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예전 선비들은 “풍류(風流)”를 즐길 줄 안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풍류란 무엇일까요? 바람 ‘풍(風)’자와 물흐를 ‘유(流)’자가 합쳐져서 된 풍류라는 말을 사전에서는 “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 또는 “운치가 있는 일”로 풀이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학자는 “속(俗)된 것을 버리고 고상한 유희를 하는 것”으로 풀이하기도 하고, 또 “음풍농월(吟風弄月)” 곧 맑은 바람과 달빛에 취하여 시를 짓고 즐겁게 노는 것“으로 보기도 하지요.
그런데 옛 그림을 살펴보면 선비들의 풍류의 삶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단원 김홍도(1745~1806)는 천하가 알아주는 멋진 풍류객이었는데 그는 꽃피고 달 밝은 저녁이면 거문고나 젓대를 연주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의 풍류는 <포의풍류도(布衣風流圖)>란 그림에서 잘 드러나지요. 그림 속의 선비는 책과 문방구 따위 여러 가지 물건 속에서 당비파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그림 왼쪽에는 “종이창과 흙벽으로 된 집에 살지언정, 평생토록 벼슬하지 않은 채, 거기서 시를 읊조리며 산다네(紙窓土壁終身布衣嘯詠其中)”라는 글을 적어 놓아 단원의 풍류를 짐작하게 합니다.
▲ 작자를 알 수 없는 <후원아집도(後園雅集圖)>, 국립중앙박물관
또 다른 그림 작자를 알 수 없는 <후원아집도(後園雅集圖)>라는 그림에서는 연꽃 핀 네모난 연못이 있는 뒤뜰에 멍석을 깔아 놓고 바둑을 두는 장면을 그렸습니다. 선비들에겐 바둑을 두는 것도 또 하나의 풍류 즐기기였지요. 예나 지금이나 열심히 일하는 것 못지않게 잘 노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작은 일에 생각이 얽매이지 않은 채 자유분방해야 하며, 뜻이 맞는 사람들과 더불어 즐기려는 넉넉한 마음씨가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