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영부영 [뜻] 뚜렷하게 애쓰는 마음이 없이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어물어물 나달(세월)을 보내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보기월] 어른들이 보기에어영부영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걸로 믿고 싶습니다. 어제는 마음 먹은대로 일이 풀리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던 하루였습니다. 나눠서 한 일이고 다들 알아서 잘했겠지 라고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받고 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앞낮까지 보내드리겠다고 다짐을 했었는데 그걸 지키지 못했습니다. 제 스스로도 열없었지만 다짐을 했던 분께 참 죄송했습니다. 아이들은 여럿이서 함께 아프다며 집에 일찍 가고 자리느낌도 많이 안 좋았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가 되면 어른들은 바빠지고 아이들은 풀어져 힘이 들기 마련입니다. 일도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답답한데 아이들까지 구름을 타고 다니며 거들었으니 얼마나 고마웠겠습니까?^^ 어떻게 보면 참 걱정없이 밝아 보일 때도 있지만 좀 생각을 하며 살았으면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냥 어른들이 보기에어영부영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걸로 믿고 싶습니다. 나름 많은 생각을 할 테니 말입니다. 함께 배곳 일을 마무리하고 해야 할 일을 챙겨 하다보니 날이 바뀌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세나다 [뜻] (아픈 곳, 부스럼 따위가)잘못되어 나빠지다.[보기월] 자다가 저도 모르게 긁는 바람에세난곳이 많이 아팠으니까요. 지난 닷날 갈닦음(연수) 맡음이 모임이 있다고 해서 갔습니다. 앞으로 일을 도와 줄 사람과 함께 가면서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짐스럽게 듣지 않고 잘 받아 주어서 참으로 든든하고 기뻤습니다. 앞으로 널리 알리고 사람을 모으는 일에 힘을 써야겠습니다. 일이 일을 물고 오는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일에 둘레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좀 더 똑똑하게 믿음이 가게 해야 하는데 제가 힘은 모자라면서 많은 일을 벌이다 보니 그렇습니다. 그래도 이제 제가 하던 일을 하나씩 넘겨 주고 새로 맡을 사람이 있으니 새해에는 덜 바쁘지 싶습니다. 엿날 저녁에는 오랜만에 가시아우네와 밥을 먹었습니다. 맛있는 고기를 먹고 기분 좋게 놀다가 잤습니다. 저는 곱게 잘 잤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자면서 여러 가지 일을 한 것 같았습니다. 몸부림과 잠꼬대를 곁들이는 바람에 잠을 못 잤다는 아내 말과 함께 제 몸이 알려주더라구요. 자다가 저도 모르게 긁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짐이 [뜻] 기름에 지진 먹거리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보기월] 그제 비가 올 때지짐이생각이 났었는데 못 먹었었거든요. 까닭도 알고 그럴 때라는 것도 잘 알지만 차분하지 못하고 붕 떠서 지내는 아이들에게 몸과 마음을 다잡자는 말을 입에 달고 지내고 있습니다. 날마다 되풀이해서 말하고 적고 했는데 걱정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집을 나오면 집안 얼굴(대표)이고, 배곳을 나가면 배곳 얼굴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말과 짓을 삼가야 한다고 말해 줍니다.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아는 것과 달리 달리 말하고 움직이니 덧이 나는 것입니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될 일을 잘 가려야 되는데 말입니다. 아이도 놀랐겠지만 아버지, 어머니는 말할 것도 없고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가 그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요. 비슷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고 잘 타일렀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은 게 참일입니다. 그 아이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저녁에는 여럿이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그동안 토박이말 갈배움에 도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엿하다 [뜻] 짓(행동)이 거리낌 없이 아주 떳떳하다.[보기월] 하기야 이제 큰애가어엿한가온배곳 배움이니 그렇게 알아서 하는 게 마땅하다 싶기도 했습니다. 들겨울달 마지막 날 비가 내렸습니다. 아직 잎을 떨구지 않은 나무들도 이제 남김없이 잎을 떨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섣달이니 올해도 한 달 남았습니다. 마무리를 잘해야겠습니다. 하던 일을 하고 가려고 앉아 일을 하다보니 날은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일찍 가서 아이들 밥을 챙겨 준다고 했는데 때가 지나 있었습니다. 다른 곳에 들러야 할 데가 있어서 마음은 더 바빴습니다. 서둘러 집에 갔는데 아이들은 벌써 밥을 챙겨 먹었다고 하더군요. 어른이 올 때까지 목을 놓고 앉아 있지 않아 낫다 싶으면서도 바쁘게 먹을 것들을 챙겨 간 보람이 없어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기야 이제 큰애가어엿한가온배곳 배움이니 그렇게 알아서 하는 게 마땅하다 싶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홀로서기를 하는 것이 커 가는 것이기도 하구요. 밥은 먹었지만 사 간 것을 맛있게 먹어 주어서 더 고맙고 대견했습니다. 안개가 짙게 낀 아침 추위를 느끼기보다 얇은 이불을 덮은 느낌이 들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성냥 [뜻] 무딘 쇠 연장을 불에 불리어 새 연장으로 만듦.[보기월] 그걸 보고 옛날 아버지께서 무뎌진 낫을 가지고성냥을 하러 가시던 게 떠올랐습니다. "아 춥다. 옷을 하나 더 입고 나올 걸." 집에서 나오는 길에 만난 아이들끼리 주고받은 말입니다. 그런 말이 절로 나올 만큼 꽤 쌀쌀한 아침 날씨였습니다. 문이 열려 있으면 닫으라고 하지 않아도 닫는 아이들입니다. 낮밥을 먹고 와서는 덥바람틀(온풍기)를 틀어 달라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틀어 주고 싶었으나 먼지가 많이 쌓여 있어서 그것을 닦고 거름그물에 붙은 먼지를 씻는 게 먼저였습니다. 비록 틀어 주지는 못했지만 먼지를 깨끗이 가셔 놓았으니 추우면 언제든지 틀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덥다고 찬바람틀 찾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날이 참 빨리 간다 싶습니다. 밖에 일이 있어 나갔습니다. 그 일을 끝내고 남들은 집으로 갈 때 다시 배곳으로 갔습니다. 남아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도우러 갔지요. 다들 맡은 일을 하고 있었고 제가 맡은 일은 글종이(문서) 묶기였습니다. 맞춰서 구멍을 뚫고 끈으로 묶는 일이었는데 옛날만큼 얼른 되지 않았습니다. 칼로 자를 게 있어 종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질하다 [뜻]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보기월] 어떤 사람은 대단하게 여기지만 어떤 사람은지질하게여기기도 합니다. 옷을 하나 더 입고 갈까 그냥 갈까 망설이다 하나 더 입고 나갔습니다. 몸이 마음대로 잘 움직여지지 않아서 괜히 입고 왔나 싶기도 했습니다. 잔치 때 썼던 몬들을 다 치우지 못하고 뒀던 것을 아침에 올리느라 몸을 좀 움직였더니 땀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뿐이었습니다. 바람이 불고 날이 더 쌀쌀해져서 뒤낮에는 다 입고 있어도 손이 시리고 추웠습니다. 하나 더 입고 가기를 참 잘했다 싶었습니다. 올려 놓은 짐 갈무리도 해야 하고 내 달라는 것도 있어서 시린 손을 데울 겨를도 없었습니다. 배곳에 큰일이 다가오고 있어서 다음 이레까지는 옆을 돌아볼 겨를이 없지 싶습니다. 토박이말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일거리가 자꾸 들어옵니다. 일을 하다보면 다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은 대단하게 여기지만 어떤 사람은 지질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그건 보는 눈과 잣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어느 한 쪽이 틀린 것이 아닌 것이지요. 바쁘고 때론 힘이 들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걸 보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르다 [뜻] 1)몸을 움직여 주거나 또는 무엇을 보여 주거나 들려주어서, 어린아이를 달래거나 기쁘게 하여 주다.[보기월] 노래 잔치를 하는데 밖에서 아이가 울어서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아이 어머니께서어르니바로 그치더군요.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잘 마쳤습니다. 여러분들께서 한마음으로 도와 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기에 먼저 머리 숙여 인사를 올립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잔치를 꾸리면서 여러 가지로 일을 매끄럽게 하지 못해 언짢게 해드렸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면 더 고맙겠습니다. 구름이 끼어서 좀 추울 것 같아 걱정을 하며 아침 일찍 나갔는데 벌써 아이들이 먼저 와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챙길 게 많아서 손이 모자랐는데 아이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노래 잔치에 많은 아이들이 나오고 구경을 하러 온 사람도 많아서 잔치하는 것 같았습니다. 노래 잔치를 하는데 밖에서 아이가 울어서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아이 어머니께서어르니바로 그치더군요. 놀배움마당 놀배움감이 다 없어서 맡은 분들께 걱정을 끼쳤습니다만 앞낮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와서 즐기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성기다 [뜻] 1)몬(물건) 사이가 뜨다=성글다[보기월] 잎이 진 나무에서성긴가지 사이로 바람을 쉽게 흘려 보내는 듯했습니다. 서울에 일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배곳으로 가야 할 때 집을 나서 다른 사람들이 낮밥을 먹을 때가 지나서야 서울에 닿았습니다. 그곳 날씨는 제가 사는 곳하고는 많이 달랐습니다. 내릴 때부터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춥긴 춥다는 생각을 하면서 모임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땅밑줄수레를 타고 갈 때는 몰랐는데 내려서 밖에 나가니 바람도 많이 불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니 눈에서는 눈물이 자꾸 흘렀습니다. 잎이 진 나무에서성긴가지 사이로 바람을 쉽게 흘려 보내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바람이 더 세게 느껴졌지요. 윗도리를 하나 더 입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움책 안에 있는 낱말들을 살펴보고 들온말과 어려운 한자말을 쉬운 말로 다듬는 일을 함께하고 그 열매를 내기 앞서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에 저는 잡이(사회)를 보았습니다. 좋은 말씀도 많이 듣고 배웠으며 앞으로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더 쉬운 말들을 만들어 배움책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쪽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는 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다위[뜻] 2)제 허물을 남에게 덮어씌움[보기월] 그렇게 아이들이지다위를 하는 것을 보며 제 얼굴이 확 달아올랐습니다. 어제 아침까지 뭔가 내릴 것처럼 흐리던 하늘이 낮밥 먹을 무렵이 가까워지자 살짝 해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조금씩 세지는가 싶더니 더 차가워졌습니다. 추워질 거라는 기별을 듣고 옷을 챙겨 입고 갔는데도 춥게 느껴졌습니다. 시끄러운 나라만큼 요즘 아이들도 시끄럽습니다. 잘못하는 것을 보고 말을 해도 안 했다고 하는가 하면, 모든 것이 다 다른 사람 때문이라고 합니다. 큰 소리를 지른 것도, 장난을 친 것도, 나쁜 말을 한 것도 다 남에게 덮어 씌웁니다. 남 탓입니다. 그렇게 아이들이지다위를 하는 것을 보며 제 얼굴이 확 달아올랐습니다. 이것도 어른들한테 배워서 그런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나라가 이런데도 내 탓이라고 하는 사람을 보기 어려우니 말입니다. 일을 꼼꼼하게 챙기지 못해서 같이 일하는 사람을 짜증나게 하고, 벌여 놓은 일들을 해 내느라 허덕이는 저를 두고 생각하면 열없기만 합니다. 좀 더 꼼꼼하고 좀 더 너울가지 있게 살도록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룽어룽[뜻] 눈물이 그득하여 넘칠 듯한 모양[보기월] 수레를 타러 달려갔는데 눈물이어룽어룽고이더니 주루룩 흘러내렸습니다. 겨울로 접어들었다고 했는데 지난 밝날은 겨울답지 않게 엄청 포근했습니다. 어제도 포근할 거라고 했는데 해가 나지 않아서 그런지 포근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비가 오고 나면 겨울다운 추위가 찾아 올 거라고 합니다. 단단히 챙겨 입고 다녀야겠습니다. 큰일을 하나 치르고 나면 겨를이 좀 나려나 했는데 또 다른 일들이 끊임없습니다. 그래서 바쁜 날들이 이어집니다. 그래도 둘레에 도움을 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해 낼 수가 있고 그 분들이 더 고맙게 느껴집니다.^^ 어제 뒤낮에 뵙기로 한 분을 뵈러 나가야 되는데 일이 얼른 끝나지 않아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기별을 주기로 한 사람들이 기별을 주지 않아서 기다리느라 그랬지요. 기별을 받고 얼른 일을 마치고는 잰걸음으로 나갔습니다. 수레를 타러 달려갔는데 눈물이어룽어룽고이더니 주루룩 흘러내렸습니다. 그것도 바람이라고 바람을 쐬었다고 눈물이 흐른 것입니다.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지고 힘이 없어지는 것, 찬바람을 쐬면 눈물이 흐르는 것이 다 나이가 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