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이길상 교수가 지난주 8월 19일에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저자는 “고종이 아관파천(1896년)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무는 동안 커피를 즐긴 것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 역사라는 주장이 오랫동안 받아들여졌다”라면서 “고종이 커피를 좋아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지만 커피를 최초로 마신 조선 사람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라고 책에 썼다. ‘우리나라 커피 역사의 기원 고찰’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이길상 교수는 천주교를 통해 한국에 커피가 들어왔을 거라고 본다. 한국에 부임한 프랑스인 베르뇌 주교가 1860년 홍콩 주재 파리외방전교회 극동대표부에 보낸 서신에 다량의 커피를 주문한 기록이 있다. 당시 파리외방전교회는 중남미와 동남아 포교에 커피를 활용했다. 베르뇌 주교가 주문한 커피가 조선 땅에 도착한 것이 1861년이었으므로 이때 주교 주변의 신자들이 조선인으로선 처음으로 커피를 마셨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길상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한국 커피 역사는 160년이나 되는 것이다. 커피는 이제 전통차를 제치고 전 국민이 애용하는 음료가 되었다. 필자가 사는 강원도 평창에서는 대부분 음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지난 7월부터 우리나라는 열대야 현상으로 대도시 시민들이 잠 못 이루는 밤을 지내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심상치 않다. 환경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의 기후위기는 인류에게 코로나보다도 더 심한 충격을 줄 것이며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고 진단한다. 기후위기는 지구촌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위기의 원인 물질인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일은 이제 모든 나라의 정부와 기업, 개인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우리나라 정부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하였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입법을 추진중에 있다. 기업들은 새로운 변화를 빨리 파악하고 적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기후 위기 시대에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두 가지 운동을 소개한다. 첫째는 RE100운동이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를 의미하는 새로운 용어로서 2014년에 다국적 비영리재단 The Climate Group의 주도 아래 시작된 지구 차원의 운동이다. 이 운동에서는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환경운동가 최열은 강원대 농화학과를 나왔다. 그는 68학번이고 학군단 장교 출신이니까 나와는 ROTC 10기 동기생이다. 그는 우리나라가 산업화를 추구하던 시기에 매우 영향력 있는 환경운동가였다. 1982년에 그는 환경공해문제연구소장이 되어 환경운동을 시작하였다. 당시는 국민 대부분이 깨끗한 환경보다는 경제 개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그는 1993년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 되었고, 이후 우리나라 환경 운동의 중심인물이 되었다. 그의 지명도가 높아지자 국회의원 선거 때만 되면 정치권에서는 그를 영입하려고 유혹을 했지만, 그는 8번이나 거절하였다. 나는 그가 초심을 잃지 않고 환경 운동이라는 외길만을 걸어온 점을 매우 존경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그는 기업인들에게서는 좋은 평을 받지 못한다. 대학 동창 모임에 가서 최열이라는 사람을 아느냐고 물어보니 대부분 “그 사람, 환경운동 하다가 비리 때문에 감옥살이까지 한 사람 아니야?”라는 반응이다. 진실은 무엇일까? 2008년 9월 24일 MBC 뉴스데스크의 다음과 같은 보도가 기록에 남아있다. 아나운서: 환경운동연합 최열 전 사무총장이 후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요즘 자동차를 타고 지방을 여행하다 보면 나무를 베어내고 묘목을 심은 넒은 구간을 쉽게 볼 수 있다. 묘목의 크기는 10~20cm에 불과하여서 나무를 베어낸 구간은 멀리서 보면 거의 민둥산처럼 보인다. 우리나라는 산림녹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나라인데, 숲의 나무를 왜 베는가? 2021년 1월 21일 산림청은 정부대전청사에서 ‘2050년 탄소 중립 30억 그루 나무 심기’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가 목표인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 30살 이상 된 나무를 베어내고 30억 그루의 어린나무를 심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나무는 광합성을 통하여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그러므로 나무를 심는 일은 화석연료(석탄ㆍ석유ㆍ천연가스)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무를 많이 심겠다는 목표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도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산림청의 정책을 반대했다. 왜 그랬을까? 나무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빈 땅에 나무를 심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나무를 심을 만한 놀고 있는 땅이 많지는 않다. 빈 땅이 없으므로 산림청에서는 기존의 숲에서 30살 이상 된 나무를 베고 어린나무를 심겠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영국의 식품회사인 워커스사는 2007년에 감자칩 한 봉지를 생산하는 전 과정에서 75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봉지에 표기하였다. 영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탄소발자국이 표시된 상품을 우선 구입하고, 탄소배출량이 적은 제품을 사서 지구환경보호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후 다른 회사들도 제품에 탄소발자국 표시를 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탄소발자국이라는 용어 대신 ‘탄소성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2009년 2월부터 환경부 고시 <탄소성적표지 인증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근거를 두고 탄소성적표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의 목적은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 및 수송, 유통, 사용, 폐기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제품에 표기하여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시장 주도로 저탄소 소비문화 확산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다. 탄소성적표지제도는 법적으로 강제하는 인증제도가 아니라 기업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임의적인 인증제도이다. 이 제도는 1단계 탄소배출량 인증, 2단계 저탄소제품 인증, 3단계 탄소중립제품 인증의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차를 두고 시행되고 있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은 이산화탄소(CO2)다. 그런데 이산화탄소는 인간이 잘못해서 만들어내는 오염물질이 아니다. 이산화탄소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그리고 인류가 문명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오염물질이다. 이산화탄소는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태울 때,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휘발유를 소비할 때, 밥을 먹기 위하여 쌀을 재배할 때, 고등어를 요리할 때 등등 인간의 모든 활동에서 발생하므로 기후위기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기후위기를 막아내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적게 하는 것이지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재는 하나의 척도로서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이라는 개념이 제안되었다. 탄소발자국은 캐나다의 웨커네이겔(M. Wakernagel)과 리스(W. Rees)가 1996년에 쓴 책 《Our Ecological Footprint》에서 제안되었는데, 근래에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인한 기후위기가 가장 심각한 지구환경문제로 인식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탄소발자국은 우리가 모래밭을 걸어가면 발자국이 남듯이 인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생활 습관을 많이 바꾸어 놓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 방식의 변화이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여 먹을 때에 반찬을 자기 젓가락으로 집지 않고 분배용 젓가락으로 자기 접시에 옮긴 후에 자기 젓가락을 사용하여 먹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다른 사람 젓가락과의 접촉을 최대한 억제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그런데, 음식점 주인은 먹다 남은 반찬, 곧 잔반을 어떻게 처리할까? 우리가 옛날에 가난했던 시절에는 잔반을 재사용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라나 개인이나 어느 정도 잘살게 되면서 잔반을 재사용하지 않고 그냥 음식물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새로운 규범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잔반 재사용에 대해서 법적으로는 어떻게 규정되어 있나 조사해 보았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2009년 7월 4일부터 잔반 재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길 때 15일 영업정지나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위생과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세 가지 유형의 식재료에 대해서는 재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1. 조리하지 않아 씻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1993~2000)에서 8년 동안 부통령이었던 엘 고어는 하버드 대학 시절부터 환경운동에 열심이었다. 정치에 투신한 이후에는 환경보호를 위한 입법 활동을 활발히 했다. 1992년에 고어는 《위기에 처한 지구》라는 책을 펴냈는데, 읽어 보니 대학 교재로 써도 좋을 만큼 내용이 충실한 책이었다. 고어는 2000년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였는데. 공화당의 조지 부시보다 더 많은 표를 얻고서도 선거인단 투표에서 패배했다. 그는 재검표를 요구하라는 유혹을 받았지만 (트럼프와는 달리) 결과에 승복하고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환경운동에 투신하였다. 고어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천 회의 강연을 하면서 환경전도사로서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2006년에 고어는 《불편한 진실》이라는 책을 펴냈는데, 이 책은 12개국 언어로 번역 출판되어 전 세계 환경운동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책은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지구와 인류를 어떻게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이 책에 따르면 킬리만자로의 눈은 거의 녹아버렸고,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는 지금도 끊임없이 녹아내리고 있으며,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는 우리나라의 탈핵운동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였다. 후쿠시마는 작은 도시여서 사고 후에 방사능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없는 반경 30km 이내에 사는 인구가 17만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부산 근처의 고리 원전에서 원전 사고가 나면 반경 30km 이내에 무려 340만 명이 살고 있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만에 하나라도 원전 사고가 나면 부산과 울산을 포함하여 동남권은 몰락하고 이어서 우리나라가 주저앉게 될 것으로 염려된다. 2012년의 대선에서 탈원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친원전 정책을 계승하는 박근혜 후보에게 패하였다. 그러다가 2016년 9월 경주에서 진도 5.8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였다. 경주 지진은 1978년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었다. 이 지진으로 첨성대가 기울어졌고, 불국사 지붕 기와가 땅에 떨어졌다. 원전이 밀집된 동남권은 더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이 아니었다. 주민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하였다. 지역 주민들의 원전 위험성에 대한 우려와 관심은 높아졌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 종교계에서는 ‘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군국주의 일본을 항복시키고 제2차 세계대전을 끝낸 원자폭탄과 우리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원자력 발전은 원리가 똑같다. 우라늄이라는 방사성 물질을 붕괴시키면 막대한 양의 열이 나온다. 우라늄을 천천히 붕괴시켜 열을 조금씩 이용하면 원자력 발전이 되고, 빠르게 붕괴시켜 엄청난 열을 한꺼번에 방출시키면 원자폭탄이 된다. 원자력 발전소(원전)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방사능을 방출하므로 위험하다. 방사능은 강력한 전자파로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체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골치 아픈 숙제 거리다.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은 두 종류로 분류한다. 첫째는 중저준위(中低準位) 폐기물이라고 부르는데, 폐기물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약해서 관리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원전 안에서 인부들이 사용한 장갑, 집게, 걸레, 차폐복, 폐필터 등이 중저준위 폐기물로서 방사성 폐기물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정부에서는 경주 근처 지하에 방사능폐기장을 건설하여 2015년부터 중저준위폐기물을 보관하기 시작하였다. 경주 방사능폐기장은 적어도 300년 동안 안전하게 중저준위폐기물을 보관해야 한다. 경주에 방사능폐기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