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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특별한 소리 선물 “선소리산타령”에 빠지다

민속극장 풍류, 제8회 최창남 선소리산타령 정기공연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는 선소리산타령특별한 날 특별히 받게 되는 소리의 선물이라고 했다. 또 서 교수는 80을 넘긴 경서도 소리의 최창남 명창이 노익장을 과시하며 올해에도 소리판을 펼친다. 이제껏 소리를 지키며 살아온 것처럼, 생을 다하는 그날까지 산타령을 위시한 경서도 소리길을 충실히 지켜가려는 노 명창의 의지와 집념은 실로 존경받아 마땅하리라.”면서 크게 칭찬을 한다. 

어제 612일 늦은 3시에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최창남전수소 주최, 문화재청한국문화재단국악방송 후원으로 제8회 최창남 선소리산타령 정기공연이 열렸다. 

 

   
▲ 불편한 몸에도 혼신을 다해 소리를 하는 최창남 명창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에능보유자 최창남 명창은 이번 정기공연에서는 제자들과 함께 선소리산타령을 위시하여 경서도 전반에 걸쳐 옛날부터 전승되어 오고 있는 소리들을 원형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무대에 올린렸다.”라고 말했다. 

공연은 먼저 식전행사로 김영미 명창의 시창 십이난간”, 온질음시조 기러기떼와 곽정희 외 3명의 토속민요 방아소리로 시작되었다. 

이어서 최창남 명창과 22명의 제자들의 산타령 놀량“, ”앞산타령“, ”뒷산타령“, ”잦은산타령의 향연이 펼쳐진다. 그야말로 선소리산타령의 진수를 선보이는데 산천경개를 두루 노래하는 소리꾼들의 신명에 청중들이 모두 흥에 겨워 들썩인다. 선소리산타령을 펼치기에는 무대가 참으로 좁아 보인다 

 

   
▲ 김영미 명창의 시조창 공연

   
▲ 최창남 명창과 제자들의 선소리산타령 공연

이후 박연폭포, 뱃노래, 한오백년, 장기타령, 창부타령, 금강산 타령 등의 민요가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역시 경서도 민요들의 흥은 청중들을 신나게 만든다. 여기저기 따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민요무대 가운데 가장 청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소리꾼은 단연 7살 어린이다. 이제 겨우 1년 여 소리를 배웠다는 박지윤 어린이는 어른 소리꾼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앙증맞게 몸짓을 하고 소리를 하여 청중들의 큰 손뼉을 받았다.  

또 공연 중간에 서한범 교수가 나와 최창남 명창과 대담을 나눈다. “<청구고전성악학원>에서 벽파 이창배 선생에게 소리를 배운 뒤 곧바로 이창배 선생의 조교를 했지요?” 서 교수의 이 질문은 최창남의 목은 타고난 목이다. 고음과 저음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리고 소리를 엮어가는 기교나 목구성이 특출나서 동료들보다는 소리를 받아들이는 능력이나 수준이 다르다.”라고 했다는 벽파 선생의 평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 최창남 명창과 대담을 하는 서한범 교수

   
▲ 임춘희, 조경희, 이명희 명창의 박연폭포 외 공연 모습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불편한 상태로 부대에 오른 최 명창은 대담을 잠깐만 하자고 하면서도 서 교수가 소리 한마디씩 청하면 거절하지 않고 산타령은 물론 배뱅이굿, 서도소리, 경기민요를 가리지 않고 어떤 소리꾼도 흉내 낼 수 없는 기막힌 소리를 신나게 토해낸다. 아마도 그것이 바로 최 명창의 진가를 확인하고 있는 것일 게다. 

이제 공연은 막바지에 이른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난다. 이십 리 못 가서 불한당 만나고 삼십 리 못 가서 되돌아 오누나.” 최창남 명창과 방영기, 이장학, 정재경, 강연지 명창이 나와 서도소리 긴난봉가, 잦은난봉가, 병신난봉가, 사설난봉가를 신명나게 부른다. 어찌 한국인 치고 이 난봉가를 들으며 어깨를 들썩이지 않을 수 있으리요? 

 

   
▲ 7살 박지윤 어린이가 어른 소리꾼들과 함께 앙증맞게 몸짓과 소리를 해 인기를 끌었다. (뒷줄 가운데)

   
▲ 한진자 명창의 대감놀이

마지막 공연은 한진자 명창의 대감놀이 순서다. 신을 맞이하는 상을 차려놓고 한 명창은 메르스를 물리치고 청중은 물론 대한민국이 만사형통이 되도록 해달라고 신께 빌어준다. 공연 중간 중간에 다른 소리꾼들이 청중들에게 떡과 막걸리를 돌렸고, 장내는 흥분에 휩싸인 채 공연 대단원을 장식했다.  

개포동에서 공연을 보러 왔다는 강인숙(47) 씨는 “2시간 반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산청경개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산타령은 물론 경서도 민요잔치에 푹 빠져버렸다. 더구나 연세가 많으시고 다리도 불편하신 최창남 선생님께서 혼신을 다해 소리를 하시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최창남 명창의 진가가 그대로 드러난 공연, 막이 내리고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는 청중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 김정란 명창 외 15명의 금강산 타령 공연 모습

   
▲ 한진자, 정재경, 이장학, 강연지 명창의 창부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