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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전시] 김문선 사진전 '비누'

인천 배다리 2015.10.02.~10.14

[우리문화신문 = 최미현 기자] 인천 배다리 포토갤러리에서 전시되는 <The Soap> 두 번째 전시는 핫셀 중형카메라 작업만을 선별하여 선보인다. 이 작업은 서민들의 삶을 비누라는 일상생활의 흔한 물건을 통해 보여줌으로서, 관람자들이 느끼는 친밀감이 작품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 전시작은 있는 그대로의 배경을 보여주는 사회적 풍경과 소재만을 클로즈업한 정물사진의 두 가지 형식을 보여준다. 사회적 풍경은 통일촌 마을과 달동네를 배경으로, 정물은 문래동 철공소를 배경으로 촬영되었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제한되어있는 통일촌 주민들의 삶은 매우 평온하다. 말만 들어도 긴장되는 비무장지대와 공동경비구역. 이곳을 지척에 두고 있는 통일촌 장단마을에서의 촬영은 마을을 들어설 때와는 달리 매우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되었다.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를 게 없는, 아니 어쩌면 그 어떤 마을보다 차분하고 평화로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또한 집집마다 놓여있는 농기구 및 장비들은 어릴 적 기억들을 꺼내어준다.

달동네 독거노인의 한 평 남짓한 부엌 겸 세면장도 아주 오래전 시간을 상기시킨다. 그곳은 간단한 끼니를 때운 듯, 그릇 한 두개와 세면도구들이 좁은 공간을 매우고 있다. 고도의 기계문명 사회에서 이렇듯 열악한 환경의 삶이라니! 우리 부모들의 삶의 흔적을 보는 듯 마음 한구석 서러움과 그리움의 감정이 뒤섞인다.

문래동 철공소에서는 작업의 손들이 노련하게 움직인다. 수 십 년의 세월을 철과 함께 살아온 작업자와의 인연은 그들의 생에 쌓인 수많은 사연과 만나게 해준다. 이곳에서 긴 세월 노동을하며 자녀들을 훌륭히 성장시킨 것에 대한 만족감, 아직은 할 일이 있다는 안도감, 때론 생활의 고단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들의 각기 다른 인생이야기는 일터 내, 수돗가에 놓인 각양각색의 비누의 형태를 닮아있다. 주인의 삶의 시간과 함께 닳아 소멸되는 허무와 죽음의 의미를 나타내듯 말이다.

 

   
 
   
 
그렇다! 전시작 <The Soap>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Memento mori 이다. 닳아 작아지는 비누와 우리네 삶과의 관계를 통해서 희생과 사랑, 허무와 죽음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프로필>

김문선 www.moonsun-photo.com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순수사진 전공

*사진공간 배다리 (070-4142-0897) 인천시 동구 금곡동 14-10