을 모색해야 했던 것이다. 이 신문에서 말하는 국방관이 현재의 전쟁기념관인 유취관(遊就館)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유취관 안에는 2차 대전 때 쓰던 각종 무기와 대포, 폭격기 등을 전시해놓고 있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제 슬슬 일본 거리에 시메카자리(注連飾り) 장식품이 나올 시간이다. 시메카자리는 연말에 집 대문에 매다는 장식으로 짚을 꼬아 만든 줄에 흰 종이를 끼워 만드는데 요즈음은 슈퍼 따위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이러한 장식은 농사의 신(稻作信仰)을 받드는 의식에서 유래한 것인데 풍년을 기원하고 나쁜 액운을 멀리하려는 뜻으로 신도(神道)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도 있고 한편으로는 일본의 국신(國神)인 천조대신(天照大神)과 관련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시메카자리는 12월 말에 내달고 지역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개 1월 7일 이후에 치우는 게 보통이다. 관서지방에서는 1월 15일에 치우고, 미에현(三重縣 伊勢志摩) 같은 지방에서는 1년 내내 장식하는 곳도 있는 등 곳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 일본 연말연시를 꾸미는 시메카자리(注連飾り 또한 연말장식으로 카도마츠(門松)도 빼놓을 수 없는데 이것은 12월 13일에서 28일 사이에 집 앞이나 상가 앞에 세워두고 치우는 것은 1월 15일 전후다. 시메카자리나 카도마츠의 설치와 치우기는 가능하면 지정 된 날에 맞추는 게 좋으며 이를 어기면 복이 반감된다고 믿고 있다. 카도마츠는 일본의 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금으로부터 천여 년 전인 9세기 초에 만들어진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설화집이 있는데 그 이름은 《일본국현보선악영이기(日本國現報善惡靈異記》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 가운데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한국에 번역되어 나온 《일본국현보선악영이기(日本國現報善惡靈異記》 나라(奈良)지방의 한 마을에 다데하라도라는 절이 있는데 이 절에는 영험한 약사여래불이 있었다. 때마침 이 마을에는 눈먼 과부가 어린 딸 하나를 데리고 살고 있었는데 이 모녀는 생활이 너무나 어려워 끼니를 잇기조차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모녀는 그대로 앉아서 죽느니 약사여래불에 가서 기도라도 드리다 죽을 요량으로 어린 딸을 데리고 절로 향했다. 그러나 남루한 행색으로 약사여래불당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절집 앞에서 하염없이 기도를 할뿐이었다. 제 목숨은 아깝지 않으나 제 딸아이의 목숨이 안타깝습니다. 한꺼번에 두 명이 죽을 지경이니 바라옵건대 제 눈을 뜨게 해주시옵소서.라고 빌었다. 여자는 절박한 마음으로 약사여래불이 있는 절을 향해 기도를 드리고 있었는데 그때 절에서 이 모습을 보던 관리인이 나와 이 모녀를 약사여래불상으로 안내하였고 이들은 더욱 열심히 기도했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예전에 한국인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따뜻한 온돌방 아랫목에서 한 겨울을 보냈다. 지금은 보일러가 보급되어 거의 온돌이 사라졌지만 과거 한국인의 겨울철 난방은 뭐니 뭐니 해도 뜨끈뜨끈하게 불 땐 아랫목이었다. 글쓴이의 어린 시절만 해도 아랫목은 겨울철 온 식구가 모여 오순도순 보내던 곳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사정은 어떠한가? 일본은 우리처럼 온돌문화가 아니라 다다미 문화다. 다다미란 돗자리 문화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따라서 겨울철이 되면 방안이 춥다. 이러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고다츠(こたつ, 火燵炬燵)라는 난방기구가 생겨났다. 요즈음은 전기 고다츠가 주종을 이루지만 예전에는 숯불이 쓰였다. 고다츠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 가장 쉽게 설명한다면 난로를 사각 나무판으로 덥고 그 위에 이불을 덮어씌워 놓은 형태로 발을 이불속에 넣는 구조이다. 고다츠는 밥을 먹을 때는 식탁이요, 아이들이 공부를 할 때는 책상으로 쓰고 차를 마실 때는 차탁으로 쓰는 등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쓰이지만 기본적으로 발을 고다츠 속에 넣어 보온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 일본 겨울의 필수품이라고 선전하는 난방기구 고다츠(こた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일본에서는 가업을 대대로 이어오는 가게들이 많은데 이를 일컬어 시니세(老鋪)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오래된 가게라는 뜻이다. 이러한 시니세에는 백화점도 있고 된장가게도 있으며 기모노 같은 옷가게는 물론이고 오래된 여관이나 과자점도 있다. 무엇이든 자기 대에서 끝나지 않고 대를 이어 가는 가게라면 시니세인 것이다. 따라서 그 지방의 전통 있는 물건이나 먹거리 따위를 찾는 사람들은 그 고장의 시니세를 찾으면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 할 수 있을 것이다. 품질은 기본이고 무엇보다도 신용을 목숨처럼 여기는 시니세는 시대에 유행하는 세련된 장식이나 점포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어딘가 모르는 안정된 모습 속에서 정감어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딱히 시니세가 100년이라든가 몇 백 년이어야 하는 조건은 없지만 그래도 100년은 되어야 시니세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는 창업 100년 이상의 기업이 21,000개나 있다. 200년 이상의 기업은 3,000개가 있다고 한다. 주로 이러한 시니세 가게는 술과 전통과자점, 옷가게 따위의 전통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 20세기 초의 건설회사 금강조 회사 직원들 한 조사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시치고상(七五三)이란 어린 자녀에게 일본 전통 옷인 기모노를 입혀 신사참배하는 것을 보통 일컫지만 최근에는 가족사진만을 찍는 집도 늘고 있다 이는 11월 7일 일본 잡지 러닝파크(ラニングパク)에서 소개한 말이다. 일본에는 우리나라처럼 아이들 돌잔치라는 게 없다. 하지만 남자 아이는 3살과 5살 그리고 여자 아이는 5살과 7살 되는 해를 맞이하여 부모님을 비롯한 일가친척과 함께 신사참배를 하는 습관이 있다. 당신은 아이의 시치고상 준비를 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61퍼센트가 그렇다고 답했다. 물론 여기서 그렇다고 한 것은 아이에게 일본 전통 옷을 입혀 신사참배를 한다는 뜻이다. 61퍼센트 외에 18퍼센트는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시치고상을 하긴 할 것이라고 했고 21 퍼센트만이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했다. 말하자면 79퍼센트가 시치고상을 어떤 식으로든지 치루겠다는 이야기다. 시치고상에 해당하는 나이의 자녀가 있는 부모에게 던진 이날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답 1위는 사진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겠다.라는 답이 단연 1위였다. 아이가 태어나면 돌잔치를 하는 한국에서는 돌잔치 사진이 중요하듯 일본 부모들은 기모노를 입힌 귀여운 아이의 사진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에는 죠카마치(城下町)라는 이름의 도시가 번성했는데 죠카마치란 말 그대로 성주가 살던 성(城)과 관련 있는 도시다. 아먀구치현 하기시나 기후현의 다카야마시 같은 곳이 죠카마치(城下町)의 대표적인 도시지만 현재 인구 10만 이상의 도시 절반이 죠카마치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죠카마치는 역사가 깃들어 있는 고장이다. 헤이안시대(794-1192) 이후 무사정권 시대의 긴 역사를 가진 일본의 성(城)은 성주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의 중심지다. 하늘만큼 높이 쌓아 올린 성곽의 높이가 성주의 권력을 대변해주는 것이라도 되는 양 오늘날 남아 있는 성들은 그 규모가 매우 크다. ▲ 효고현의 다츠노성을 중심으로 한 죠카마치(城下町) 풍신수길의 오사카성도 규모면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큰 곳이다. 오사카 성은 성곽의 돌덩이 하나만도 사람 키의 몇 배에 달할 만큼 규모가 크다. 일본의 제2도시 오사카도 오사카성을 중심으로 죠카마치(城下町)의 하나로 출발 했던 것이다. 물론 에도성을 중심으로 했던 곳이 지금의 동경이다. 일본에서 조용한 역사의 고장을 찾고자 한다면 이 죠카마치를 중심으로 찾아 가보면 뜻밖에 좋은 곳을 만나게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사슴 뛰노는 절 천년고찰 동대사에 놀러가는 이웃들 오사카 나라 교토 묶어 3박4일 무얼 보고 올까? 동대사를 세운 백제 행기스님 초대 주지 백제 양변 스님 여기서 처음으로 일본 화엄종 강설을 한 신라 심상대덕 ... 우리가 미처 챙기지 못한 세월 속 고승들의 발자취는 지워지고 지금 사람들 단풍든 고찰에 뛰어노는 사슴 쫓아 사진 찍기 바쁘다 ▲ 동대사 사슴은 사람들에게 먹이를 달라고 아양을 부린다. 정말 그렇다. 동대사는 나라시대 일본 최고의 절이자 현재도 천년 고찰로 그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요즈음 한국에서는 오사카, 교토, 나라 이렇게 3도시를 엮어 3박 4일 코스로 떠나는 여행 상품이 즐비하다. 오사카만 해도 비행기로 한 시간 반이다 보니 바로 이웃집 드나들듯이 훌쩍 다녀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 동대사는 나라공원 안에 있어 사슴이 한가로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관광객이 다가서면 사슴이 달려와서 먹이를 달라고 아양을 부려 인기 만점의 절이기도 하다. 동대사(東大寺, 도다이지)는 나라현 나라시 조우시쵸 (奈良市司町)에 있는 천년 고찰로 1300여년이라는 긴 시간 속에서도 일본 불교의 원형을 지금껏 고이 간직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천년고도 교토의 3대 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 (葵祭), 7월 17일의 기온마츠리 (祇園祭), 10월 22일의 지다이마츠리(時代祭)를 꼽는다. 오래된 순서를 꼽으라면 아오이마츠리 (567년), 기온마츠리( 863년), 지다이마츠리(1895년) 순으로 꼽을 수 있다. 성격으로 따지자면 아오이마츠리는 궁정에서 시작한 마츠리(국가의 제사 형식)로 볼 수 있고 기온마츠리는 서민(전염병 퇴치의 제사)층에서 향수하던 마츠리다. 내일 10월 22일에 열리는 지다이마츠리는 명치정부가 교토 천도(헤이안 천도, 794년) 1100년째를 기념하여 명치28(1895)년에 새로 시작한 마츠리다. 명치정부는 교토 천도 당시의 환무왕(桓武天皇)을 모시기 위한 사당으로 헤이안신궁(平安神宮)을 만들고 그해 10월 22일부터 10월 24일에 걸쳐서 성대한 마츠리를 거행했는데 올해로 120년을 맞이한다. ▲ 10월 22일 열리는 지다이 마츠리의 한 장면 지다이마츠리에 등장하는 사람이나 도구, 행렬 시간 등을 따지자면 7월의 기온마츠리(祇園祭)가 가장 성대하지만 5월의 아오이마츠리(葵祭)나 10월22일의 지다이마츠리(時代祭)도 꽤 볼만하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