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내일은 24절기의 열셋째 입추(立秋)입니다. 입추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후인데 이날부터 입동(立冬) 전까지를 가을이라고 합니다. 입추 무렵은 벼가 한창 익어가는 때여서 조선시대에는 이때 비가 닷새 이상 계속되면 비를 멈추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렸습니다. 제사를 지내는 동안은 성안으로 통하는 물길을 막고, 성안의 모든 샘물을 덮습니다. 그리고 모든 성안 사람은 물을 써서는 안 되며, 소변을 보아서도 안 된다고 했지요. 그뿐만이 아니라 비를 섭섭하게 하는 모든 행위는 금지됩니다. 심지어 성교까지도 비를 섭섭하게 한다 해서 기청제 지내는 전날 밤에는 부부가 각방을 써야 했습니다. 그리고 양방(陽方)인 남문(南門)을 열고 음방(陰方)인 북문은 닫으며, 이날 음(陰)인 부녀자의 시장 나들이는 절대 금합니다. 제사를 지내는 곳에는 양색(陽色)인 붉은 깃발을 휘날리고 제주(祭主)도 붉은 옷차림이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입추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뜻이며, 입추가 지난 뒤의 더위를 남은 더위란 뜻의 잔서(殘暑)라고 하지만, 말복이 남아 있어 불볕더위는 아직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하루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五六월 또약볕에 살을 찌는 한 더위로 뭇인간은 어쩔 줄을 모르고 허덕이더니 오늘이 립추(立秋), 제 그러케 심하던 더위도 이제부터는 한거름 두거름 물러가게 되엇다. 언덕우 밤나무가지와 행길옆 느티나무위에선 가을을 노래하는 매암이 소래도 차(寒)가고 아침저녁 풀숲에는 이슬이 톡톡하게 나려 인제 먼 마을 아낙네의 옷 다듬는 소리도 들려올것이요. 삼가촌(三家村) 서당아해들의 글읽는 소리도 랑낭히 들려올 때다. (가운데 줄임) 오늘 아침쯤 그 어느집 우물가에 오동잎새가 떨어젓는지 정히 궁금하다." 위는 동아일보 1938년 8월 9일 “지하의 궁음(窮陰)이 나와 염제(炎帝,무더위)를 쫓는다” 기사 일부인데 마지막 단락의 “어느집 우물가에 오동잎새가 떨어지는지 궁금하다”라는 말이 참 정겹습니다. 아직 불볕더위가 극성이지만, 내일은 24절기의 열셋째 입추(立秋)입니다. 이제 절기상으로는 가을철로 들어서며 입동(立冬) 전까지를 가을 절기로 봅니다. 《고려사(高麗史)》에 보면 “입하(立夏)부터 입추까지 백성들이 조정에 얼음을 진상하면 이를 대궐에서 쓰고, 조정 대신들에게도 나눠주었다.”라고 나와 있는데 이를 보면 입추까지는 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