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은 들여름달 스무하루, 5월 21일이자 '부부의 날'입니다. 어린이날도 있고 어버이날도 있는 들여름달, 5월을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가정의 달'을 '집'이라는 토박이말을 살려 '집의 달' 또는 '집달'이라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렇게 집과 아랑곳한 기림날(기념일)이 많은 달에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된다는 뜻을 담아 '2'와 '1'이 함께 있는 스무하루 21일을 '부부의 날'로 삼았다고 하죠. '부부'를 토박이말로는 뭐라고 하는지 아시는지요? '부부'라는 말이 널리 쓰이다보니 '부부'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부부'를 토박이말로는 '가시버시'라고 하는데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보니, 이런 토박이말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말집(사전)에 '부부'를 찾으면 비슷한 말로 '가시버시'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러니 '가시버시'라는 말을 알려주지 않으면 알 길이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부'도 알고 '가시버시'도 알고 있으면 때에 따라 곳에 따라 알맞게 골라 쓸 수 있어 좋을 것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가시버시'를 '부부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가시버시'는 요즘 널리 쓰이지 않는 낱말이다. 그런데 누리집에 가 보면 이것을 두고 말들이 없지 않다. 우리 토박이말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주 쓰지 않는 토박이말이 이야깃거리가 되어서 그런가 보다. 이것은 참으로 반가운 노릇이다. 그런데 누리집에서 오가는 말들이 국어사전의 풀이 때문에 큰 잘못으로 빠지는 듯하다. 낱말의 뜻을 국어사전이 잘못 풀이하면, 그것은 법률의 뜻을 대법원이 잘못 풀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로잡을 길이 없다. 그런데 '가시버시가 바로 그런 꼴이 되어 있다. 말이니 하는 것부터 잘못 짚은 것이다. 알다시피 우리는 상스러운 말과 점잖은 말을 가려 써야 한다는 가르침을 줄곧 받았고, 두 국어사전에서 말하는 '속되다', '낮잡다'는 것은 곧 상스럽다는 뜻임이 틀림없다. 그러니까 '부부'는 점잖은 말이거나 적어도 여느 말인데, '가시버시'는 그것을 속되게 이르거나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참으로 커다란 우리네 마음의 병집이 감추어져 있다. 국어사전이나 국어 교사가 점잖은 말이니 부지런히 익혀 쓰라고 가르치는 낱말은 모조리 중국에서 들여온 한자말이고, 속되고 낮잡고 상스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