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주일에 교회만 다녀온 뒤 계속 집에 있었습니다. 지난 8월 말에 갔다 온 몽골 여행기를 아직도 다 못 쓰고 있어서, 오후 내내 글 쓰는 데 집중했지요. 같이 갔다 온 친구들은 다들 내가 당연히 여행기를 쓸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쓰고 끝내지 못했으니 슬며시 압박감을 느낍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걸음 수를 보니 3,000보도 안 됩니다. “오늘은 하루 걸음 목표치인 12,000보는 근처에도 못 가보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걷자는 생각으로 집 앞 반포대교 근처 한강에 나왔습니다. 요즘 일요일마다 뚜벅이 축제를 하느라 한강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잠수대교는 차량 통행을 막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합니다. 물론 다리 양옆으로 먹거리도 많이 팔고요. 잠수교에 차가 안 다니는 것을 보다 보니, 순간 이럴 때 나도 차도 한가운데로 잠수대교를 뛰어서 건너가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봄에 뚜벅이축제를 할 때 잠수교를 왕복하는 이어달리기 하는 것을 본 기억도 작용하였지요. 그래서 달려서 낙타등을 넘어 잠수교를 건너갔는데, 이때 왼쪽으로 동작대교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 여기까지 온 것,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해서 쓸모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확실한 쓸모가 없는 것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 꾸미개 곧 장신구도 그렇다. 꾸미개가 없다고 해서 크게 불편하진 않지만, 꾸미개가 있으면 일상이 훨씬 풍요로울 수 있다. 박세경이 쓴 이 책, 《곱구나! 우리 장신구》는 일상을 아름답게 가꿔주었던 전통 꾸미개를 다룬다. 지금도 특별한 날에는 꾸미개를 즐겨 착용하지만, 예전에도 일상을 빛내주는 용도로는 꾸미개만 한 것이 없었다. 혼인이나 과거급제처럼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꾸미개는 특히 빛을 발했다. 꾸미개에 얽힌 옛사람들의 생활 모습도 정겹다. 돌잔치, 혼인, 장원급제, 장례와 같이 굵직굵직한 삶의 큰 사건에는 늘 꾸미개가 있었다. 일생에 몇 번 찾아오지 않는 중요한 순간들을 가장 예를 갖추어 진중하게 맞이했던 진심이 느껴진다. 그 가운데 장원급제 때의 차림과 꾸미개가 특히 눈길을 끈다.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처럼 과거에 급제한 사람은 연두색 앵삼을 입고, ‘복두’라는 관모를 쓰고, 복두에 어사화를 꽂았다. 어사화는 보라색, 노란색, 다홍색 등 다양한 색깔로 만든 꽃으로 임금이 내린 꾸미개였다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내가 하는 부탁이 남이 보면 청탁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선물이 남이 보면 뇌물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단합이 남이 보면 담합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할 땐 정과 의리지만, 남이 보면 부정과 비리일 수 있습니다. 남의 시선으로 나를 돌아볼 때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대한민국이 보입니다." 위의 글은 공익광고협의회에서 작성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현행법상으로 뇌물은 주어도 범죄(증뢰)이고 받아도 범죄(수뢰)입니다. 공직에 오르기 전에 받아도(사전수뢰) 범죄이고 퇴임 후에 받아도(사후수뢰) 범죄입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대신 받아도(제삼자 뇌물공여) 범죄이고 다른 사람 일로 줘도(알선수뢰) 범죄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뇌물이 연관 돼있으면 무조건 처벌 대상입니다. 심지어 뇌물을 현실적으로 받지 않아도 (요구, 약속만 하여도) 처벌하고 실지로 제공하지 않아도(약속, 공여, 공여 의사표시) 처벌됩니다. 뇌물이 공무수행과 정상적인 국가작용에 심각한 해악을 끼치는 것이기에 처벌 요건을 강화한 것이지요. 거액의 뇌물의 경우에는 몰수는 물론 받은 뇌물의 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고 걸릴 때쯤 되어 준 사람에게 돌려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조용필이 새 음반을 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스무 번째 노래집이라 한다. 그 소식을 들으니 반갑기는 한데 고개가 갸우뚱해지며 체한 듯 무언가 마음에 걸린다. ‘정규앨범이 스무 장밖에 안 되나?’ 그가 음반 활동한 세월이 오십 년이 넘었다. 외국의 사례에 비추더라도 그 경력에 스무 장의 독집은 결코 많은 게 아니다. 더군다나 그는 경력 가운데 사십 년이 넘는 세월을 “가왕”으로 추존되어 대중가수의 상징이 되었고, 이십여 년 동안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적 인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판꽂이에서 그의 음반들을 꺼내 세어보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만 해도 스무 장이 넘고, 내가 알고 있는 것까지 보태면 얼추 서른 장은 더 될 것 같은데 말이다. ‘비정규집이 그렇게 많았나?’ 기억을 더듬고 자료들을 꺼내 확인해 보니 정말 그렇다. 알게 모르게 독집이 아니면서 조용필의 이름으로 나온 게 열 장이 넘었다. 설령 독집이라 하더라도 외국곡을 개사하거나 번안한 노래를 섞어서 낸 음반은 정규독집으로 인정하지 않는 기준도 비정규 집 양산의 한 원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기준 때문에 그의 첫 번째 노래집도 비정규 앨범 판정을 받았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체질이 정말 심리와 관련이 있을까? 상대방의 체질을 알면 사고방식도 짐작할 수 있다는 생각은 솔깃하다. 하긴 마음과 몸이 별개가 아닐진대, 이렇게 체질로 상대방을 파악할 수 있다면 맞춤형 의사소통으로 갈등을 훨씬 줄일 수 있을 터이다. 성격 심리학자이자 사상체질 전문강사인 류종형이 쓴 이 책, 《류종형의 사상체질 실전 심리학》은 상대방의 체질에 맞추어 소통하는 방식을 알려준다. 조선시대 이제마가 창시한 ‘사상체질 의학’을 심리학과 접목하여 인간관계에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소통법을 담았다. 체질과 관련된 심리는 우리가 인지하는 의식심리와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무의식심리로 나뉜다. 사상체질 심리학은 무의식심리에 더욱 주목하면서, 상대방의 무의식심리를 알면 일터에서도 조화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p.46) 자신의 체질을 이해했다면 다른 체질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체질을 이해하면 파트너로 일할 때 아주 유용하지요. 태양인과 소음인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소양인과 태양인은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태음인과 태양인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적절한 대응책을 마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대체로 검사는 상대방의 죄를 캐내려고 노력하고 피고는 잘못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 노력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죄인을 자처하는 목사에게 무죄라고 주장하는 검사들이 그것이지요. 물론 기소 권고가 내려지긴 했지만, 세인들의 눈에는 그리 달가워 보이지 않습니다. 권력이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검사들은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의 권력이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 때, 진실 규명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의 압력이나 정치적인 고려로 잘못된 결론을 내리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신뢰와 정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결정을 해야 할 사회 지도층이 권력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현실이 슬프게 다가옵니다. 사회적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한비자는 나라가 망하는 47가지 사례를 열거했습니다. "임금은 어리석은데 그 측근인 왕실의 친척이나 형제는 현명하고, 관리의 힘이 약하면 백성들은 오만해져 나라 안은 혼란스러워진다. 민심이 흔들리고 나라가 혼란스러우면 그 나라는 마침내 망한다. 임금이 조그마한 술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인간의 비극은 거울의 발명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돌도끼 들고 사슴 쫓던 시대에는 거울이 있을 수 없었으니 기껏해야 고인 물에 자신을 비춰보는 것이 전부인지라 누구든 생김새에 대한 불만이 없었을 듯합니다. 청동기 시대에 이르러 인류는 구리거울을 갖게 됩니다. 구리합금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구리 동(銅), 거울 경(鏡) 자를 써서 동경(銅鏡)이라고 부르지요. 청동 거울의 뒷면에는 손으로 잡거나 매달 수 있도록 손잡이나 고리를 달았는데 이를 뉴(鈕)라고 합니다. 특히 지배층의 뉴는 여러 가지 섬세한 조각이나 기하학적 무늬로 장식되었지요. <다뉴세문경(多鈕細紋鏡)>은 고리가 많이 달리고 섬세한 조각이 있는 거울이란 뜻입니다. 박물관에 가면 먼 과거에 쓴 거울을 볼 수 있지요. 지금은 녹슬고 불투명하여 반사가 제대로 안 되어서 얼핏 거울의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 거울도 실제로 사용되던 당시에는 아주 매끈해서 사물을 잘 비추어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매끈하게 연마한 거울 면이 부식되고 긁히며 표면이 거칠어져 반사력이 떨어진 것뿐이지요. 그리고 거울의 앞부분은 매끈한 상태로 볼 것이 없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역사 속 세계는 약육강식의 세계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힘이 있는 자가 다스리고, 또 그 힘을 자식에게 물려주어 대대로 이어가는 것. 우리 역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권력과 경제력이 세습되면서 사회적 강자와 약자의 구분은 공고해졌다. 이렇듯 힘이 지배하는 구조에서도, 우리 역사에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했던 흔적이 꽤 많이 남아있다. 가난한 사람,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 어린이 … 약육강식의 세계에서는 도태되기 마련인 이런 약자들이 사회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갖추어져 있었다. 김영주와 김은영이 쓴 이 책, 《우리 역사에 숨어 있는 인권 존중의 씨앗》은 고려의 빈민구휼 기관이었던 ‘동서대비원’부터 조선의 죄수 보호 제도까지, 우리 역사 속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따뜻한 인권 존중의 모습을 담았다. 특히 굶주림을 해결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 존중 방식이었다. 흉년이 잦았던 옛날에는 굶어 죽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조선의 4대 임금 세종은 마을 관아마다 가까운 곳에 움막을 지어 음식을 무료로 나누어 주도록 했는데, 이것이 바로 ‘진제장’이다. ‘진제장’에서는 이름과 주소를 적은 간단한 확인 서류조차 배식하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외교관. 참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직업이다. 낯선 문물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교차하다가도 한순간에 무거운 나라의 운명을 짊어져야 하는, 멋지고도 위험한 자리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고, 명예와 굴욕이 교차하는 삶이다. 지금이야 전문적인 외교 교육을 받은 직업 외교관이 있지만, 옛날에는 문무대신이 외교관 역할을 겸했다. 일반적인 공무를 보다가 사신이 올 때 영접하거나 타국에 사신으로 가는 방식이었다. 사신으로 잘못 갔다가 죽을 수도 있었다. 전쟁을 결심할 때 사신을 본보기로 처형하기도 하고, 옥에 가두어 돌려보내지 않기도 했다. 게다가 사신을 어떻게 영접하느냐에 따라 중요한 국가적 문제가 결정되기도 했으니,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최은영 쓴 이 책, 《역사를 바꾼 우리나라 외교관들》은 이런 압박감을 뚫고 훌륭하게 국익을 지켜낸 우리나라 외교관들의 이야기다. 흔히 훌륭한 외교관의 대명사로 알려진 고려시대 서희와 오늘날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뿐만 아니라, 김지남, 조엄, 홍영식 등 많이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인물들이 눈길을 끈다. 그 가운데 통역을 담당하던 역관 신분으로 조선의 국경을 지켜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 김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미국 메릴랜드주에는 1695년에 설립된 세인트존스대학이 있습니다. 이 대학이 특이한 것은 몇 개의 선택과목을 빼고는 모든 교육과정이 동일한데 학생들은 4년 동안 100권의 고전을 읽고 토론을 통하여 학점을 딴다는 것이지요. 이 대학을 졸업하려면 해마다 방대한 수필을 써야 하고 졸업 논문을 써야 하며, 교수 앞에서 구두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모두가 고전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과 끝을 이루지요. 학생들은 교수를 'Professor(교수)'가 아닌 'Tutor(지도교사)'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는 교수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대학 학생들은 강의를 듣는 것이 5% 정도이고 나머지는 읽고, 토론하고, 서로 설명하는 과정이 들어 있습니다. 책을 읽은 뒤 감상을 말하기는 쉬울 수 있으나 지은이와 생각을 공유하며 다른 학생 및 교수와 토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어서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도 많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생각을 위한 공부를 한다는 것입니다. 세계 어떤 문명이든지 그 뿌리에는 문화의 저변에 깃들어 있는 의식세계와 정신세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