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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최북의 '단구승유도' 서울시 유형문화재 지정된다

[한국문화신문 = 최미현 기자]  송곳으로 자기 오른쪽 눈을 찌르는 등 기이한 행동으로 많은 일화를 남기며 조선의 반 고흐라고도 평가받는 조선후기 직업화가였던 최북(崔北 1712~1760). 그가 1749년(영조25년)에 그린 ‘단구승유도(丹丘勝遊圖)’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다.

‘단구승유도’는 조선후기 서예 대가인 원교(圓嶠) 이광사(李匡師 1705~1777)가 45세 때 지인들과 단양 일대를 유람하며 남긴 기념물로서, 최북에게 도담(島潭, 오늘날 단양의 도담삼봉)에서 가졌던 뱃놀이 장면을 그리게 하고 자신은 그 연유와 참석자들의 이름을 기록한 진경산수화다.

 

   
▲ 최북의 단구승유도

그림의 오른쪽 상단에 붓글씨로 ‘島潭(도담)’이라 쓰고, ‘崔埴之印(최식지인)’이라 새긴 백문방인(白文方印)을 찍었다. 도담은 그림의 소재가 된 오늘날 단양의 지명이고, 최식은 바로 최북의 어릴 때 이름이다.

서울시는 최북의 그림은 제작연대가 거의 알려진 적이 없었으나 이 그림은 제작연대가 1749년으로 그의 38세 때의 화법을 엿 볼 수 있는 작품이며, 남종화풍을 토대로 한 진경산수화라는 점에서 최북의 그림을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되고, 당대 명필이었던 이광사의 예서체를 비롯한 서체의 변화과정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이번에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20일(목) 서울시 유형문화재 지정 계획을 30일 동안 예고한다. 30일의 예고기간을 거쳐 의견 접수를 받고 9월 18일(예정) 열리는 문화재위원회(동산분과)에서 최종 심의를 통과하면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다.

다만 ‘단구승유도’라는 작품명이 적절한 지에 대한 이견이 있어 정확한 문화재의 지정명칭에 대해서는 다음 지정심의(9.18 예정) 때 재 논의할 예정이다.

 

   
 
그림의 전반적인 구성을 보면, 오른쪽에 뱃놀이 장면을 실제 모습대로 그렸으며, 왼편에는 기념이 되는 글과 참석자의 이름을 기록해 두어 계회도(契會圖, 풍류를 즐기며 친목을 도모하는 관료·문인들의 계회 광경을 그린 기록화)의 형식으로 구성한 점이 이 그림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이다.

관료들이 남긴 계회도와 달리 문인들이 자유롭게 그린 기념화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이 그림은 18세기에 유행한 남종화풍(중국에서 비롯하여 주로 문인이 그린 그림으로, 사물을 정교하게 그리기 보다는 자신의 정신세계를 표출하는 화풍을 포괄적으로 가리킴)을 토대로 해 수묵으로 그린 뒤 엷게 채색[담채(淡彩)]했다.

도담은 실제 마주해 바라본 듯 현장감을 잘 살려 그렸고, 왼편에는 큰 바위가 두드러져 있어 주변 경관의 특징을 재구성한 기법도 볼 수 있다.

최북이 그린 실경산수화로서 남종화법을 사용하면서도 이를 자신의 개성적인 필치로 표현하였다는 점에서 회화사적인 의미를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